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대학교 찰스 퍼킨스 센터(Charles Perkins Centre)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매리언 네슬(Marion Nestle) 뉴욕대학교 교수(영양학과). 그녀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탄산음료에 대해 호주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미 뉴욕대학교 영양학자 주장... 호주 사회단체들, 목소리 높여야
전 세계 각국에 비교해 비만 인구가 적지 않은 호주인들은 탄산음료 소비에 대해 미국인들보다 덜 불만을 표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주 월요일(29일) 영양학자 매리언 네슬(Marion Nestl) 교수의 언급을 인용한 ABC 방송은 “비만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미국 의료단체들은 정크푸드와 탄산음료 회사의 광고 행위에 대한 정책 변경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슬 교수에 따르면, 하지만 호주의 경우 이 같은 활동은 극히 일각에서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이 같은 활동을 하는 사회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학교, 직장 내 탄산음료 섭취 반대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상당수에 달하며 최근에는 작업장에서의 탄산음료 퇴출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영양학과에 재직 중으로, 시드니대학교 찰스 퍼킨스 센터(Charles Perkins Centre)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네슬 교수는 금주 화요일(1일) 미국 식품업계 관련 정책에 대한 강연을 가졌다.
이에 앞서 네슬 교수는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인들의 경우 본인의 건강에 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정크푸드 산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대정부 압력 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현재 호주는 개인적으로 건강에 대한 높은 의식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아니다”면서 “개개인의 건강 의식이 식품환경으로까지 범위를 넓혀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슬 교수는 이어 호주인들의 식습관 변화를 위한 첫 단계로 “정크푸드 및 탄산음료 생산 기업들이 전개하는 어린이 대상의 광고행위 금지 등과 같은 제재를 가하는 것”을 꼽았다
그녀는 탄산음료 및 정크푸드 업계의 요식업 및 의료 관련 산업 후원 배경과 함께, 탄산음료 섭취 관련 연구를 왜곡하기 위해 이 업계가 어떻게 ‘담배회사 전략’을 사용하는지를 털어놓았다.
“탄산음료 업계는 자기들이 찾는 답(기업에 유리한 결과)을 제공하는 기관에 합법적으로 지원금을 제공하는 한편 사회단체 로비를 위해서도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한 네슬 교수는 “이는 기존 담배회사들이 구사한 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부분이며, 탄산음료 업계 또한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는 세계적 탄산음료 회사인 코카콜라가 비만의 원인 가운데 △해로운 식습관, 그리고 △설탕 음료를 제외시킨 과학자들에게 연구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당시 당분 음료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확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막기 위해 코카콜라 회사 측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도 거대 음료기업들이 호주인의 비만 문제를 식습관이 아닌 운동부족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한 홍보 활동에 재정 지원을 해 왔다는 점을, 시드니 모닝헤럴드가 지적한 바 있다.
네슬 교수는 “탄산음료 기업의 경우 대중 앞에서는 ‘비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고객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또한 우리도 비만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뒤로는 탄산음료 세금 발의에 반대하거나 발의된 법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엄청난 로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지난 15년간 미국의 탄산음료 판매율이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치계 압력과 함께 의료 관련 사회단체들의 탄산음료 반대 홍보 활동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