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살해 짐머맨,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총기 내놔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올랜도 북부 샌포드시에서 흑인 청소년을 총기로 살해한 전 자경단원 조지 짐머맨이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사건에 사용한 총기를 판매하려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지역 일간지 <올랜도 센티널>은 최근 짐머맨처럼 총기사고에 연루된 총기를 판매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옳은 것인지 일반인들의 논란거리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도덕과 윤리의 선을 넘어 어두운 면을 간직한 물품을 기념품으로 팔고 사는 시장은 존재한다.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리 하비 오스왈드를 처형할 때 사용된 잭 루비스 38밀리미터 구경 칼리버 콜트 코브라도 거래됐다. 또 1934년 남녀 커플 갱단으로 유명한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가 강도짓에 사용했던 38구경 총과 콜트 45구경 총도 마찬가지이다. 이 외 연쇄 살인마들의 물품을 파는 온라인 콜렉션 시장도 버젓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같은 거래가 비도덕적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호기로 치부해 버리고 만다. 바로 조지 짐머맨이 이같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짐머맨은 최근 9밀리미터 구경 피스톨을 경매사이트에서 팔기 위해 여러번 시도했다. 이 총기는 동네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군것질 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17세의 트레이본 마틴을 쏘아 절명케 했던 살인 무기이다.
▲ 흑인 청소년을 총기로 살해한 전 자경단원 조지 짐머맨이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사건에 사용한 총기를 판매하려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은 2012년 2월 26일 샌포드 포트 멜론 파크에서 열린 군중집회에서 한 청년이 조지 짐머맨 체포를 요구하며‘Justice 4 Trayvon(트레이본을 위한 정의)’ 라고 쓴 표지판을 들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짐머맨은 경매 사이트 거래품 설명에서 최근 연방 법무부로부터 총기를 돌려받았다고 적었다. 짐머맨의 2회 경매 시도를 주관했던 유나이티드 건 그룹(United Gun Group)은 문제의 총기 경매가 헌법 2조에 어긋나지 않다고 지적하고 경매가 합법적인 한 누구라도 웹사이트에서 무기를 팔 수 있다고 전했다.
“역사적 가치 있나?” 논란 가중
일부 물품 감정 및 경매업 전문가들은 피스톨이 적어도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픈 마켓에서 총기 판매는 부적절하며 총기가 정말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 역시 의문을 표한다.
스미스 소니언과 연방의회 도서관에서 전문 감정사로 일하는 앨런 스타이팩은 짐머맨의 총기 경매 시도에 격앙스런 감정을 보였다. 연방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물품 소장 가치를 감정하고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의 피스톨을 감정한 바 있는 그는 ‘부스의 살인 무기의 경우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가 있지만 짐머맨 총기는 역사적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짐머맨의 총기 경매는 찬반 양측에 정상적 토론을 가져오기 보다는 분란에 불을 지핀다는 것이다. 더구나 짐머맨이 총기 경매에 나서는 것도 적절하지 않으며, 백번 양보해 (경매) 적정 시기가 있다고 해도 지금은 그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짐머맨은 스미스소니언측이 총기에 흥미를 보인 적이 있었으나 이후 총기 구입이나 전시 계획이 전혀 없다는 반응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짐머맨의 총기가 과연 경매에 성공했는지 혹은 가격이 얼마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경매사이트측은 총기에 대해 25만불짜리 응찰이 있었다는 사실만 트위터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