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닌 한국에 LNG 운반선 건조’ 비판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가제타가 LNG 가스운반선 수주를 한국 기업에 맡기는 노바텍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실어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네자비시마야가제타는 12일 알렉세이 무힌 정치경제정보센터 소장이 기고한 ‘노바텍의 셈법은 누구를 위한것인가’ 제하의 기고문에서 “국가의 재정을 지원받고 있는 노바텍이 러시아 아닌 한국의 조선소에 LNG 운반선을 주문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조목조목 따졌다.

 

기고문은 “현재 노바텍의 주문을 실행하고 있는 한국 조선소들은 거의 파산직전이었는데 러시아 회사의 주문 덕택에 살아났다”면서 “러시아 경제가 대러 제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부분의 자국을 존중하는 국가들에서는 기업들이 시장가격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제품을 사용하는 시점에 왜 노바텍이 외국 조선소를 구하는 작업에 그와 같이 열심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기고문 전문을 소개한다.

 

 

현재 러시아 정부 부서들은 기업들이 북극해 항로를 통해 러시아산 석유 가스 등을 운반할 때 의무적으로 러시아 국내 건조 선박을 이용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적 관행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합리적인 결정이며 자국의 조선산업의 부활(復活)과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가진 국가라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러시아는 식민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국가들이 그런 것처럼 자국 경제의 개발 개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 구상이 강력한 저지 로비에 부딪치고 있다. 수입대체위원회가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외국 건조 선박을 구매하고 몇몇 기업에 대해서는 20년까지 새로운 법률의 의무 조항을 유예해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권리를 이용하려고 애쓰는 기업들이 로비를 벌이고 있다. 결국 이 기업들은 자국 조선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대신 다른 나라의 조선소들을 계속해서 자금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 중에 제일 먼저 거론할 수 있는 것은 노바텍이다. 노바텍은 러시아 최초로 대규모 LNG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으며 북극해 항로로 LNG를 수송하기 위한 대형 가스운반선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돈을 세는 셈법이 아주 기막힌 회사인데 지금까지 한국에 첨단 선박들 건조 주문을 하여 사실상 한국경제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다. 비즈니스는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극한 조건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조하고 있는 수입대체와는 이런 셈법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일찍이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당신이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생각하라”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러시아 국내 예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알라스카산 석유나 가스를 운반하는 선박은 미국산 선박이어야 하고 이것은 논쟁할 수 없는 법률이다. “아프라막스” 급 정도의 첨단 유조선 건조에 미국에서 드는 비용은 한국이나 중국은 비교할 것도 없고 러시아와 비교해도 세 배나 비싸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 괘념치 않는다. 일본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은 인접국인 한국보다 25-30%가 비싸지만, 일본 보유 선박의 90%를 일본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한다. 한국 정부는 자국 조선소들을 손실을 내는 조선소까지도 공개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것이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한 환경을 만든다는 WTO의 언급을 경청(傾聽)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염두에 두지도 않는다. 조선산업 지원이야 말로 국가 산업정책의 초석(礎石)이다. 선진경제를 건설하고자 하면 어떻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겠 는 가? 전러시아여론조사연구센터(VCIOM)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88% 가 선박 건조는 자국 조선소에만 주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수차에 걸쳐 이를 위해 법령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극동에 건설되고 있는 즈베즈다조선소에 극지방의 조건에서 작업할 대형선박, 쇄빙선, 고난도 선박들을 주문하여 건조하도록 할 것을 여러 주요 에너지 기업들에게 호소한 바 있다.

 

노바텍은 즈베즈다 조선소와 주문 협상을 시작했지만 동 분야 소식통에 의하면 전혀 말이 안되는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가스운반선은 일반적으로 4-5년, 6년까지 걸리는데 이를 2년 안에 마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한국 조선소에 노바텍이 주문한 선박 건조에도 6년을 기한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은 정부의 엄청난 재정지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첫 가스운반선 설계부터 진수(進水)까지 1997년-2008년의 기간, 즉 11년이 걸렸다. 노바텍은 2012년부터 Arc-7 쇄빙등급 가스운반선 15척을 건조하는데 한국 조선소에 60억 달러를 지불했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주주들은 기업이 손실을 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노바텍은 자사 발전을 위해 엄청난 금액의 국가 재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이다. 경제 제재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비상조치가 필요하고 국가가 민간 기업의 상황에 참여해서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런데 결국 결과적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한 곳에서 국가는 어떤 배당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노바텍이 민간 기업이고 러시아의 시장 상황에서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를 그들이 정하는 독과점에 가까운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다.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상황이 반복하여 악순환되면서 노바텍 주주들만 이익을 챙겨가고 있다.

