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문화축제

美전역, 외국서도 참여

 

 

Newsroh=이오비 칼럼니스트

 

 

11.jpg

 

 

6월 30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경마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함성소리에 잠을 깼다. 분명 공식 월드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정오부터 26가 5애비뉴를 시작, 워싱턴스퀘어까지 마칭 후 7애비뉴로 올라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내가 살고 있는 6애비뉴, 그것도 오전 11시도 안된 시간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밖을 나가보았다. 이미 수많은 인파가 시가행진 중이었고 길도 다 막아둔 상태였다.

 

 

 

IMG_3015.jpg

 

 

29일 토요일 전야제로 한바탕 시끄러웠던 저녁을 5애비뉴 뉴욕독서실에서 보았고 이미 몇 해동안 LGBTQ 행사를 보았지만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다른 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타주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 행사를 위해 뉴욕을 찾았다. 거리에서 만난 오레곤 출신인 Derec은 대도시에 대한 설레임은 물론 게이로서 자부심과 이번 행사를 위해 일부러 기간에 맞춰 뉴욕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무척 앳되어보이는 데릭은 당일 하이힐과 화장은 기본이고 글리터/반짝이로 자신을 한껏 꾸미고 오전부터 밤까지 행사를 즐기며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IMG_3019.jpg

 

 

몇년 전 이 행사에 대한 칼럼을 쓸 때만해도 나는 불만 가득한 상태였다. 몇 시간이 아닌 하루종일 계속되는 행사와 함성, 이것은 때론 騷音(소음)처럼 느껴졌으며 거리를 다 막아서 3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30분을 돌아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기에 집단 이기주의로 느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내가 다시 관심있게 본 퍼레이드는 단순히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아닌 모두의 축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장처럼 보였다.

 

 

IMG_2986.jpg

 

 

 

실제로 LGBTQ가 아니지만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상당했고 할로윈처럼 하나의 문화축제로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 싸인판을 들고 행진하는 젊은이들도 많았는데 너무 직설적이라 보는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대부분의 글 시작은 F글자와 함께였다. 사고방지를 위해 애쓰는 NYPD들이 즐비한데 Fxxx the Police라던지 총기규제 심각성을 경고한 More guns more death 등 자신의 의견을 내세운 메시지를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메시지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표현의 자유가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13.jpg

 

 

5, 6, 7애비뉴가 완전히 인파로 점령 당하고 6애비뉴 29가와 5애비뉴와 메디슨 애비뉴 사이 32가에서 대기 중이던 행사 차들은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완전히 5애비뉴에 합류할 수 있었다. 뉴욕 내 가장 큰 행사가 아닐까 싶은데 그 이유는 바로 스폰서 때문이다. 이미 한 주 전부터 대부분의 메이저 매장이나 거리에서 쉽게 레인보우와 World Pride NYC라는 타이틀을 볼 수 있었는데 행사 당일 스폰서 차량을 보는 순간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CHASE 같은 대형 은행을 비롯 NYU, SUNY 차량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젊은이들, TV쇼, TV채널, 항공사 심지어 WBC같은 야구스폰서 차량, NBA 농구스폰서까지 일일이 그 이름을 羅列(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IMG_3001.jpg

 

IMG_3003.jpg

 

 

원래 LGBT 퍼레이드였는데 작년부터 Q(queer)가 추가되었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 단어인 Queer는 LGBT외에 남성, 여성 구분되는 특질과 다르게 태어난 인터섹스(intersex)와 무성애자(asexual) 등을 포함하고 있다.

 

밤 11시 이제는 끝인가 싶었는데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레인보우 피날레가 남아있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두 개의 스트릿을 커버하는 길이의 레인보우 천을 들고 행진하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제 레인보우는 LGBTQ 이상의 의미로 자유, 평등, 사랑을 상징하게 된 듯하다.

