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복합적인 사회문제로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상담 요청도 증가하는 가운데 호주 최대 청소년 상담기관인 ‘Kids Helpline’의 경우 지난해 카운슬러 부족으로 상담에 응하지 못한 비율은 40%에 달하고 있다.
과로에 시달려 지난 한 해 상담요청 40% 응답 못해
매년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한 해 호주의 아동상담 서비스가 아동 및 청소년의 전체 상담요청 가운데 40%에 대해 응답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청소년 상담기관인 ‘The Kids Helpline’은 지난해 약 39만 건의 전화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상담요청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10%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운영자금의 부족에 보다 복잡하고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상담자들이 청소년 상담 요청을 모두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Kids Helpline’ 카운슬링 서비스의 웬디 프로데로(Wendy Protheroe) 총괄 매니저는 “청소년 상담은 정신건강, 가족 간 문제, 자살 및 동료와의 관계 문제 등을 주로 상담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상담 전화도 길어지고 또한 청소년들도 보다 전문적인 조언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Kids Helpline’에서 일하는 135명의 카운슬러들은 매일 평균 26명에 달하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을 상담해야 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세 배가 늘어난 것이다. 자해를 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청소년은 1일 평균 43명에 달했다.
또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은 13세에서 18세 사이의 10대 청소년 여성으로 전화상담의 경우 각 개인과의 통화시간은 34분에 달했다.
시드니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강의하는 라메시 마노차(Ramesh Manocha) 교수는 학교 상담교사의 부족과 스트레스 증가, 청소년들이 받는 정신적 압박감이 늘어나면서 상담기관을 찾는 전화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마노차 교수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정신건강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청소년기의 위기감을 느끼는 모든 아동들에게는 다른 10가지의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학교 상담은 오직 가장 심각한 상황에 대해서만 조언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무수한 사회적 위험 요소들을 만들어 냈으며 지나친 음주와 물질주의 문화는 청소년들에게 이전보다 더 큰 불안감을 주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ids Helpline’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연간 1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이 기관이 받은 전화 또는 이메일 상담 요청은 39만 건에 이른다. 하지만 카운슬러 부족으로 답변을 하지 못한 건수는 15만6천 건에 이른다.
또 카운슬러들이 처리한 상담 가운데 22%는 자해를 느끼는 이들에 대한 것이었으며 13%는 자살충동을 갖고 있다는 청소년들로 이 두 가지 문제만 7만2천 건에 달했다.
지난 2012년, 15세에서 24세 사이의 호주인 사망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자살이었다. 이처럼 높은 자살 및 자해 충동 비율은 호주 아동위원회(National Children's Commission) 메건 미셸(Megan Mitchell) 위원장으로 하여금 청소년 자살 문제를 의회에 공식 제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자살이나 자해 충동 등에 대한 문제는 Kids Helpline(1800 55 1800), 또는 생명의 전화(Lifeline. 13 11 14)의 카운슬러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