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들어낸 뒤 2006년 호주 대표팀을 32년 만에 2006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비롯해 간판 스타였던 박지성 이사장 및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이 호주 산불피해 복구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대회에 참가한다.
사진은 FFA 홈페이지에 실린 자선축구대회 안내 포스터 이미지 중 하나. 사진 : FFA
거스 히딩크, 오는 5월 산불피해 기금 마련 자선 축구대회 총감독으로
호주축구협회 발표, 박지성-디디에 드록바-다비드 트레제게 등 참가 확정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사상 처음 16강 진출 및 4강까지 이끈 한국 축구의 영웅이었다. 2002년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던 호주 국가대표 축구 대표팀(Australia national football team, 일명 ‘사커루’, Socceroos)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당시 FIFA가 오세아니아에 할당한 0.5장의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남미 플레이오프 진출팀으로 결정된 우루과이를 물리치고 본선행을 일궈냄으로써, 한국에 이어 호주의 영웅으로도 부상한 바 있다. 특히 호주의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당시 오세아니아 축구연맹(OFC)에 속해 있던 호주가 1974년 서독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이후 32년 만에 이루어 낸 결과여서 호주 축구팬들에게는 깊은 감동으로 남아 있다(이후 호주는 OFC를 탈퇴하고 AFC에 합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부터 한국 등 아시아 축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여전히 호주 축구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남아 있는 히딩크 전 감독과 2002년 한국 축구의 4강 신화 주인공 중 하나였던 박지성 현 ‘JS 파운데이션’ 이사장, 그리고 그가 유럽 프로 리그로 진출하여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에 그라운드에서 자주 맞닥뜨렸던 디디에 드록바(Didier Drogba. 코트디부아르), 다비드 트레제게(David Trezeguet. 프랑스), 다미오 시리치(Dario Simic. 크로아티아) 등 당대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호주에서 만난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결승 골을 터트린 박지성(21번) 선수가 히딩크 대표팀 감독에게 달려가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지난 1월 마지막 주, 호주축구협회(Football Federation Australia. FFA)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이 오는 5월 시드니 올림픽 파크 소재 ‘ANZ Stadium’에서 열리는 호주 ‘산불피해 복구 기금 마련 자선축구대회’의 한 팀을 지도한다. FFA는 또한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을 위한 오세아니아 예선과 플레이오프에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사커루를 지도했던 그레이엄 아놀드(Graham Arnold) 코치를 이번 자선대회의 또 다른 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오는 5월 23일(토)로 예정된 이번 자선 축구경기는 각 주의 응급구조대인 ‘SES(State Emergency Service) 올스타팀’ 대 전 현직 소방대원들로 구성된 ‘Fife Fighters 올스타팀’의 대결로 펼쳐지며 각 축구 유명 스타들은 이들 두 팀에 나누어 배치되어 경기를 펼치게 된다.
또한 이번 자선 축구대회에는 현재 사커루의 주장을 맡으며 수많은 A매치(국가 간 경기)에 출전했던 마크 밀리건(Mark Milligan. 수비형 미드필더. 현재 호주 A 리그 ‘Melbourne Victory’ 소속) 선수도 참가하며, 그는 이 경기를 끝으로 호주 대표팀을 떠난다. 사실상 은퇴 경기인 셈이다.
히딩크 전 감독과 함께 사커루를 이끌었던 그레이엄 전 코치는 “세계 축구의 진정한 전설들, 그리고 나의 멘토 중 한 명인 히딩크 감독과 (자선축구경기를) 함께 하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밤 거스와 통화를 했다”고 언급하면서 “그는 ‘호주에 초청되어 산불피해 회복을 위한 일을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FFA에 따르면 현재 참여를 확정한 세계적 스타들은 히딩크와 깊은 인연을 이어가는 박지성 이사장을 비롯해 드록바, 트레제게, 시리치, 에밀 헤스키(Emile Heskey. 잉글랜드), 드와이트 요크(Dwight Yorke. 트리니다드 토바고),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Claudio Marchisio. 이탈리아), 존 알로이시(John Aloisi. 사커루), 드웨인 드 로사리오(Dwayne De Rosario. 캐나다), 사이먼 콜로시모(Simon Colosimo. 호주), 알렉코 에스칸다리안(Alecko Eskandarian. 미국), 마크 보스니크(Mark Bosnich. 호주), 콘 부츠시아니스(Con Boutsianis. 호주), 페드로 멘데스(Pedro Miguel da Silva Mendes. 포르투갈), 르 콩 빈(Le Cong Vinh. 베트남), 토마스 소렌슨(Thomas Sorensen. 덴마크), 마이클 브릿지(Michael Bridges. 잉글랜드), ‘제레미’(Geremi Sorele Njitap Fotso. 카메룬) 등이다.
이번 자선 축구대회가 치러지는 ‘ANZ Stadium’은 이날 경기 이후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에 들어간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