 

물론 노바텍이 실행하고 있는 '야말 LNG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이미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노바텍이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하는 야심을 당당히 보여주는 첫 번째 대규모 LNG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 경제 성장 동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중국 및 한국 조선소들이 북극 LNG 공장 모듈과 북극해 항로로 LNG를 운반하는 가스 운반선을 설계하는 귀중한 경험을 쌓게 도와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절대적으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이 프로젝트 실행으로 러시아 국가 예산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그것이다.

 

야말 LNG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각 550만 톤 생산능력을 가진 공정라인이 총 3개 계획되었고, 약 100만톤 급의 라인이 추가로 계획되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1년이 채 못되어 노바텍은 100번째 분량을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LNG는 주로 아태지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러시아 국가 예산에는 동전 한 푼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노바텍의 LNG 수출에 대한 세금이 2012년에 이미 완전히 면제(免除)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바텍의 야말 프로젝트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가스 뿐 아니라 가스응축물 수출에 대한 면세와 채굴되는 석유에 대한 지하자원 채굴세도 면제 시켜주었다. 한 마디로 이 기업은 온실(溫室) 속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야말 LNG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270억 달러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일환으로 노바텍은 국가 복지기금에서 재원을(1,500억 루블) 마련했는데 이는 2030년까지만 갚으면 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프로젝트 인프라, 특히 사베타항 건설에 약 700억 루블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미켈슨 노바텍 사장은 러시아 정부가 이 LNG 프로젝트에 대해서 앞으로도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점에 대해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확신 있게 말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회사의 의향을 존중하여 2019-2024년에도 개발기금에서 약 1040억 루블의 금액을 노바텍의 '아르틱 LNG-2 프로젝트' 인프라 건설에 지원할 예정이어서, 이 프로젝트도 야말 LNG 프로젝트와 같은 조건에서 실행될 것이다.

 

노바텍이 공장 장비와 가스 액화 기술 자체도 해외에서 사왔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해되는 바인데 러시아에는 실제로 이 공정과 기술이 없기 때문이고 이를 감출 것도 아니다. 공장용 모듈은 중국에서 건설했고, 이를 운송할 쇄빙선(碎氷船) 급 선박도 중국 조선소에서 설계했다. 공장 건설은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가 담당했다. 결산해보면, 야말 LNG 프로젝트는 지대한 특혜 속에서 실행되고 있다. 가스 및 석유 채굴이나 운송에도 과세가 되지 않는다. 가스 운반선의 북극해 항로 항해를 쇄빙선으로 인도하는 것도 무료이다. 이 프로젝트 실행에 거의 2500억 루블에 달하는 국가 재정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 기업에 대한 국가의 요구사항은 하나뿐이었다. 러시아 조선업계에 일감을 주라는 것이었다.

 

상술한 것처럼 러시아 조선업계 지원을 위해 외국에서 제조한 선박에 북극해 항로로 가스를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는 입법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점점 더 자주 정부가 개별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말이 들린다. 어떤 프로젝트들을 말하는 것인지는 뻔하다.

 

여러 정부 부서들의 소식통에 의하면 노바텍의 야말 LNG 프로젝트와 아르틱 LNG2 프로젝트들에서 LNG 수송을 위해 28척의 외국 국적 선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조례가 작성되고 있다. 이렇게 하여 2018년 12월 30일에 발효되는 상선법의 기준에서 예외 조항이 설정된다. 노바텍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추가적인 매우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노바텍의 프로젝트들은 정부에서 재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재원이 다른 나라로 유출된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 돈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 노바텍의 주문을 실행하고 있는 한국 조선소들은 거의 파산직전이었는데 러시아 회사의 주문 덕택에 살아났다. 러시아 경제가 대러 제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부분의 자국을 존중하는 국가들에서는 기업들이 시장가격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제품을 사용하는 시점에 왜 노바텍이 외국 조선소를 구하는 작업에 그와 같이 열심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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