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이후 뉴질랜드를 처음 방문한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는 지난 7일 존 키 총리와 회담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존 키 수상은 TPP와 관련하여 미국을 방문 중 일본을 비판하며 발언을 한 바 있다.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미국과 뉴질랜드가 제기하고 있는 비판의 한계를 벗어나려면 일본의 국내 농업 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일본의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오전 회담에서 동아시아지역 포괄경제협정(RCEP) 등을 새로 추진하고 일본 자위대와 뉴질랜드군이 물자를 상호 제공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연구에 착수한다는 데 합의했다. 아베 일본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키 총리에게 지난 1일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각의 결정에 대해 설명했고 키 총리가 이해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아베 총리는 동행한 닛케이(니혼 게이자이 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세계 각계의 여성 지도자 약 100명을 도쿄로 불러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 각국 여성의 활약을 일본이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 여성지도자회의를 세계의 정·재계 지도급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과 유사한 형태의 '여성판 다보스 포럼'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을 경제 성장에 연결하는 방안과 개발도상국 여성의 권리 확립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여성판 다보스포럼'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발표한 성장전략에 여성의 사회진출 촉진을 포함하고, 4일 단행한 중앙부처 간부 인사에서 법무성, 경제산업성 국장직에 처음 여성을 기용하는 등 여성중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하지만, 중대한 여성인권 침해 사례인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고노(河野)담화(1993년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 검증 결과를 지난달 공개하는 등 역사의 부정과 퇴행적 행보를 보인 것은 최근 아베 총리가 펴는 여성 중시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과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한편, 아베 총리는 뉴질랜드에 이어 지난 8일에는 호주를 방문, 토니 애벗 총리와 회담하고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방위장비품 관련 협력협정에 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