삼성전자 1차 벤더 업체 캠시스의 베트남 법인이 국내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다음달 주관사를 선정한 뒤 상장 준비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캠시스는 향후 베트남 법인을 '제2의 본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캠시스 베트남법인(CammSys VINA·캠시스비나)은 최근 다수 증권사에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가칭)'를 보냈다. 제안서 접수 기한은 이달 31일까지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이 주관사 선정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캠시스비나는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 캠시스의 베트남법인이다. 캠시스는 삼성전자 1차 벤더 회사로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차량용 카메라, 지문인식 모듈,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액은 4244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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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시스비나는 모회사 차원에서 제2의 본사로 점찍은 곳이다. 실제로 캠시스는 최근 1년 사이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대부분 옮겼다. 카메라 모듈에 이어 중국에 있던 전장 제품 생산라인까지 베트남 법인으로 통합한 것이다. 현재 캠시스비나는 월 1200만대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과 월 1만대의 차량용 전장 카메라를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올 들어 캠시스는 베트남 법인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연구개발 담당 주재원과 현지 개발 인력도 충원했다. 중장기적으론 베트남 R&D센터 인력을 100명까지 늘려, 현지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역량을 갖추겠단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을 넘어 베트남 현지의 R&D 역량을 높이기 위한 행보"라며 "캠시스는 대부분의 R&D를 본사에 맡기는 경쟁사들과 달리 '현지 지향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시스비나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3952억원, 당기순이익은 114억원이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47배, 순이익은 2.9배 가량 늘었다. 최근 3년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거둬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에 유리한 상황이다.
상장 과정에선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스틱 4차산업 Growth 사모투자합작회사'를 통해 2500만 달러(약 285억원) 규모의 보통주 투자를 완료했다. 캠시스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이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어 잠재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캠시스비나는 다음달 중 주관사를 확정지은 뒤 상장 준비에 돌입할 방침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오랫동안 상장유치에 공들일 정도로 우량한 회사"라며 "베트남 정부로부터 하이테크 인증을 받는 등 현지의 지원도 탄탄하다"고 말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