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노이에 나와 있는 기자들을 모두 긴장케하는 큰 이슈가 있습니다. 제2차 미·북정상회담 장소로 베트남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언론 모두에서 베트남이 유력한 후보지가 될 거란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곳 하노이에서도 미·북정상회담 베트남 개최 가능성에 대단한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언제든 베트남 확정 발표가 날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은 모든 참가팀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2패에 그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아시아의 도깨비 팀' 북한은 유독 불리한 입장이다.
14일(한국시간) 현재 아시안컵 조별리그에 참가한 24팀 모두 2경기씩 소화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에서 8팀만 탈락하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높다. 각조 1, 2위는 16강에 자동 진출하며 각조 3위 6팀 중에서 성적이 좋은 4팀 역시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 일명 와일드카드다. 각조 3위팀을 모아 다시 순위 매길 때는 승점,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순으로 계산한다. 모든 부문이 동률일 때는 추첨을 하게 된다.
현재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10개다. B조는 요르단의 조 1위까지 확정됐다. A조의 UAE, C조의 중국과 한국, D조의 이란과 이라크, E조의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F조의 일본과 우즈베키스탄까지 16강 진출이 정해졌다. 나머지 6자리를 걸고 14개 팀이 경쟁하게 된다. 우승후보로 꼽힌 강호 중에서 호주(B조)가 1승 1패에 그치며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월드컵, 유럽선수권 등 와일드카드 제도가 있었던 대회의 전례를 보면 16강행 ‘안정권’에 들기 위한 성적은 1승 1무 1패다. 승점 4점이면 조 3위로 밀리더라도 대부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1승 2패에 그친 팀의 경우에도 희망은 있지만,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유로 2016’의 경우 1승 2패를 기록한 팀 중 골득실에서 0을 기록한 북아일랜드 한 팀만 16강에 올랐다. 1승 2패에 그친 팀 모두가 탈락한 대회도 흔하다.
베트남과 북한은 유독 불리한 입장이다. 두 팀 모두 2패에 그쳤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1승 2패를 기록하게 되므로 16강행 가능성은 있다. 베트남은 17일 예멘과 D조 최종전을 치른다. 북한은 18일 레바논과 E조 최종전을 갖는다.
문제는 골득실이다. 현재 베트남이 –3, 북한이 -10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도 최종전에서 예멘을 상대로 많은 골을 넣어야 다른 승점 3점 팀들을 골득실에서 앞설 수 있다. 북한은 레바논을 상대로 10골에 가까운 다득점을 해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살아난다. 사실상 16강행이 좌절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다.
최대한 베트남과 북한에 유리한 정황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B조, C조, F조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 3위 팀이 승점 1점(1무 2패)에 그칠 수도 있다. 이 경우 베트남과 북한은 골득실을 따질 것 없이 3개 팀을 앞지를 수 있다. 반면 와일드카드 싸움에서 가장 큰 변수는 A조다. A조는 어떤 경우에도 조 3위가 승점 3점 이상을 갖게 된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현재 조 1위인 UAE(승점 4)가 조 3위로 밀릴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베트남은 아시안컵에서 12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동남아 지역 대회를 평정하고 아시안컵에 도전 중인 박항서 감독은 16강 진출만 해도 성공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는데, 역시 베트남 전력으로 16강행은 어렵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으로 본선에 진출했지만 최근 8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최약체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참가팀 규모가 늘어난 덕분에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