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마틴 상원의원
1972년 4월 12일 생일날 가족과 함께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7살 소녀가 2009년 한인 최초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 임기는 2040년 75세 생일까지. 올해로 15년 차지만, 아직도 임기가 17년 남았다. 선거운동을 할 필요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달 30일 월드옥타 몬트리올지회 소규모지회활성화회의에 참석 예정인 연아 마틴(58)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연아 마틴의원은 현재 캐나다 보수당 원내수석부대표이자,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아래는 연아 마틴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월드옥타 몬트리올지회 방문은 처음이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결심하게 되셨나 ?
세계 경제의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캐나다와 교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퀘벡주에 한국기업이 여럿 진출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와 솔루스가 이미 진출해 있고 또 에코프로비엠도 SK-온, 포드와 3사 합작으로 2차전지 공장을 퀘벡주에 짓기로 했다. 이런 외부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옥타 몬트리올지회의 역할과 협조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퀘벡경제가 한국기업을 통해 기지개를 켜는 상황을 지켜 보며 힘을 보태기 위해 몬트리올행을 결심했다.
Q. 의원님은 한국계 유일의 상원의원이신데 정치인이 되신 과정이 궁금하다.
교사로 1987년부터 2008년까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캐네디언 남편과 낳은 딸 미선이 4살 때부터 하기 시작한 말이 마음 깊이 박혔다. “엄마, 난 왜 피부색이 달라? 엄마도, 아빠도 왜 달라?” 이때 내가 제대로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으면 내 딸이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을 위해” 2003년 비영리단체 한인차세대그룹(C3)을 설립했다. 다른 단체와 함께 기존의 ‘한인 문화의 날’을 확대하고 자체적으로도 7~12살 ‘캠프 코리아’와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콘퍼런스’를 시작해 매년 진행 중이다.
정계 입문에는 당시 연방 다문화 장관이던 제이슨 케니 앨버타주 수상의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케니 장관은 한인 단체장 회의에서 마틴 의원에게 “당신이 (정치를) 하면 어떠냐(What about you?)”라고 말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이후 다른 한인들의 권유가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고민 끝에 2007년 10월 뉴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지역 보수당 후보로 하원의원에 도전했지만 1490표 차로 낙선했다.
낙선 1년여 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였다. 저를 상원의원으로 지명하겠다는 전화였다. 하퍼 총리가 나를 지명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캐나다 인구의 52%가 여성이니 상원에는 더 많은 여성이 필요하다는 것, 밴쿠버에 살고 있으니 그곳의 다양한 관점과 목소리를 대변해달라는 것, 교사는 커뮤니티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니 그 경험을 활용해달라는 것, 마지막으로 캐나다 의회에는 한국인이 없다는 이유였다. 특별히 한 게 없이 연아 마틴이라는 사실만으로 지명받은 셈이다. 그러나 하퍼 총리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웠고 자신감을 얻었다.
Q. 캐나다, 특히 몬트리올의 한인 청춘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면 ?
정치에 입문한 직후인2011년 한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의원실마다 유대인 인턴 출신 직원들이 있는 걸 느낀바 있어서다. 각 지역 한인 커뮤니티와 협력해 인재를 추천받아 채용 절차를 도왔다. 2014년부터는 한인 2세들이 운영하는 탈북자 인권단체 ‘한보이스’도 합류해 탈북 청년들도 매년 인턴십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거친 한인들은 현재 60명이 넘으며 어디서든 모범적인 리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몬트리올의 한인 청년들의 경우 아직 많지 않은 한인 인구, 120여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문화 그리고 언어의 장벽 등으로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다가올 기회를 위해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옥타와 같은 단체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몬트리올 한카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