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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자녀들이 털어놓은 아버지에 대한 속마음

 

금주 일요일(9월1일)은 ‘아버지’날 이다. 호주에서는 매년 9월 첫째 일요일을 Father's Day로 정한다. 아버지날의 유래로 초기 기독교 시대 ‘성 요셉 기념일’을 꼽는 학자들도 있지만, 현대적 의미로는 1907년 미국에서 360명의 광부들이 사망한 광산 참사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1908년 한 지역 교회에서 아버지들에 대한 특별 추모예배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2년후 소노라 도드(Sonora Smart Dodd) 여사의 주창으로 1910년 6월19일 워싱톤주 스포케인(Spokane ) 지역의 모든 교회들이 첫 번째 아버지날을 기념했던 것이 그 유래의 정설이다.

호주에서는 1936년 9월4일자 뉴캐쓸 지역신문 Newcastle Sun지에서 처음 Father's Day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데일리뉴스퍼쓰(The Daily News Perth)지는 1936년 8월29일자 신문에 아버지들에게 선물을 사주라는 광고가 실렸다. 또한 서부호주 웨스턴헤랄드(Western Herald)지가 1964년에 발행한 신문에는 “호주에서 Father's Day가 처음 기념된 것은 1935년“ 이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호주의 아버지날이 왜 9월 첫째 일요일로 정해졌는지는 명확치 않다. 아마 어머니날과 크리스마스 딱 중간에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상업적 의도가 개입되지 않았나 짐작된다.

한국에서는 5월8일 ‘어버이날’ 하루를 기념하지만 호주에서는 어머니날(Mother's Day) 와 아버지날(Father's Day)을 따로 기념하며 가족간에 화목과 부모의 사랑에 대한 자식들의 감사를 북돋는다. 한국에서는 1956년에 ‘어머니날’만을 제정하여 17년간 유지해 오다가 1973년에서야 ‘어버이날’로 변경했으니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그나마 호주가 아버지의 입지를 좀 더 챙겨준다고 볼 수 있다.

시드니에서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한글교육과 한국문화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호주한국학교’(교장 상선희)에서 예년과 한인 어린이 학생들이 아버지날을 맞아 각자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글들을 보내왔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 편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 인생은 마카롱, 아빠는 크림 / 김주은(7학년)

 

사랑하는 아버지께

아버지날이 돌아왔네요. 편지를 매년 쓰는데 아직도 처음 10분 동안은 그냥 시간이 가는 것을 보고 있어요. 아빠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까 생각하면서…. 저는 좋은 추억이랑 아빠께 고마웠던 것 얘기해 드릴게요. 우리 가족은 여행을 많이 가잖아요. 생각해보면 여행한 나라가 7개가 넘은 것 같아요. 그리고 태국 같은 나라는 4번이 넘게 가고.

그런데 저는 그냥 재미있게 가고, 재미있게 오기만 하잖아요. 저한테 제일 힘든 것은 비행기 타는 거밖에 없었어요. 저는 한 번도 여행에 들어가는 돈과 노력은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러다 제가 컴퓨터로 찾아봤는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더라고요. 우리는 부자도 아닌데 우리의 잠깐의 행복을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편안을 희생하시는 아빠의 가없는 사랑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에 빵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우리 가족 다 알잖아요. 제가 저번 주 만든 마카롱이 생각나요. 제 생각에는 디저트 중에서 마카롱이 만들기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마카롱은 쿠키 만드는 게 어렵지 그 쿠키를 붙이는 크림은 만들기 쉬워요.

이 마카롱이 제 인생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제 인생이 제일 어렵고 힘든데 마카롱을 붙이는 크림같이 아빠는 제 인생을 망가지지 않게 붙여줘요. 많은 사람들이 마카롱 쿠키만 생각하지만 크림 없이는 쿠키는 그냥 다른 것과 같이 평범하고 재미없어요. 저는 아빠가 있어야 제 인생이 행복하고 색깔이 있어요.

7학년이 된 지 3 term이 벌써 지났어요. 새로운 학교에 가서 친구들 사귀는 게 저한테는 쉬운 것이 아니었어요. 아빠도 알고 계시는데 저는 많이 많이 슬픈 일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마 아빠와 엄마한테 얘기하지 않았으면 아직도 학교에서 외로워했을 것 같아요.

저는 7학년이 돼서 아빠가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돈만 버시는 게 아니고 친구같이 제 고민과 문제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부모는 사랑 그 방향으로밖에 안 가는 것 같아요. 저희가 아무리 말을 잘 들어도, 좋은 선물을 아무리 드려도 아빠께서 저희한테 주시는 사랑은 절대 갚을 수 없는 사랑이에요.

