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플로리다 44] ‘탄생 100주년’ 맞아 11월 8일부터 테마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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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카야 뮤지엄 뒷뜰에서 바라본 저택 모습. ⓒ 코리아위클리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마이애미 인기 명소이자 국립 역사 유적지인 비즈카야 뮤지엄 & 가든스(Vizcaya Museum & Garden)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색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옛 호화 저택을 기반으로 삼은 뮤지엄은 현재 저택과 관련한 산 증인들이나 관계자들을 찾고 있다.

뮤지엄은 오래전 저택에서 집사, 하녀, 정원사 등으로 일했던 이들의 경험담이나 자료등을 수집해 뮤지엄의 발자취를 보다 생생하게 담은 테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전시회는 올해 11월 8일부터 내년 7월 30일까지이다.

비즈카야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뮤지엄의 산 역사라 할 수 있는 몇몇 관리인들을 올려놓고 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바하마가 고향인 유스테이스 엘리거 에지콤이다. 에지콤은 비즈카야 건축 당시 워터 보이로 들어와 이내 플라워 보이로 승진했고 이어 하우스맨으로 일했다. 그는 제임스 디어링 사후에도 계속 저택을 관리한 이들 중 하나로 1917년부터 1969년까지 비즈카야와 함께 동고동락 했다.

플로리다 남부 관광은 가을부터 제철이라 할 수 있다. 비즈카야 전시회에 맞춰 마이애미 관광을 계획하고 옛 부호의 저택을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 다양한 예술품으로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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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뜰. ⓒ 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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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룸. ⓒ 코리아위클리
 
플로리다에는 부호들의 호화 저택이 많이 있지만 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역사적 유물이자 호화의 극치인 저택을 꼽으라면 팜비치의 ‘헨리 플레글러 뮤지엄’, 사라소타의 ‘링링 뮤지엄’, 그리고 ‘비즈카야 뮤지엄’을 들 수 있다.

이중 비즈카야 뮤지엄은 본래 이름이 빌라 비즈카야(Villa Vizcaya)로 1916년부터 1925년까지 제임스 디어링이라는 사업가의 겨울 별장이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으로 미국 농기계 제조 사업으로 부를 얻은 가문의 후계자였던 디어링은 플로리다의 따뜻한 겨울에 반해 마이애미 해안가 땅을 사들여 1914년부터 1916년까지 집을 지었다.

마이애미 도심 인근 코코넛 그로브 지역에서 비즈케인 베이가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에 위치한 비즈카야는 전체 규모가 50에이커로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부터 20세기까지 건축양식을 혼합하고 있다.

크기가 3만8천스퀘어피트인 뮤지엄 본채는 이탈리안 르네상스풍 건물로 총 54개 방을 갖추고 있다. 각 방들은 15세기부터 19세기 시대의 유럽풍 고가구,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시대의 예술품으로 장식되어 있고, 천장 벽화, 회오리형 계단 등 집 구석구석이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함으로 채워져 있다.

집 지하에 만든 수영장 역시 요즘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독특한 정취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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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침실 내부. ⓒ 코리아위클리
 
뮤지엄은 본채 외에도 10에이커가 넘는 유럽풍의 메이즈 가든으로 아주 유명하다. 뮤지엄의 이름에 정원이 붙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교하면서도 낭만적으로 설계된 정원에서 각종 조각상과 분수를 만나며 걷다 보면 사이 사이에 또다른 작은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들을 수없이 만난다. 출구를 찾아 다시 빠져 나오기를 되풀이 하다 보면 관람객 자신이 비로서 미로 정원에 들어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발이 수없이 달린 거대한 반얀트리가 자리잡은 곳, 구멍이 숭숭 뚫린 석회암을 깍아서 만든 아치문, 수로 위에 나있는 구름다리 등 각기 개성있는 정원들을 막바지에 이르면 나즈막한 둔덕에 자리잡은 별채 ‘카지노’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정원 설계사가 예술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절묘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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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장. ⓒ 코리아위클리
 
본래 탁트인 정원을 계획했던 설계가는 바닷물에 반사되는 빛에 의해 집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아름다움이 흩어질 것을 우려해 인공적으로 둔덕을 만들고 조그마한 휴식처까지 지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집 안에서는 정원을 그윽히 바라볼 수 있고, 둔덕에서는 정원 너머로 멀리 본채를 굽어볼 수 있게 됐다.

비즈카야 뮤지엄은 이같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결혼식 장소는 물론 모델들의 화보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디어링은 1925년에 사망했고 뮤지엄은 1951년에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래 각국의 지도자들의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1994년에 유적지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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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즈 정원. ⓒ 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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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둔덕에서 바라본 본채. ⓒ 코리아위클리
 


집앞 바닷가에 석조 배 띄우고…

무엇보다도 비즈카야 뮤지엄을 다른 저택과 확연히 구분짓는 것은 자연석으로 만든 석조 배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저택 뒷마당에 내려서면 스페인 범선 모양의 배가 탐험가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정박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떠있다.

마당과 마찬가지로 몸체와 내부 전체를 산호석으로 만든 석조 배는 바로 지척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땅과 연결 부분이 없이 철썩이는 파도에도 흔들거림이 없이 서 있다. 바닷가 정원을 산책하며 철제 돔을 얹은 아름다운 정자에 다다르면 북부의 추위를 피해 이곳에 다달아서 낭만적인 겨울을 한껏 즐겼던 옛 부호의 생활상이 절로 다가온다.

비즈카야 뮤지엄에서 눈여겨 볼 또다른 부분이 있다면 쿠바산 석회암과 플로리산 산호석이다. 출입문에서 저택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부터 수영장, 바닷가 뒷마당 계단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석을 다듬어 놓은 모습을 보노라면 유럽의 전통 양식과 아열대 지방의 자연적 특성과의 조화를 꾀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비즈카야의 옛 주인 디어링은 1925년에 사망했고 집은 그의 조카들에게 물려졌다. 이후 1951년에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유적지 지정은 1994년에 이뤄졌다.

주소: 3251 S. Miami Ave. miami, 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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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케인만에 잠시 정박한 듯한 석조 배. ⓒ 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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