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수색 사흘만에 블랙박스 회수

언론들 실종선원보다 원인규명에만 초점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2년 전 남대서양에서 침몰(沈沒)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심해 수색 사흘만에 발견된 가운데 실종선원들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부는 18일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해역에서 심해수색을 하던 미국 ‘오션 인피니티’의 ‘시베드 컨스트럭터’호가 심해수색 작업을 벌인지 사흘만인 17일 선체의 일부인 선교를 발견한데 이어 인근 해저면에 있던 VDR을 회수(回收)했다”고 밝혔다.

 

회수 해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1860마일 떨어진 곳으로, 수심은 3461m이다. VDR은 운항기록과 기상상황, 교신내역과 조타실 내 대화내용 등이 저장된 일종의 ‘블랙박스’다.

 

VDR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VDR 회수로 침몰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VDR을 분석하면 사고 전 선박의 손상 여부와 사고 당시 선박 상태 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 책임 소재를 가리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분석 기간은 빠르면 한 달이 걸리고 자료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개월이 소요(所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VDR 발견은 낭보임엔 틀림없지만 당국과 미디어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다루지 않아 의아하게 했다. 22명의 실종 선원에 대한 문제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으며 한국인 8명을 포함해 22명이 실종된 바 있다.

 

실종선원의 행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매체들은 사고 원인 규명을 할 수 있게 됐다는데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주무부서인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한술 더 떠 ”심해수색으로 블랙박스를 발견한 건 세계적으로 두 번째 정도”라며 자화자찬 성 멘트를 했다.

 

물론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앞서 지난 8일 부산지검 해양·환경범죄전담부는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 등 선사 관계자 12명을 선박안전법 위반,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하는 등 향후 블랙박스 자료가 이들의 책임소재를 가리는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선원들의 존재는 도외시한 채 언론 등은 사고원인 규명에만 초점을 맞추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의 허영주 대표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심해수색이 시작되기까지 오랜 시간 마음 졸이며 기다렸습니다. 승선한 가족으로부터 사고해역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함께 모여있던 가족들은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빨리 침몰 선박을 찾아내고 블랙박스를 수거할 수 있었는데도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선례가 없어 심해수색을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며 비판했다.

 

허영주대표는 “이제 시작이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들은 어디에 있는지, 그런 대형선박이 갑자기 침몰한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내어 똑같은 재난사고가 더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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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수색 훈련장면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스텔라데이지 심해수색선 진통속 출항 (2019.2.8.)

언론인승선 불허 정부관계자도 승선안해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8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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