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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그에 순응하며 자연을 닮아가려는 우리네 옛 선조들의 지혜와 사상이 담겨 있는 유형의 자신이자 정신적 유산이다. 그 한옥에서의 숙박이 한국문화 체험 측면에서뿐 아니라 심신의 ‘힐링’ 차원에서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북촌이라 불리는 한옥 밀집지역, 가회동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인 ‘연우하우스’ 대문.(연우하우스 제공).

 

시골 외할머니 댁 같은 정겨움이 있는 곳...

북촌 ‘연우하우스’ 등 한옥 게스트하우스, 문화체험 제공

 

사람이 태어나고 살다 생을 마치는 주거지로서의 집은 그 민족의 총체적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유형의 자산이자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정신의 황폐화와 이를 치유하는 적정한 휴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흐름에 맞추어 온전한 자기 정체성을 찾는 한 방법으로 여행이 추천되고, 이에 부응해 템플 스테이에 이어 한옥 스테이가 그야말로 ‘힐링’의 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행 산업 측면에서 ‘한류’에 맞추어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기반으로 한국문화 체험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 독특한 체험을 중시하는 해외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연을 닮은 공간,

옛사람의 지혜가 담긴 주거지

 

한옥은 말 그대로 한민족의 전통 가옥이다. 거기에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채 조화를 추구하고 사람으로서의 기본적 도리를 일깨우면서 인격을 수양하는 옛 선조들의 뜻이 담겨 있다. 자연과의 조화는 바로 자연과 소통하고 그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의미이다.

실제로 한옥의 구조에는 옛 사람들의 이 같은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로부터 우리네 조상은 우주의 구성요소를 하늘, 땅, 사람(天地人)으로 인식하고 그 세 가지 요소인 ‘3’을 상서롭게 여겼다고 한다. 또한 만물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기본 원리인 음양을 중시하여 집을 짓는 데에도 이를 기본으로 했다. 한옥의 기화에 수키와 암키와로 균형을 주고 사람이 항시 거주하는 공간을 양택으로 지었으며 ‘3’이란 숫자를 중시한 것처럼 집의 공간 수도 홀수로 했다.

풍수지리 또한 집을 구성하는 데 있어 빠뜨리지 않은 기본 요건이었다. 풍수지리는 사람이 발을 딛고 있는 땅을 근간으로 거기에 모이고 흩어지는 바람과 물의 변화에 주목하여 이를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험적 과학이며 지혜이다. 그런 요소 위에서 지어진 한옥은, 그래서 거기 머무르는 이들에게 육신의 고단함을 풀어주고 마음의 안정을 제공했다. 비록 좁은 공간이라 해도 답답함은 적었다.

음양에 맞추고 풍수지리를 기본으로 해서 지은 한옥은 또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육체적 움직임을 고려했다. 한옥의 각 공간은 인체와 적합한 넓이로, 각 공간의 연결도 몸의 움직임에 맞추어 설계했다. 방에서 마루로 가는 문지방은 어깨넓이로, 높이는 방에 낮아 편하게 팔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고려됐다.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또 거기에 순응해 살아가려는 선조들의 뜻과 의지가 담긴 한옥은, 당연히 그 자연을 닮아 있다. 한옥은 거기 머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들다.

한지를 통과하여 방안으로 은근하게 들어오는 아침 햇살은 더없이 부드럽다. 한지의 창은 마구잡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부드럽게 순화시키는 것이다. 한옥 내부의 소나무 기둥들, 벽을 채운 황토, 그 위에 입한 닥종이 벽지는 그 특유의 온화한 내음을 풍겨낸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기운이며 정신적 고통을 순화시키는 자연의 치유이다.

거주자 개개인의 방해받지 않는 독립성을 중시해 폐쇄적 공간이 되어버린 현대식 주거지와는 달리 한옥은 외부로의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안방에서 나가면 대청마루가 있고, 이 마루는 다시 작은 방으로, 작은 방에서는 퇴청마루로 이어진다. 각 공간을 차단하는 문도 여닫이 또는 미닫이로 가변성을 주었다. 이런 것들이 한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또 옛사람의 지혜를 인정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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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지역에 따라, 또한 거주하는 이의 신분에 따라 약간의 형태를 달리 했지만 구조적 기본 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회동 연우하우스의 안채와 사랑채.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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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한옥마을의 기와지붕 위로 내리는 눈. 북촌이라 불리는 이 지역은 과거 조선 정치의 핵심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었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조선의 정치 중심지 ‘북촌’,

서울의 한옥 밀집 지역으로 보존

 

서울에서 이런 한옥들이 대거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북촌’이 있다. 물론 서울시의 공식 행정 지명은 아니다, 하지만 북촌이라는 용어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상류층의 집단 거주지를 일컫는 말이었다.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전통한옥이 지금까지 밀집, 보존되어 있는 주거지역이며 많은 사적들과 문화재, 민속자료가 있어 도심 속의 ‘거리 박물관’이라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북촌’(North Village)이라는 말은 청계천과 종로의 북쪽에 위치한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오늘날 지명으로는 가회동과 송현동, 안국동, 삼청동 일대를 가리킨다. 두 왕궁(경복궁, 창덕궁) 사이에 자리해 당시의 정치 핵심 인사인 고관대작들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기도 하다.