 

게이 커뮤니티가 경찰과 충돌하며 그들의 권리를 주장한 The Stonewall Riots가 1969년 6월 28일이었으니 그들의 노력이 50년이 지난 지금 인정받게 된것이다. 이제 폭력충돌이 아닌 하나의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은 World Pride가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화합하는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IMG_3039.jpg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Obi Lee’s NY HOTPOINT’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lita

 

  • |
  1. IMG_2986.jpg (File Size:145.1KB/Download:51)
  2. IMG_3001.jpg (File Size:147.6KB/Download:49)
  3. IMG_3003.jpg (File Size:144.2KB/Download:42)
  4. IMG_3015.jpg (File Size:179.4KB/Download:48)
  5. IMG_3019.jpg (File Size:177.0KB/Download:45)
  6. IMG_3039.jpg (File Size:186.2KB/Download:31)
  7. 11.jpg (File Size:80.8KB/Download:45)
  8. 13.jpg (File Size:66.7KB/Download:4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대학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고교 졸업생들은 대학생활 미리 준비해야 (워싱턴 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이제 두세 달 정도 있으면 대학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입문하는 학생들, 과연 대학 생활은 뭐가 어떻게 다를까요?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님들이라면(처음...

    대학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 하쿠나 마타타! “할멈 잘 가시오" file

    60년 해로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할멈, 저승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데 지금 어디쯤 갔소. 오늘은 할멈이 저승으로 떠난지 1주일이 되는 날이요. 어제 큰 딸이 마지막으로 집 청소를 하고 자기 집으로 떠났다오. 그동안 마을...

    하쿠나 마타타! “할멈 잘 가시오"
  • 주식투자, 100배의 결실도 가능하다

    무궁화 펀드 주식, 6개월만에 22% 성장      “오빠 오빠! 시청에서 새로 Valuation 이 왔는데 글쎄 우리집이 100만불이래! 어머머 20만불이나 올랐네”“자기야 너무 좋아하지 마. 뭐 우리집만 올랐나? 다른 집들도 다 오른 걸! 세금 더 내라는 거지 뭐. 그 20만불이 통장...

  • 아이다호에서 3636마일 file

    새트럭에 새화물을 싣고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어제 오랜만에 긴 거리를 달렸더니 피곤했나 보다. 예정보다 늦게 일어났다. 가게에서 커피만 샀다. 아침으로는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목적지까지는 약 280마일. 100마일가량 떨어진 Rock Springs의 월...

    아이다호에서 3636마일
  • 일본의 무역제제에 대하여 file

      Newsroh=김창옥 칼럼니스트     단군이래 최대 재앙이었던 97년도 IMF 또한 일본의 농간이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主敵(주적)은 명백히 일본입니다. 이 주적을 거꾸러뜨리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손아귀에 놓이도록 한 원흉...

    일본의 무역제제에 대하여
  • 유출 파문에 묻힌 ‘웰빙 예산’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세계 최초의 ‘웰빙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언론들에서도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며 관심있게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언론의 가장 큰 뉴스거리는 웰빙 예산 내용들보다는  공식 발표전 벌어진 예산안 유출이었다.  ...

  • 세 번째 트럭 ‘유타’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一瀉千里(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열심히 달려 12시 20분에 본사 터미널에 도착했다. 출입절차를 거쳐 트레일러 내려놓고 석세스 리징으로 간 때가 1시 10분이었다. 오늘은 카운터에 여직원 두 명이 있었다. 둘 다 한쪽 팔에 컬러 ...

    세 번째 트럭 ‘유타’
  •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 목장에 등장한 플라스틱 울타리 기둥​   만약 인류에게 ‘플라스틱(plastic)’ 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어땠을까?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미 인류에게 플라스틱은  삶의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된 지 오래이다.   그러나 편리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

  • 가이암과의 이별 file

    천천히 서부로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자정에 트럭스탑을 나갈 때까지 영수증을 보자는 사람은 없었다. 길 건너편 알디에 배달을 갔다. 자정에 접수를 시작해야 하는데 기사들을 줄 세워 놓고 한참을 기다리게 했다. 담당 여직원이 안 나타났다. 나중에 ...

