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한인회 정기총회는 시드니 한인사회의 현안을 논의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점검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특히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연간 한 차례의 총회라는 점에서 이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그런 만큼 의미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단지 한인회 정관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치르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2014년 시드니한인회 정기총회가 금주 월요일(25일) 오후 2시 한인회관에서 치러졌다. 이번 총회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총회장의 열기였다. 한 해의 한인회 활동에 대한 보고(업무/재무/감사보고)에 이어진 안건토의 시간을 메우던 수많은 질문과 한인회 업무에 대한 지적, 향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제시 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총회 참석자 수도 이전과는 상당히 줄어든 느낌이다. 이번 총회 공고 시간인 오후 2시에서 약 10분이 경과된 뒤 정족수 200명을 넘겨 시작된 이번 총회는, 한인회 측에서 마련한 공연자들(총회에서 이런 공연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각 미디어 취재기자들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총회를 지켜보고자 한 이들은 200명에 못 미쳤다.
과거 한인회장을 역임했던 이들의 참석도 겨우 3명에 불과했으며 한인사회 주요 단체 관계자들의 얼굴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물론 이 배경에는 평일, 특히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총회 시간을 정한 한인회 측에 1차적인 지적이 가야할 터이고, 더불어 한인회 총회에 대한 교민들의 무반응, 한인회와 더불어 ‘교민사회의 발전을 도모한다’(과연?)는 각 단체 관계자들의 무관심도 예외일 수는 없을 듯하다.
한인회 총회는(다른 단체도 마찬가지이듯) 한인회 구성원들(교민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뽑아 놓은 일꾼이 얼마만큼 한인사회 전체를 위해 일을 했는지를 점검하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바르게 잡아나가는 자리이다.
이런 절차도 없이 넘어간다면 오류는 더욱 쌓이게 마련이고 한인사회 전체를 위한 방향은 틀어지기 쉬우며 한인회 봉사자로서의 순수한 목적은 손쉽게 증발할 위험성이 많다.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총회이며, 이 총회를 통해 제기된 문제들, 재검토되어야 할 사안이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들을 확인해나가면서 한인회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하나의 예를 언급하자면, 이번 총회에서 한인회가 내놓은 재무보고에는 한인회장 차입금(20만 달러)이 있다. 송석준 회장은 지난해 한인회장 선거 당시 당선을 전제로 20만 달러를 한인회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송 회장이 그 금액을 한인회에 내놓았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혹 이 차입금이 그 용도는 아닌가 의혹이 일 수 있다. 이날 김석민 사무총장 설명에 따르면, 한인회 측에서 한인사회 각 단체에 지원하는 것이 모두 현금이고, 한인회 업무 종사자에 대한 임금도 현금지급이며 공적회의에 소요되는 비용도 현금이라 한다. 하지만 현금으로 바로 한인회에 입금시킬 경우 세무조사 문제가 우려되어 각 항목별로 지출한 현금 부분이 이 만큼의 차입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인회가 은행거래를 하지 않는 단체도 아닌데 왜 모든 것이 현금으로 이뤄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이 많다.
바로 이런 문제들,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총회 자리에서 납득되도록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인사회의 일치된 힘은 이처럼 의혹이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사라짐으로써 가능해진다. 총회 자리는 바로 그런 기반을 만들고 다져가는 시간이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번 총회의 저조한 참석률, 명확하지 않은 한인회의 설명 등 되짚어 볼 사항들을 한인회는 물론 동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