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에 감염되었던 이들이 증가하고 감염 이후의 지속적인 증상이 보고되면서 long COVID는 팬데믹 시대의 또 하나의 주된 용어가 되고 있다. 사진은 COVID-19 감염 이후 2년 가까이 정신적 문제, 극심한 피로감 등에 시달렸던 주디 리(Judy Li)씨. 그녀는 여전히 의사들로부터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Judy Li씨가 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했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장기적 건강-인지적 영향... 피로-브레인 포그 ‘일반적’
전염병-역학 전문가들, “공공보건 대응 위해 long COVID의 명확한 이해 필요” 강조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1년 후인 2021년 여름, COVID-19 감염자가 호주 전역에서 크게 증가하던 때만 해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long COVID’라는 용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각 지역사회에서 감염자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특히 많은 이들이 감염 이후의 지속적인 증상을 보고하면서 long COVID는 팬데믹 시대의 또 하나의 주된 용어가 되고 있다.
멜번(Melbourne)에 거주하는 주디 리(Judy Li)씨는 지난 2021년 10월, ABC 방송에서 COVID 감염 후 몸이 쇠약해지는 듯한 피로감과 브레인 포그(brain fog. 머리가 혼란스럽고 안개같이 뿌예서 분명하게 생각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신경 또는 인지적 문제의 상태)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당시 리씨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다 long COVID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했고, 무급 휴직을 신청한 상태였다. 그녀의 파트너는 그녀와 두 자녀를 돌보면서 일을 해야 했다.
그러는 동안 주택을 구입하고자 저축해 놓았던 자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리씨는 파트너에 대한 미안함에 시달리기도 했다.
약 1년 반 정도의 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리씨는 올해 초 이전의 기력을 회복한 듯 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돌보고 정원을 가꾸는 등 집안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직장에도 복귀해 업무는 다르지만 주 4일, 5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리씨는 정신건강 문제와 함께 회사에 출근해 일을 시작하면 다시금 피로감이 가증됨을 느끼고 있다.
그녀와 파트너는 가족의 도움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모기지(mortgage)를 상환하기 위해 더 이상 무급휴가를 갖는 것도 어렵다. 리씨는 최근 ABC 방송에서 현재 증상을 알아보고 치료하고자 정신과 및 심장 전문의를 포함한 각 분야 의사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소재 세인트 빈센트 병원(St Vincent's Hospital) 내 long COVID 클리닉 책임자인 앤서니 번(Anthony Byrne. 사진) 박사. 그는 의사들마다 long COVID에 대한 이해가 다름을 언급하면서 “환자들은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견디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 long COVID에 대한 이해는= 이는 COVID-19 감염으로 인한 장기적인 건강 및 인지적 영향을 일컫는다. long COVID 증상의 목록은 수백 가지에 이르지만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것은 피로감, 숨가쁨, 인지기능 장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COVID-19 감염자의 10~20%가 long COVID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주 post-COVID 클리닉 자료에 따르면 이 증상은 대부분 40대와 50대 여성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시드니 소재 세인트 빈센트 병원(St Vincent's Hospital) 내 long COVID 클리닉 책임자인 앤서니 번(Anthony Byrne) 박사는 현재 합의된 long COVID 정의는 △SARS-CoV-2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거나 확인된 경우,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급성 감염 기간을 포함해 최소 12주 동안 COVID-19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라고 설명한다.
이 클리닉에서 16세~90세 연령의 환자를 진료하는 번 박사는 많은 데이터가 자가 보고되기에 의사는 증상에 대한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초기 데이터를 보면 long COVID는 초기 감염으로 입원했던 이들, 일반적으로 고령층이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번 박사는 “백신을 투여받지 않았고 나이가 많으며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라면 long COVID 증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것이 현재까지의 연구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번 박사는 “지난 1년 사이의 과정을 보면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 가지 않았던 사람들,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도 long COVID의 영향이 미친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우려했다.
호주 과학아카데미(Australian Academy of Sciences)의 첸누파티 자가디시(Chennupati Jagadish. 사진) 회장은 “미래 의사결정과 새로운 정책 개발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의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가면역 질환이나 스트레스 수준이 높으면 초기 COVID-19 감염시 경험한 증상의 수와 마찬가지로 long COVID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번 박사는 “5개 이상의 COVID-19 증상을 갖고 있었다면 (long COVID의) 위험이 증가한다”면서 “따라서 처음에 많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해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지속적인 long COVID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long COVID 조사 진행=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3년이 지나면서 주디 리씨와 같은 long COVID 환자들은 여전히 명확한 전문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내가 만난 많은 전문가들은 ‘만성피로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토로했다.
현재 long COVID와 COVID-19 재감염에 대한 조사가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진행 중이다. 의회는 주요 전문가들을 초청, long COVID 대응을 위한 다음 단계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호주 과학아카데미(Australian Academy of Science. AAS)와 호주 보건-의료 과학아카데미(Australian Academ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 AAHMS)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 토론에는 전염병, 역학, 면역학, 정신건강 및 공공보건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AAS 회장인 첸누파티 자가디시(Chennupati Jagadish) 교수는 COVID-19의 장기적 영향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제한적임을 토로했다. 그는 “(long COVID의) 증거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미래 의사결정과 새로운 정책 개발의 정보 제공을 위해 이의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가디시 교수는 “지식 격차(knowledge gap. 개개인이 알고 있는 정보와 조직 내에서 개인이 알아야 하는 정보간의 차이)를 찾아내고 long COVID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투자로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말로 long COVID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전문가 패널이 확인한 일부 지식 격차에는 위험에 처한 long COVID의 이해, 이를 모니터링 하기 위한 적절한 연구, 지속가능한 인프라, 국가적 연구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 네트워크가 포함됐다.
아울러 각 연구그룹이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자금 지원도 논의됐다. 번 박사에게 가장 시급한 지식 격차는 long COVID 위험에 처한 이들을 식별하고 그들의 상태를 진단,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GP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호주 보건-의료 과학아카데미(Australian Academ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 회장인 스티브 웨셀링(Steve Wesselingh. 사진) 교수. 그는 “long COVID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의를 개발하야 하며 그런 다음 현재 COVID의 실제 발병률(incidence)과 유병률(prevalence)이 어떤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 박사는 “우선순위는 의료 전문가의 숙련도라 생각한다”면서 “믿거나말거나, long COVID를 믿지 않는 의료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long COVID 환자들은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호주의 다음 단계 대책은= 연방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인 폴 켈리(Paul Kelly) 박사는 “(long COVID에 대한) 국가적 계획이 개발되고 있지만 의회 조사가 마무리되고 위원회가 조언을 할 때까지 확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AHMS 회장인 스티브 웨셀링(Steve Wesselingh) 교수는 “long COVID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생각”을 밝히면서 “우리는 long COVID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의를 개발하야 하며, 그런 다음 현재 COVID의 실제 발병률(incidence)과 유병률(prevalence)이 어떤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웨셀링 교수는 “long COVID에 대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자금 지원은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공보건 대응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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