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상 아시아에서 나날이 커져”

‘러시아 쌍두 독수리가 가진 두 개의 시각’

 

 

 

최근 며칠 동안 세계 정치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러시아 일간 다게스탄스카야 프라브다가 보도했다. 싱가포르에서 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는 러시아, 인도, 중국, 일본을 포함한 18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프라브다는 가지 가사이니예프 편집국 부국장이 1면으로 보도한 기사에서 지금까지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러시아에서 총리나 외교부 장관이 왔지만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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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상회의들 직후에는 파푸아 뉴기니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렸다. 여기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참석했다. 이 회의에는 중국, 베트남, 한국, 일본, 멕시코, 칠레, 필리핀, 홍콩, 타이완 등을 포함하여 21개국 정상들과 총리들이 모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의들과 파푸아 뉴기니 APEC 회의 모두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가 여러 개의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하나씩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과의 관계에서 실망하고 갈수록 더 동쪽으로 정책을 전환(轉換)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과 정치 평론가들이 거론하고 있는 바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가스 공급에 관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2015년에 이미 서방언론들은 양국의 경제 및 군사정치적 동맹이 서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었다.

 

이번 싱가포르 정상회의들과 파푸아 뉴기니 APEC 회의에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가 참석했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금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동쪽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과 정치가들은 심지어 러시아가 서구 대신 동방 개발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가 서로 논쟁까지 하고 있다. 논쟁이 너무 가열되어 결국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은 러시아는 서구와도, 동방과도 협력하고자 하며,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면 러시아의 기회를 잃는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러시아 국가 문장에 있는 쌍두 독수리의 한쪽 머리는 끊임없이 동쪽을 보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바라보되 열심히 바라보아야 한다. 아세안에는 적지 않은 자원과 안정된 경제를 보유하고 있는 10개국이 소속되어 있다. 서구가 러시아를 향하여 계속 전력을 다해 짖어대려고 애쓰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러시아와 대화 및 협력할 용의를 가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호랑이들의 경제는 이스트가 부풀어 오르듯 매년 5%씩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고 협력할 분야도 있다. 그런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이 국가들이 상품 생산국일 뿐 아니라 소비국인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주 인도네시아 러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러시아 상주대표 알렉산드르 이바노프는 “거의 모든 아세안 국가들이 러시아가 이 지역의 현안에 더욱 더 관심을 가져주기 원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러시아가 편향(偏向)되지 않고 현안 문제를 숨기지 않는 건설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러시아는 숨은 악의를 가지고 다른 나라를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이 국가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인도의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크게 팔을 벌려 껴안았다. 또한 태국의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발언할 기회를 양보하는 배려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태국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관광객 수가 이것을 말해주고 있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태국에서 20억 달러를 썼다“고 말했다.

 

이것은 경제 한 분야에만 관계된 일이 아니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러시아 트레이너에게서 체조를 배우는 것, 러시아 교사에게서 클래식 음악을 배우는 것을 아주 큰 특권으로 생각한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러시아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매우 섬세한 곳이다. 신뢰를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아세안과 22년간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이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권위는 이미 오래 전에 “신뢰할 만한 무역 파트너”의 위상을 훨씬 더 넘어섰다.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는 평정과 공정함의 보증(保證)으로 인식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참석했던 APEC 회의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전개됐다. 파푸아 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는 APEC 정상회의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며 정상회의 결과를 요약했다. 이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연 전쟁에서 충돌의 장이 되고 말았다. 중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상품에 대해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소비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인들이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불평했다. 양국은 모두 세계 경제의 60%가 집중된 아태지역이 자국의 이해관심 지역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애썼다.

 

다수의 옵저버들은 미국과 중국이 너무나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떄문에 향후 APEC의 존재는 현재 이미 모든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APEC 정상회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미국에게 있어 다자기구의 가치가 급격하게 상실(喪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표도르 루키야노프 발다이클럽 학술이사는 논평했다. 그는 미국은 이제 ‘인도태평양’이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상당히 명백하다.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을 의심하고 미국에는 충성스러운 국가들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이라고 그는 결론짓고 있다.

 

본질적으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서도 동일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다만 중국도, 러시아도, 이미 상당한 힘을 갖추어서 다른 국가들이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정도는 되었다는 것을 잊고 있다. 또한 미국이 없어도 매우 잘 작동하고 있는 다른 형태의 기구들, 즉 상하이 협력기구, 브릭스와 같은 기구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상회의들에 대해서 말할 때 푸틴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러일 정상회담 이후 아베 총리는 “신뢰를 기반으로 우리는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 조약을 체결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우리는 전후 70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를 끝맺고 이 문제를 다음 세대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이를 끝낼 것이며 푸틴 대통령과 나는 이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그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면서 “1956년 선언을 기초로 일본과의 대화를 재개했다”면서 바로 이점에 대해 일본이 요청했다고 말했다. 1956년의 일소 공동선언이 말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 공동선언에서는 소련이 평화조약을 체결한 후 남쪽 2개의 섬을 일본에게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것을 전제로 이양하는 것인지, 누구의 주권 하에 이 섬들이 남게 되는 것인지,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을 근거로 진행되는 것인지는 말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소련이 이 두 개의 섬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는 점만 기록이 되어 있다. 이후 소련 최고 소비에트와 일본 국회의 비준이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일본이 이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거부했다.

 

이에 대한 대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에서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기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식 미러 정상회담도 있을 전망이다. 이제 러시아 쌍두 독수리의, 서방을 향하고 있는 다른 한 쪽 머리가 예리한 시각을 가질 때가 다가오고 있다.

 

 

글 = 가지 가사이니예프 편집국 부국장 | 다게스탄스카야 프라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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