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상장기업 증가, 더 많은 기업들의 투자 예상
홍콩 8월 예금액이 전달보다 2.7% 증가해 14조8천억 홍콩달러로 집계되면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홍콩 통화국(HKMA)은 중국 기업들의 연이은 홍콩 기업공개(IPO)와 2차 상장이 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홍콩 은행 개인 예금액은 지난 6월과 7월에 전월 대비 각각 1.6%와 2.7% 증가했으며, 이번 8월까지 연달아 3개월 증가했다.
중국에서 1만여 개의 KFC와 피자헛 점포를 운영 중인 외식체인 얌 차이나(Yum China, 百勝中國), 징둥닷컴(JD.com), 넷이즈(NetEase, 網易), 중국 최대 생수업체 농푸산취안(Nongfu Spring, 農夫山泉) 등 중국 대기업들이 홍콩에 2차 상장을 하면서 지난 4월부터 수백억 달러 상당의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가 홍콩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Alibaba Group Holding) 자회사인 앤트 그룹(Ant Group) 또한 지난 8월 말 홍콩과 상하이에 동시 상장을 신청하면서 더 많은 자금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다.
앤트 그룹은 이례적으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마켓(과창판, Starmarket)과 홍콩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을 추진 중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을 기록했다. 지난 9월 18일, 이미 스타마켓으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홍콩증권거래소 승인 대기 중이다.
미중 갈등 악화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 또는 미국 증시 상장 실패한 중국 기업들이 홍콩 또는 중국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홍콩 통화국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 많은 기업들이 홍콩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최고 금융 규제 기관들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회계감사 자료를 공개하도록 했으며 2022년 1월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장을 폐지할 것을 미 국무부에 권고했다. 또한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도 기업 공개 이전에 회계 감사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 증시 상장을 했던 중국 기업들은 관행적으로 미국의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무부는 자국 대학이 보유 중인 중국 기업 주식의 처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국 증시 상장 난항으로 홍콩 IPO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홍콩으로 대량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늘어나는 자본 유입으로 통화국은 홍콩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이미 수차례 통화시장에 개입했다. 지난 9월에만 15차례 시장 개입했으며, 총 694억 홍콩달러를 매도해 미 달러를 매입했다. 이는 역대 최대 월간 홍콩달러 매도액이다.
그러나 9월에 15차례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30일(수) 오후 기준, 달러 당 7.7509 홍콩달러에 거래되면서 환율밴드 하한선 끝단에 도달했다.
홍콩은 홍콩달러를 달러화 가치에 연동하는 달러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홍콩달러가 7.75~7.85달러 범위를 벗어나면 개입한다. 통화국은 올해 총 53회 시장 개입했으며 1,896억 홍콩달러를 매도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