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굳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너 따위가 무슨 근거로 이런 예견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고차원의 존재로부터 채널링으로 받았다고 해두자.
마르크스가 예견했듯이 자본주의의 대표적 폐해가 부의 양극화(兩極化)다. 그중에서도 미국과 한국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미국은 그래도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은 갖추고 있다.
시장경제에서 부의 쏠림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자본의 인력(引力)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이 불러올 자동화는 이 현상을 가속화 한다. 각국 정부는 복지 정책으로 부를 재분배하여 사회 붕괴 속도를 늦추고 있다. 한국은 복지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포퓰리즘이라며 스스로 복지 혜택을 거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권익에 반하는 정치세력을 선출하거나 복지 정책을 펴는 정치인의 사생활을 문제 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한다.
미국은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빚을 내서 취약한 경제를 버틸 수 있다. 한국은 그럴 깜냥이 못 된다. 예로부터 가난은 나라님도 못 막는다는 신념에 기초하여 개인들의 각자도생에 의존한다. 기승전치킨집이라는 공식이 있듯이 직장을 퇴직하면 치킨집을 개업하고 일년 내에 90%가 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다.
천만명의 신빈곤층이 탄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고 한국이 망하느냐?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본의 집중으로 인한 효율성 확대로 경제 순위는 더 올라간다. 그 중심에는 삼성이 있다.
그러나 천만 신빈곤층을 잘 대처하지 않으면 사회 불안 요소가 된다. 이런 상황에는 역발상의 대담한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현재 북한과 대화가 재개되어 평화 국면으로 가는 것은 남한으로서는 천운이다. 북한은 그 혹독한 고난의 행군 시절을 이겨낸 저력이 있다. 그 노하우를 남한이 전수받아 경제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고 지방과 농촌은 피폐(疲弊)해지고 있다. 국가에서 낙후 농촌지역에 집단 농장을 지어 도시에서 밀려난 빈곤층을 수용해야 한다. 집단 농장에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도록 하면 농촌의 공동화 문제도 해결하고, 지역균형 발전, 식량 자급 등 혜택이 크다. 자급자족하기 때문에 정부 지출도 많지 않다. 초기 거주 시설 건설에 다소 비용이 들지만 마련할 방안이 있다. 대기업으로부터 부동산 개발 이익 일부를 환수하면 된다.
한국인은 강남 지역을 선호한다. 강남에 노후 아파트와 일반 주택을 모두 헐어 10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건설한다. 특히 대치동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어 입시학원과 마트, 병원, 헬스클럽, 문화 여흥 시설을 한 건물에 갖춘다. 강남 인구가 늘어도 건물 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 교통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또 수도권 전체에 100층 이하 아파트 건축을 금지해 주거의 효율성을 높이고 녹지 훼손을 최소화한다. 대기업이 고층 아파트 건축권을 갖는 대가로 집단농장 건설 비용을 일부 부담시킨다.
고질적 병폐인 학력 서열화도 해결할 방법이 있다. 지방 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문을 닫는 실정이다. 교수들은 강의보다 학생 모집에 더 시간을 많이 쓴다. 이러한 부실 대학을 모두 인수해 서울대학 지방 캠퍼스로 승격시킨다. 서울대학교 정원을 지금보다 100배 늘려 학력 평준화를 달성할 수 있다.
취약한 중소기업은 모두 통폐합하여 삼성의 자회사로 합병시킨다. 모두가 원하는 삼성에 취직할 수 있다. 삼성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다.
집단농장에서 농사만 짓느냐? 아니다. IT 강국의 면모를 살려 500만 댓글부대를 조직한다. 이미 증명된 온라인 여론 조작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댓글부대는 유망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국정원 소속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신분은 최고 인기 직업을 보장한다.
(이상은 내년 만우절 발표 목표로 제가 집필 중인 미래 환타지 소설 <헬조선 연대기>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니 현실과 혼동하지 않길 바랍니다. 작품 아이디어는 댓글로 달아주세요)
공짜 점심은 없다
하지만 공짜 아침은 있다. 금요일이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스프링필드, 솔트레이크시티, 핏스톤 세 터미널을 화상으로 연결해 안전모임(Safety meeting)이 열린다. 이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은 아침 식사가 무료다. 원래 7달러 얼마까지 무료고 그 이상은 자가부담으로 안다. 오늘은 9달러 넘는 음식을 시켰는데도 전액 무료였다.
오전 10시에는 또 다른 모임이 있다. Driver Health and Fitness 클래스다. 13주짜리 프로그램인데 참가비가 360달러 정도다. 시피위 발레카(Siphiwe Baleka)가 트럭 드라이버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그는 <4 Minute Fit>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오리엔테이션 때 그가 와서 프로그램을 소개한 적이 있다. 실제 참가할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다. 마침 오늘 다른 일도 없고 공짜 아침 먹으러 왔다가 시간도 맞아 클래스에 참석했다.
그의 이론은 이렇다. 걷기 같은 장시간의 약한 운동보다 강한 15분의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불규칙하고 시간에 쫓기는 트럭커의 생활 형태에 맞게 4분간의 극렬하지만 짧은 운동을 하루 서너 번 반복한다. 이를 통해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면 운전 중에도 지방을 연소한다. 스마트폰의 유료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매일 운동을 따라 하면 자동으로 기록된다. 일요일마다 체질량 저울로 측정한 9가지 정보를 보낸다. Cronometer 앱에 매일 섭취하는 음식도 기록한다. 자동으로 칼로리, 영양소가 계산된다. 시피위는 매주 기록을 분석해 각자에게 맞는 코칭을 한다.
현재 10년차 트럭 드라이버이기도 한 시피위는 프라임 회장에게 이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프라임은 결과와 상관없이 이 프로그램을 13주 동안 완료한 사람에게는 참가비를 전액 환급해준다. 만약 참가자가 중도에 포기할 경우 시피위도 돈을 못 받는다. 약 60%가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친다고 한다. 수료자 대부분은 체중 감소와 체질 변화를 겪는다고.
200달러 상당의 체질량 저울과 60달러 상당의 유료앱도 포함된 가격에 매주 개별 코칭까지 이메일로 받는 점을 생각하면 참가비는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전액 환급(還給)까지 가능하다니.
시피위는 나보다 두 살 적은데 자기 나이보다 어려 보이고 긍정 에너지로 가득하다. 수영선수였던 그는 자기 연령대 세계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는 은메달만 4개를 땄는데 동구권의 우승자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나 의심했다. (이 대회에서는 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고)
시피위가 강조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을 통한 의식의 변화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다. 나 역시 기대하는 부분이다. 내 체중은 180파운드, BMI는 22.5였다. 택시까지 포함해 약 6년의 운전기사 생활은 내 건강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다. 뭔가 계기가 필요했는데 마침 기회를 잡았다. 이번 일요일부터 당장 프로그램 시작이다. 첫 주는 약하게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 간다. 프로그램이 체계적이다. 13주 후에는 습관으로 자리 잡아 혼자서도 계속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13주 후에 기름기 쫙 빠진 모습을 보여주겠어.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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