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드니 소재 대학생들이 애보트 정부를 비난하는 항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브로드웨이(Broadway)에서 시작해 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로 향하는 대학생들.
애보트 수상 등, 시위 우려로 디킨대 방문 일정 취소
연방정부의 Budget 2014에 대한 전 국민의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주 수요일(21일) 시드니 소재 각 대학 수천 명의 학생들은 이번 예산안에서 고등교육 예산이 크게 삭감된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시드니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번 집회와 가두행진을 주도했던 2명이 체포됐으며 가두 행진으로 조지 스트리트의 일부 구간이 차단되어 교통정체를 빚어 오후 5시가 돼서야 차단이 해제됐다. 교통 정체로 인해 조지 스트리트에서 출발하는 시드니 남부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은 15분 정도 지연됐으며 엘리자베스 스트리트(Elizabeth Street)에서 시드니 북부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도 10분 정도 지연됐다.
멜번(Melbourne)에서는 대학생들이 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시드니에서 열린 시위는 울티모(Ultimo)에 위치한 시드니 기술 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UTS)에서 시작됐으며 약 100여명의 경찰이 브로드웨이(Broadway)에서 벌어진 가두행진을 위해 폴리스 라인을 형성했다.
대학생들은 ‘f--- you, Tony, f--- you’, ‘우리의 교육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고 시드니 대학교 학생들 역시 가두행진에 참가하며 조지 스트리트의 타운 홀(town hall)까지 행진했다.
행진 도중 대학생들은 한명의 대학생이 경찰에 연행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조지 스트리트 거리에 앉아 행진이 얼마간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행진을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타운 홀에 모인 100여명의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일부 학생들은 가두 행진을 더 벌이려고 시도했지만 배서스트 스트리트(Bathurst Street) 코너에서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UTS에서 통신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이번 집회에 참가한 마들렌 트리시스 맥클레인(Madeleine Treacy-Maclean)은 “내 자신이 직접적으로 등록금 인상에 타격을 받을 개연성을 낮지만 미래의 학생들이 걱정”이라고 전하며 “나는 여기 서 있지만은 않을 것이며 젊은 세대들이 일어나야 한다. 나의 윗세대들이 지금의 내 등록금을 위해 싸웠듯이 나 역시 미래의 학생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NSW 대학(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UNSW)에서 순수 예술을 공부하고 있는 알렉산드라 미첼(Alexandra Mitchell)은 “이번 가두 행진은 다른 이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전한 뒤 “나는 내 자신과 미래 세대들을 위해 교육이 보호 받기를 원하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지난 주 금요일(16일) 호주 정부가 새로 마련한 유학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드니 대학교를 방문했다가 예산안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맞닥뜨려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200여명의 시위대는 계단을 이동해 행사장으로 향하는 비숍 장관을 막아서며 “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야유를 보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비숍 장관 및 그의 수행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과 크리스토퍼 파인(Christopher Pyne) 교육부 장관은 금주 수요일(21일)로 예정됐던 빅토리아 주(Victoria)의 디킨 대학(Deakin University)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애보트 수상과 파인 장관은 애초 이 대학에서 열리는 탄소섬유 연구소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의 시위 가능성 때문에 경호상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연방경찰의 조언으로 인해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파인 장관은 “연방 경찰로부터 디킨대 행사에 참석하면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정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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