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김정은 푸틴 - Copy.jpg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최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를 촉발시키는 이유로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을 들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북한이 다른 강대국과 좋은 관계에 있음을 과시하고 싶어하게 되었고, 동시에 대북 제재 하에서 무역-경제적 협력을 확장하는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러시아와 북한 정부가 작년 내내 계속해온 정치적 대화의 논리적인 연장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는 5월말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항상 현안으로 다루어지던 문제라면서 구체적인 시기를 지목하는 것은 회피했다.

 

 

어쩔 수 없었던 기한 초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작년 5월말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공식 러시아 방문 초청을 전달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김위원장의 방러가 2018년 연말 이내, 즉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이나 직후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원래 2차 북미정상회담은 작년 가을에 있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늦어짐에 따라 러시아도 방러 준비를 다소 늦추기로 했다고 지난해 말 한 외교 소식통이 알린 바 있었다.

 

그러나 최근 외교가에서는 김위원장의 방러가 한 번도 의제에서 누락된 적이 없었고 다만 양 정상의 일정을 맞추기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초청은 이미 오래 전에 했으며 이에 대한 준비도 최근까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3월초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도 이와 비슷한 설명을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김위원장의 방러가 실제로 가까운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가까웠다는 것은 3월 20일 서울을 방문한 앤드류 김 전임 미국 CIA 코리아 미션 센터장이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인해 러시아 방문 준비를 서두르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태에서 김정은이 러시아와의 친밀한 우호관계를 강조하려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다리던 북러 정상회담 성사 전망

 

 

러시아 아시아전략센터 톨로라야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곧 방러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북미정상회담 트랙이 불통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북미 대화를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대북 제재 완화 문제와 북한 비핵화 조치에 관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또한 지난 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깡패와 같은” 미국의 요구에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김정은이 곧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러시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북한 정부는 3월 22일 갑작스럽게 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루어지던 한국과의 접촉을 끊었다. 러시아 고위급 외교 관계자 중 하나에 따르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후 한국 측은 북한이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疑懼心(의구심)이 생겼다. 그는 한국 측이 러시아 정부에 이와 관련한 정치적 외교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톨로라야 소장에 따르면 김정은이 방러를 서두르는 또 하나의 동기는 정상회담만이 경제 협력에 실제적인 동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북한 정부는 대북 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러시아 극동 연구소 한반도 연구 센터 제빈 소장은 북러간의 고위급 정치적 접촉은 전통적으로 외부 요인들과 관계없이 활발했으며, 김 위원장의 방러도 이런 脈絡(맥락)에서 이해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어쨌든 최근 수주간 북러 간의 양자 접촉은 특별히 잦아졌다. 3월에만 각기 다른 세 팀의 북한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방러 인사 중의 한 명은 림청일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 그는 3월 14일 모스크바에서 모르굴로프 차관을 만나 올해와 내년의 정치적 접촉 일정을 확정했다. 3월 21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의 방북 일정이 끝났다.

 

그리고 지난 주 모스크바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 격인 인물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의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해외 방문이 있을 경우 이에 앞서 물자 공수 및 조달 문제 준비를 담당하는 인물이다. 이 또한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준비되고 있다는 추측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징성

 

 

2015년 러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을 5월 9일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 퍼레이드 행사에 초청했다. 당시 김위원장은 처음에는 초청을 승낙했으나 결과적으로 “북한 내부적 이유”를 들러 방문의사를 철회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언론들은 러시아는 올해도 김위원장이 5월 9일에 방문하기를 원한다는 추측성 보도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장 가능성이 큰, 김위원장 방러 시기로 5월 중순경을 거론하고 있다. 제빈 소장은 김일성 주석의 소련과 사회주의 동맹 국가들 순방일로부터 35주년이 되는 올해 자신의 조부인 김일성의 행적을 따라 바로 이 시기에 방문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외모나 행동 등 많은 점에서 김일성을 따라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기념일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해줄 것이라고 제빈 소장은 말했다.

 

아시아 국가들에게 있어 상징성은 매우 많은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작년 여름, 판문점에서 삼자(문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가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을 때 논의가 된 날짜는 7월 27일, 즉 1953년에 한국전의 휴전 협정을 체결했던 날이었다. 김정은은 작년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을 만났는데, 이에 대한 시주석의 답방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로 대대적으로 기념행사를 치르는 태양절인 4월 15일에 이루어지기를 바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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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金을 기다리는 러시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

 

 

한국 언론에서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을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보도는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인해 북한이 동맹국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 언론이 이와같이 보도한 것은 앤드류 김 전임 미국 CIA 코리아 미션 센터장이 서울에서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한 언급을 인용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오래 전부터 김정은 위원장을 러시아에 초청했지만, 김정은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난 후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의 합의 및 타협 능력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전임 외교부 아주1국 부국장을 연임했으며 한국 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아시아전략센터장은 “러시아는 물론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는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북미 협상이 비교적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을 때는 러시아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중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평화 과정을 복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언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따라서 김정은의 방러를 기대하고 기다려볼 만하다. 그는 “현재 김정은의 방러는 작년보다 훨씬 더 실제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러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 것인가.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적 대북제재로 인한 한계와 제한에 묶여있는 상태이다. 먼저 제재 대상이 아닌 경제 협력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 분야 협력은 양국 관계에서 그리 나쁜 상태가 아니다. 러시아 의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표단들, 상공회의소 대표단들과 다른 기관들 간에도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에게 있어 러시아와의 관계가 우선적으로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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