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핵잠 취역식…미국 보란듯 '태평양함대 배치' 발표
종신집권 진전·서방과 긴장 속 또다시 핵무력 과시 행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장기집권 계획을 재확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로 핵전력을 과시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州)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에 있는 세브마쉬 조선소에서 신형 핵잠수함 '임페라토르 알렉산드르 Ⅲ'과 '크라스노야르스크' 취역식을 참관했다.
임페라토르 알렉산드르 Ⅲ는 2013년부터 실전 배치된 러시아 4세대 보레이급 전략 핵잠수함을 개량한 보레이-A급에 속한다.
최장 사거리 1만㎞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불라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는 신형 야센급 핵 추진 잠수함으로 순항 미사일과 어뢰를 탑재했다.
적군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최적화되도록 설계됐으며 지상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취역식에서 이들 핵잠수함에 해군 깃발을 게양하는 것을 감독했다. 또 연설에서 자국 해군을 현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해군력 강화를 위한 작업은 의심의 여지 없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임페라토르 알렉산드르 Ⅲ와 크라스노야르스크가 머지않아 태평양함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은 러시아의 전략 파트너인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공을 들이는 지정학적 요충이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보레이급 잠수함 3척, 야센급 잠수함 5척을 추가로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조선소 방문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지난 8일 선언한 뒤에 이뤄졌다.
내년 3월 열리는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 연임을 확정해 종신집권을 향한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러시아 내외 혼란을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불식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전의 혼란 속에 발생한 용병단의 반란을 진압했고 우크라이나의 올해 대반격 작전도 좌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이나 침공전 부진 등 안팎의 위기가 닥치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곤 했다.
AP통신은 이번에도 푸틴 대통령의 이날 행보가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자국 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국기 게양식이 끝난 뒤 자국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평가하는 '치르콘'으로 무장한 고르쉬코프급 호위함인 카사토노프 제독함을 시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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