 

2019년 9월 1일, 주은 올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기은(9학년)

 

자랑스러운 아버지께

아버지날을 맞이하여 이런 편지를 또 쓰게 되었네요. 이 편지에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과 감사한 일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아버지는 저를 성숙하고 다른 사람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자기 것을 많은 사람들과 같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힘 있게 클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을 항상 먼저 챙겨 주십니다. 쇼핑센터에서 음식을 먹을 때 동생과 제게 무엇을 먹고 싶냐고 먼저 물어보셔서 그때 사랑을 느꼈습니다. 또한 힘들어 보이는 할머니를 바로 도우러 가시는 모습이 멋졌어요. 그리고 제가 욕심을 부리거나 잘못을 했을 때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일하시는 모습이 자랑스러워요. 우리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을 하고 일 때문에 지칠 수도 있는데 항상 집에 오실 때 미소를 보이시는 게 참 감사해요.

아버지와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요.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요. 우리 가족을 잘 지켜 주시고 우리를 낳아주셔서 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2019년 9월 1일, 사랑하는 아들 기은 올림

 

 

아빠랑 많은 걸 하고 싶어요 / 정다빈(8학년)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께

아버지날을 맞이하여 이렇게 아빠한테 편지를 써 보네요.

항상 저희를 위해 많은 걸 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아빠가 하고 계시는 일도 많을 텐데 저희 때문에 못하실까 봐 미안하기도 하고요. 제가 시험을 망쳐서 아니면 기분이 안 좋은 날에 뜬금없이 눈물을 쏟아도 아빠는 걱정을 하시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께서 저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데 제가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도 있고요.

아빠랑 말타기, 여행 가기, 한국 방문하기 등 많은 걸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아직은 하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나중에는 꼭 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저도 아빠처럼 열심히 살고 싶고 함께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빠, 사랑해요.

 

2019년 9월 1일, 다빈 올림

 

 

아빠같이 되고 싶어요 / 김유은(6학년)

 

사랑스러운 아버지께

아버지날을 맞이하여 축하드려요.

엄마가 미국에 다녀오셨을 때 아빠가 저랑 오빠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는 착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아빠같이 착하고 자랑스럽고 싶습니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힘든 일들을 많이 하셔서 감사합니다. 또 저는 아빠가 찬양을 잘 부르고 재미있어서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했을 때 많이 죄송합니다. 앞으로 아빠 말을 잘 듣고 더 착한 아이가 되겠습니다.

아빠가 더 힘드시기 전에 여행이랑 아직 못 간 데를 같이 가고 싶어요.

아빠 사랑해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아버지날 축하드려요.

 

2019년 9월 1일, 유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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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지도 대갚음하지도 못하는 사랑 / 김서진(5학년)

 

사랑하는 아버지께

아버지날을 축하드려요.

아빠, 한국에서 힘드시죠? 아빠만 한국에 계시고 일하셔서 얼굴도 자주 못 봬요.

항상 아빠와 통화를 시원치 않게 해서 죄송합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니 죄송한 것과 감사한 것이 수도 없이 많아요.

항상 장난만 치고 공부하기 싫다고 한 것이 너무 죄송해요. 죄송한 것이 매번 반복되는 일인데 그만하지 못하고 계속 반복하고 있어요. 또 너무나 고마운 것이 많은데 그것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대갚음하지도 못하네요.

그래서 늘 너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2019년 9월 1일, 서진 올림

 

 

아빠랑 같이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 정세림(5학년)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께

아버지날을 맞이하여 축하드려요.

저는 지금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이 편지를 쓰는 거예요.

혹시 옛날에 조카랑 같이 VIVID 보러 간 것 기억하세요? 그날 밤에 다 같이 페리를 타고 바다에도 가서 저한테 되게 특별한 날이었어요. 곧 있으면 또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또 2016년에 가족이랑 함께 캔버라에 가서 스키장에서 스키를 탄 것이 기억에 남고 제가 아빠랑 같이 스키장 맨 꼭대기까지 가서 아빠랑 같이 재미있게 내려온 것도 기억나요.

저는 매번 아빠랑 같이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저번에 수학 공부도 도와주시고 학교에 저를 맨날 태워다 주셔서 고마워요. 어쩔 때는 제가 말을 잘 안 들어서 죄송해요. 근데 아빠가 용서해주시니깐 되게 감동돼요.

2019년 아버지날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2019년 9월 1일, 세림 올림

 

 

아빠가 어디 아플까 봐 무서워요 / 백예랑(4학년)

 

사랑하는 아빠께

아빠, 안녕하세요. 아빠의 하나뿐인 딸 예랑이에요.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저랑 맨날 놀아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이제 다 컸는데 아빠가 어디 아플까 봐 무서워요. 제가 크면 꼭 아빠랑 여행 갈게요! 약속해요.

 

9월 1일, 예랑 올림

 

 

스키를 같이 타줘서 고마워요 / 신유나(3학년)

 

아버지께

사랑하는 아버지, 저 신유나예요. 다음 주 9월 1일 아버지날을 맞아 감사편지를 씁니다. 스키 탔을 때 아빠가 같이 타줘서 고맙습니다. 제가 크면 돈을 많이 벌어서 오픈카를 사주고 싶어요.

아버지날 축하드려요.

 

9월 1일, 유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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