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장기 시위로 홍콩 법치체계 약화’
▲ 센트럴 홍콩증권거래소 건물 앞의 황소 청동조각상 (사진=scmp)
6일(금), 홍콩 세계 최대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홍콩 신용 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낮췄다. 한편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디도스 공격과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버그로 선물 및 옵션 거래가 중단되면서 악재가 겹쳤다.
피치는 시위로 인한 홍콩의 일국양제 시스템이 약화되었다며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가장 먼저 홍콩의 신용 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5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신용 등급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공항과 지하철 운행 방해 및 중단 등으로 홍콩의 국제적 명성이 크게 훼손되었다고 말했다.
피치는 시위 장기화로 홍콩 통치체계, 법치의 질적 수준과 효율성에 대한 국제적 인식에 ‘오랜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홍콩 비즈니스 환경에 안정성과 역동성에도 의문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홍콩 신용등급은 세계 전체를 볼 때 여전히 견고한 수준이지만, 지속된 사회 불안으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받은 홍콩 경제가 시위로 인하여 지역 경제에 더욱 손상을 가하고 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피치의 발표에 “지난 몇 달 간 벌어진 일들은 일국양제를 전혀 저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피치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우리는 일국양제라는 최고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폭력과 혼란을 멈추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록 하향 조정된 홍콩의 신용등급은 여전히 3등급 상위 투자 등급을 유지하지만, 기업과 정부의 차입비용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폴 찬 모포 재무 장관은 시위로 인하여 홍콩의 경쟁력이 손상되지 않았다며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발표에 대하여 실망감을 표했다.
피치의 발표 전날인 5일(목) 오후, 홍콩 증권거래소 홈페이지가 해커의 디도스 공격으로 금융 거래 확인 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했다. 디도스 공격은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킴으로써 단시간 내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행위를 뜻한다. 또한 파생금융상품 거래 소프트웨어에 기술적 버그가 발견되면서 홍콩 증권거래소는 같은 날 오후 선물 및 옵션 거래를 중단시켰다. 다음 날 오전 거래소가 정상적으로 재개되었다. 금요일 오후 6시 30분 기준, 홍콩 증권거래소 거래 건수는 항생지수 선물을 포함해 986,197건으로 정상적 수준으로 회복했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2000년 이후 처음 발생한 전례 없는 파생상품 거래 중단 사태는 홈페이지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며 “거래소의 정보 및 기술 인프라 보안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대중이 우리 시스템의 견고함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에서 3번째로 큰 금융 시장인 홍콩은 과거 2011년에도 유사한 디도스 공격을 받았었다.
홍콩은 지난 약 3개월 동안 범죄인 인도법 시위로 중국 반환이후 최악의 정치 위기를 겪고 있다. 4일(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5대 요구 중 하나인 법안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경제계는 정부의 발표에 환영의 입장을 보였지만 시위대는 나머지 4대 요구를 주장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나머지 요구 중 하나인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조건에 대하여 이는 홍콩 법치를 약화시키고 국제적 인식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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