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베트남 축구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박항서 감독으로 대표되는 'K-Sports'와 'K-Pop' 덕분에 한층 높아진 한국에 대한 친근감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베트남에서 사업하던 한국기업들이 잇따라 직원들을 내팽개치고 '야반도주'를 하고 있어서다.
12일(현지 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남부 동나이 성 조원 섬유대표와 관리자가 출장을 떠난 후 회사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 회사 대표 김대근씨는 2개월 동안 40여명의 근로자들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고, 사회보험료 1억2000만동(약 600만원)도 체납되어 있다. 이 지역 은행에는 약 230억동(약 11억5000만원)의 부채가 있다.
또 다른 한국인 회사인 텍스웰비나에서도 대표가 야반도주하면서 직원 1900여명에 대한 1400억동(약 70억원)의 밀린 월급과 사회보험료 약 311억동(약 16억원)을 체납한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호치민에서는 쿠치(Cu Chi)지구 따이 박(Tay Bac)공단에 위치한 의류업체 남프엉(Nam Phuong)의 대표 남성호씨가 일방적으로 폐업 조치를 통보하고, 자취를 감췄다. 남 대표는 수백억동의 사회보험료와 직원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일 남프엉 직원들이 출근해 보니, 공장 문은 닫혀 있고 경비원들은 낯선 사람들로 바뀌어 있었다.
사건발생 10일 전 이 회사의 경영진은 일감이 없다며 11월 1일까지 전 직원이 휴가를 가도록 했다. 하지만 남프엉은 이미 10월 30일에 베트남 정부로부터 회사 영업 정지 통지를 받은 상태였다.
이 회사 경영진은, 직원 휴가가 끝나는 11월 1일 회사 문 앞에 이런 사실을 설명한 문서 한장만을 게시한 채 연락을 끊었다.
한편 연말 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해결점을 모색하기보다 현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야반도주 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남프엉의 경우 호치민시 건강보험 기관이 경찰에 사건을 수사의뢰하고 처리하는 동안 소송이 집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대표이사는 부채를 갚지 않고 회사를 정리하고 도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호치민시 교민들은 "한참 좋아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우려했다.
[호치민 라이프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