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영은행들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 된다. 지난 8월 정부 차원에서 승인된 '베트남은행 부문 발전 전략'에 따른 것이다.
외국자본의 적극적인 유치를 통한 협업으로 현지 금융시스템을 선진화 하고 자본 적정화를 통해 아시아지역에서 총자산 상위 100위권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4대 국영은행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국영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신주발행을 통한 하나은행의 주식인수로 민영화가 가시권에 들어온 베트남 최대 은행 BIDV가 눈에 띈다. 약 2년간 공석이었던 회장직을 현재 구인 중이다.
BIDV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월 말 기준으로 BIDV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공동 상업은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BIDV는 유상증자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양도할 계획이며 이는 은행의 자본 규모를 15%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BIDV의 주가는 거래소 평균 거래량에 따라 결정된다.
BIDV는 베트남 최대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부실 채권을 보유한 상태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BIDV의 부실 채권은 17조동(약 8500억원)이 넘은 상태다.
과거 BIDV 대손 부채는 구조조정, VAMC 매각, 운영 등에서 발생했다. 올해 3분기까지 BIDV의 대손 충당금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재무제표 상 자본 증가, 신용 프로필 확대 등 영향으로 대손 부채는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 계획에 따라 BIDV는 6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재정적 바탕은 BIDV의 차후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내년 신용도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도가 상승할 경우 장기채 발행이 용이해져 정기적인 차입을 통해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BIDV는 이미 민영화된 상태로 점차 국가 소유 비율 감소, 전략적 외국인 투자자 확보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한국의 하나은행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BIDV의 지분을 15% 인수할 경우 전략적투자자(SI)가 돼 BIDV의 경영과 운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맞아 BIDV는 2년간 비워둔 회장직을 구인하는 상태다. BIDV는 법정 대리인의 최고직을 회장으로 수정하기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BIDV를 비롯해 비에띤뱅크(VietinBank), 베트컴뱅크(Vietcombank), 어그리뱅크(Agribank) 등 4곳의 대형 은행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본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의 자본적정비율(CAR)은 정부 규정의 최소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최근 베트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현 정부지분의 10%까지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베트컴뱅크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바젤2(Basel2)를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엣띤뱅크의 경우 국가 소유 지분이 한계(65%)에 달해 있다. 외국인 보유 지분 또한 30%에 육박한 상태다. 이들은 나머지 자본을 잉여현금으로 보유할지, 배당금으로 사용할지 고심 중이다.
민영화 계획이 아직 없는 어그리뱅크는 추가 재원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 이번 분기 계획에는 어그리뱅크에 대한 자본 조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치민 라이프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