작가 김훈 선생의 ‘고향 2’라는 산문을 보면 ‘북촌’이란 곳에 사는 사람들의 긍지를 얼핏 엿볼 수 있다. <나의 이른바 고향은 서울 사대문 안이다. 사대문 안에서도 청계천을 기준으로 남촌과 북촌을 갈랐는데, 내 본적지는 대궐(경복궁) 근처인 북촌이었다. 북촌에도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넘쳐났지만 북촌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세계와 문명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에 넘쳐 있었고 한양 성곽 밖에서 사는 사람들을 싸잡아서 ‘문밖 것들’이라고 통칭했다...>라고 한 부분을 보면, 어떻게 살든 북촌이라는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이들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그 북촌의 가회동은 한옥이 연이어진 대표적인 한옥 거리이며 한옥들 사이의 골목은 서울을 여행하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탐방하는 거리이다. 골목길 자체의 옛스러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또한 거기서 삶을 이어왔던 이들의 숨결이 빼어 있다. 더불어, 한옥 처마 아래로 이어지는 풍경은 현재로 이어지는 북촌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빼어난 여행 코스가 되고 있다.

한옥 스테이는 이처럼 우리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자연 닮은 주거지에서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더불어 고즈넉한 한옥 풍경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독특한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K-Pop을 필두로 드라마, 음식 등으로 확대되어 지구촌으로 번지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문화 체험’ 측면에서 한국의 전통 일부를 몸으로 만끽하려는 해외여행자들, 한국을 찾는 각국 재외동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북촌 일대에는 수많은 한옥들이 게스트하우스로 재단장, 여행자들에게 한옥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옥이 가진 주거지 형태로서의 여러 가지 특징들, 그런 주거지를 지은 우리네 선조들의 마음과 지혜, 그리고 옛 서울의 정치적 중심지인 경복궁과 창덕궁 인근, 상류층 거주지에 담겨진 문화 엿보기라는 측면에서,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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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스테이를 체험하는 외국 여행자들은 한복을 입고 가회동 골목을 둘러보는 것이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었다. 한 중국인 여행자가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복의 맵시가 그대로 살아 있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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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안채의 안방과 대청. 한옥 스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옥들은 기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되 머무는 이의 편의성을 위해 현대식 숙박시설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서울 북촌 한옥 게스트하우스 추천- 연우하우스

“호주 한인 동포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가회동을 중심으로 한 서울 북촌에는 수많은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고 한국내 고객은 물론 외국 여행자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나 지자체인 서울시에서도 한옥 스테이를 전략적 관광 상품으로 선정, 여행객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13년부터 우수 한옥체험 숙박시설 인증제도를 실시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이는 ‘한옥 스테이’로 갖추어야 할 친절성, 고객 서비스, 시설 편의성, 안정성, 청결도, 전통체험 프로그램 등 서른 여덟 가지의 엄격한 심사 항목을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한옥에 인증마크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인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숙박 그 자체는 물론 편의성과 안정, 청결은 물론 문화체험 측면에 완벽함을 갖추었다는 의미이다.

가회동에 문을 열고 있는 한옥 게스트하우스인 ‘연우하우스’는 한국관광공사의 ‘우수 한옥 스테이’ 인증을 받은 곳으로, 최근 본지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호주 한인동포들에게 색다른 숙박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우하우스’는 서울시 지하철 3호선인 안국역과 가까운 거리이며 큰길에서 다소 안쪽의 조용한 거리에 자리해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원 사이로 안채와 사랑채가 분리되어 있으며 각 실별 전용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안채는 패밀리룸으로 방 2개, 거실, 부엌, 욕실이 구비되어 안채 전부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재 ‘연우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는 최옥이, 유상우씨로, 최옥이씨는 중국 유학 이후 한동안 그곳에서 거주하다 귀국한 뒤 관련 비즈니스를 해 왔고, 유상우씨는 주로 일본을 대상으로 무역업을 하던 이였다.

이들이 각자의 일과 거리가 먼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된 것은 “그냥 한옥이 좋아서”라고. 각자의 비즈니스를 반으로 줄이고 게스트하우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들은 ‘사람 냄새 가득한 전통의 한옥 공간’, 그리고 ‘머무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과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연우하우스의 하룻밤 숙박료는 2인 1실 기준 8만원(1인 추가시 2만원), 그리고 아침이 제공된다. 부엌이 있어 여행자 개인이 직접 조리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호주 한인 동포로 <한국신문> 독자임을 밝히면 숙박료의 15%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들은 “비단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북촌’을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연우하우스에 들러 대청마루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 가도 좋다”며 “특히 호주에서 온 동포들은 언제나 환영하며 맛있는 커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12길 5-13(가회동)

-숙박문의 : (한국) 010 3173 5057 또는 haohouse@naver.com

-온라인 : https://www.facebook.com/Yeonwoo-House 또는 http://band.us/n/acafp89dpcD5F에 가입, 연우하우스 및 북촌 관련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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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생활 보장 차원에서 폐쇄적 독립성을 강조하는 현대식 숙박시설과 달리 한옥은 열린 공간이자 문화체험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회동 한옥 스테이 ‘연우하우스’ 입구. 이곳에서는 서울을 방문하는, <한국신문> 독자인 한인 동포들에게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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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가회동 골목길을 둘러보는 외국인 여행자들. 가회동 골목에서는 매일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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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벽면 풍경. 전통 가옥의 이 같은 풍경은 오랜 시간 너머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준다. 사진 : 연우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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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하우스’를 운영하는 최옥이(왼쪽), 유상우씨(오른쪽). “한옥이 좋아서”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이들은 서울을 방문하는 호주 동포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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