    가이암과의 이별
  • 6월, 겨울꽃이 더 고운 이유

    6월.“내가 이렇다구...”   5월의 바톤을 넘겨받은 첫날부터 무섭게 엄포를 놓으며 달겨들었다. 사나운 돌풍과 더불어 기세가 대단했다. 매일 비를 뿌린다. 종잡을 수 없는 변덕 날씨에 몸이 갈피를 못 잡는다. 무디게 천천히 오면 적응할 준비가 되련만, 위세에 눌린 노...

  • 뉴욕 게이퍼레이드 50주년 file

    거대한 문화축제 美전역, 외국서도 참여     Newsroh=이오비 칼럼니스트         6월 30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경마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함성소리에 잠을 깼다. 분명 공식 월드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정오부터 26가 5애비뉴를 시작, 워싱턴스퀘어까지 마칭 후 7애비뉴...

    뉴욕 게이퍼레이드 50주년
  • [홍콩]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의 공공주택 file

    지난주에 미하루 박물관에 관한 글이 나간 후에 몇몇 분께서 정말 좋은 정보를 알게 되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오셨다. 홍콩에 오래 살면서도 미하루 박물관은 정말 처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곳, 홍콩의 숨은 보물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홍콩]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의 공공주택
  • [홍콩] 학생기자가 뛴다 – “Summer School” file

          ▲ 김채윤 위클리 홍콩 학생기자, 홍콩 한국국제학교 한국어 과정 고1   어느덧 7월에 접어들었다. 방학을 맞은 홍콩의 다양한 국제학교들과 몇몇 대학들은 각기 다른 썸머스쿨을 운영한다. 썸머스쿨의 주요 목적은 방학을 맞은 여러 학교의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

    [홍콩] 학생기자가 뛴다 – “Summer School”
  • 한반도 대전환시대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file

    2019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으며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2019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게 되어 몹시 영광스럽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저를 수상자 후보로 추천해주신 분과 수상자로 결정해주신 심사위원들 그리고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님께 ...

    한반도 대전환시대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 삼족정(三足鼎) 회담의 짧은 생각 file

      Newsroh=김창옥 칼럼니스트     남북미 3자 회담으로 삼진귀일야(三眞歸一也 : 셋은 하나로 합해진다) 라는 또하나의 역사가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공동성명서는 안 나와 아쉽지만 50분 이상의 密談(밀담)에서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밀약이 성립된 것을 차치하고라도,...

    삼족정(三足鼎) 회담의 짧은 생각
  • 행복으로 가는 여섯 번째 단계

    계속해서 앤서니 그란트 교수의 ‘행복한 호주 만들기’ 심리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가 설정한 행복으로 가는 첫번째 단계는 목표와 가치를 찾는 것, 두번째 단계는 무작위로 친절을 베푸는 것, 세번째 단계는 ‘마음 챙김’을 생활화하는 것, 네번째 단계는 강점...

  • 판문점의 남북미 정상 file

    깜짝 종전선언을 한다면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잡는다.’   남북을 갈라놓은 당사자인 미국의 대통령과 분단의 아픔을 오롯이 겪어야 했던 남과 북의 정상이 손을 맞잡는 모습은 상상...

    판문점의 남북미 정상
  • ‘친서 교환’, 답답한 북미관계 풀 촉매제 될까

    남북미 정상회담 연내 가능할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후인 6월 23일 김정은이 트럼프의 친서를 읽고 있는 사진을 곁들여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

    ‘친서 교환’, 답답한 북미관계 풀 촉매제 될까
  • 낯선 풍경에 홀로 서 있는 나 file

    '병상일지' 환자의 독백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신동주(독자) = 인간이란 건강의 한계가 반드시 있는 것 같다. 젊어서는 건강을 잃어 고생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직장생활에 너무 바빠서 몸에 탈이 났을때도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넘겼다. 그런데 산수(傘壽) 고개를 ...

    낯선 풍경에 홀로 서 있는 나
  • 모범보다 강한 교육은 없다

    자녀는 부모의 말과 행동 재빨리 익혀     (로스앤젤레스)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 알코홀 중독자인 아버지가 있었다고합니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10를 주면서 수퍼 마켓에 가서 아들의 선물을 사오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모범보다 강한 교육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