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동포200여명 참석… 평통, ‘경제보복’ 아베 정권 규탄도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마이애미협의회가 주최하고 중앙플로리다한인회가 주관한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음악회가 10일 오후 5시 올랜도비전교회에서 열렸다. 사진은 독립유공자 후손인 박정환 전 탬파 한인회장과 정상호 전 잭슨빌 한인회장의 주도한 만세삼창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마이애미협의회(회장 장익군)가 주최하고 중앙플로리다한인회(회장 서민호)가 주관한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음악회가 광복의 기쁨을 한껏 드높였다.
10일 오후 5시 올랜도비전교회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플로리다 한인사회 역사상 가장 많은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해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행사는 지역 동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기념식과 기념음악회로 나뉘어 치러졌다.
강지니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 김인기 목사(비전교회 담임)는 74년전 민족이 처절함에서 벗어나게 해 주신 것과 아름다운 나라를 지켜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한편 "세상 나라와 더불어 하나님 나라를 진정으로 섬기는 동포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조원용 성악가가 이끈 애국가 제창, 묵념에 이어 광복절 영상이 무대에 설치된 2개 화면에 올랐다. '위대한 유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을사늑약에서 시작해 일제 탄압기, 해방,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선택, 6.25 등 민족의 굴곡진 역사를 보여주었다. 이후 영상은 현대 대한민국의 기적적인 경제 발전은 '결코 기적이 아니었다'며 파독 광부 및 간호사, 월남전 파병, 중동 건설 그리고 수출 증대에 기여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땀을 주지시켰다.
서민호 한인회장의 감사와 환영 인사에 이어 민주평통 장익군 회장은 기념사에서 한국 역사를 '하나님이 함께 한 역사'라 지적하고, 한국 상황을 고대 이스라엘의 남북 분열에 빗댐과 동시에 "북한을 끌어안을 형제로 혹은 정죄의 대상으로 할 것인가가 숙제이며, 민족 번영은 이 숙제를 풀기에 달렸다"고 평했다. 장 회장은 과거 역사가 긍정적으로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갈 때 뜻이 있으며, 8.15 기념식이 이같은 숙제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 '미국 대통령 황금봉사상'을 받은 김영출 북부플로리다한인회 회장과 박석임 올랜도노인복지센터 이사가 장익군 평통회장(중앙)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이어 장 회장은 김영출 북부플로리다한인회 회장과 박석임 올랜도노인복지센터 이사에게 '미국 대통령 황금봉사상' 메달을 전달했다. ‘대통령 자원 봉사상’은 자원봉사 활동 참여를 격려하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미 전역 수만 개의 인증기관을 통해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등급별 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노흥우 평통 협의회 고문이 무대에 올라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는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거론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마이애미협의회 자문위원들과 플로리다 한인동포들은 세계 무역 질서를 무너뜨린 무도한 아베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공분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서는 일본의 식민시대 강제징용 피해 배상에 관한 대한민국의 사법부 판결 존중, 수출규제 및 백색국가 제외 등 조치 철회, 플로리다 한인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과 한국 기업 지원, 주류사회에 일본의 부당함 적극 홍보 등을 촉구했다.
이날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로 시작되는 광복절 노래는 성악가 문미란씨와 윤길웅씨가 이끌었다.
마지막 순서인 만세삼창은 독립유공자 후손이 맡아 더욱 뜻깊었다. 박정환 전 탬파 한인회장과 정상호 전 잭슨빌 한인회장은 각각 조상의 독립운동 이력과 소감을 전한 다음,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한국무용 필두로 다양한 장르의 노래 선사
▲ 플로리다한국무용예술단의 소고춤 모습. ⓒ 코리아위클리 |
기념식에 이어 바로 이어진 기념음악회는 플로리다지역에서 음악교수로 혹은 오케스트라 멤버 및 지휘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예술인들과 초청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음악회 초두는 탬파에 기반을 둔 플로리다한국무용예술단(단장 박애숙)의 민속공연으로 장식했다. 6명의 단원들은 부채춤과 소고춤에 정적인 미와 열정적인 춤새를 담아내어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음악회는 독창, 이중창, 바이올린 및 클라리넷 독주와 이중주, 중창, 합창 등 여러 장르를 통해 가곡, 오페라곡, 성가, 한국 민요, 외국 민요로 꾸며졌다. 음악인들의 음색과 스타일도 매우 상이해 청중들의 분위기는 매번 새로움을 맛보는 듯했다. 소프라노 조경화는 깊은 곳에서 나오는 풍부한 음량의 오페라 스타일을, 조원용 베이스는 웅장한 저음을, 윤길웅 테너는 미성이면서도 우렁찬 음색을 자랑하며 여유있는 무대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또 소프라노 김기령은 활짝 웃는 듯한 표정과 함께 명료한 음색이 특징이었는데, 그의 두번째 독창인 오페레타 '말괄량이 길들이기' 중 이탈리아 거리의 노래에서 만돌린과 춤추는 발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개성이 돋보였다.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들어간 악기 연주 또한 청중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꿨다. 정미연 바이얼니스트는 두차례 의 등장에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과 ‘사랑의 기쁨’을 능숙한 활 놀림으로 민족의 슬픔과 해방을 표현했다.
또 박건 클라리넷 연주자는 낭만파 곡과 성가 '내 평생에 가는 길' 편곡을 음역이 넓은 악기에 스스로 심취한 듯 연주해 청중의 숨을 잡았다.
탬파의 음사랑 중창단도 무대에 올랐다. 노래를 사랑하는 여성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 중창단은 피아노, 바이얼린, 첼로 반주와 함께 민요와 성가 등 장르가 다른 세곡을 선택해 아름다운 화성을 이뤘다.
음악회에는 이름이 데이빗 헬름이라는 ‘소년 성악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소년과 조경화 소프라노는 청중의 귀에 익은 듀엣 노래 '기도'를 한절 한절 서로 주고 받으며 노래했고, 마치 모자가 콤비를 이루며 부르는 듯한 연출을 내어 신선함을 자아냈다.
이날 실내를 가득 채운 14곡의 반주는 작곡가 엘리 김과 피아니스트 에스더 킴이 번갈아 맡아 고난도 연주를 거뜬히 해내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광복절 기념음악회 마지막 부분은 공연자들이 모두 나와 '그리운 금강산'을 청중과 열창하며 통일을 열망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쟈슈아재단 선교기금 마련도 병행
한편 이번 행사는 광복 기념을 주 목적으로 하는 한편, 쟈슈아재단 선교기금 마련에도 뜻을 두었다. 재단은 에콰도르 선교에 참여했다 사망한 쟈슈아 김을 기리고자 부모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고, 2011년 이후 매년 음악회를 열어 선교 기금을 마련해 왔다.
2부 순서에서 김광재 재단 대표는 "8년전 8월 4일에 아들이 선교지에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간 뒤, 슬픔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찾아 에콰도르 선교를 결단했다"며 그동안 많은 이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수 많은 일들을 했고, 현재에서 500여명이 예수님을 영접한 사실을 알렸다. 김 대표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수많은 열매를 맺는 하나님 나라의 신령한 법칙으로 앞으로 선교사역을 통해 이러한 열매들을 맺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서 회장은 중앙플로리다한인회를 대표해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 광복절 기념음악회 마지막 순서에서 공연인들이 모두 나와 '그리운 금강산'을 청중과 열창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