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함유 물질이 정신질환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멜번대학교 정신과 교수진에 의해 제시됐다.
멜번대학교 연구진 밝혀... 대마초 함유 물질 이용
마리화나에서 추출된 합성물질이 조만간 호주 젊은이들의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제로 임상실험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 임상실험은 다른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은 유럽의 정신분열증 연구가 이루진 뒤 추천될 경우 진행될 예정이다.
근래 각 주 및 연방 정부가 의료 목적의 대마초 사용 법안에 대한 요구 증가에 직면한 가운데 멜번대학교 ‘Youth Mental Health’ 교수이자 정신건강 전문가인 패트릭 맥고리(Patrick McGorry) 교수는 “이 약물의 한 부분이 항정신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마초의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이 대략 10~20%의 사람들에게 정신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물질로 생각되어 왔지만 다른 복합물질로 마리화나의 여러 생리작용을 일으키는 카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정신질환과 압박감,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맥고리 교수 이어 “멜번대학교 정신건강 연구팀은 초기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치료 차원에서 카나비디올을 시험해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른 항정신질환 치료제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최근 항정신질환 치료제에 대한 많은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 치료제가 분명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 특히 체중증가와 신진대사에 대한 문제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맥고리 교수는 이 때문에 (카나비스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윤리적 분위기도 조금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은 보다 실험적인 치료를 시도하고자 한다”면서 “카나비디올도 그런 실험적 치료방법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맥고리 교수는 “임상실험을 시도할 기금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주요 윤리적 장애물을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독일 연구진은 극심한 피해 망상적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는 4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통제 연구와 이중맹검(double-blind. 약의 효과를 판정하는 방법)을 게재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카나비디올이 4주 이상 정신질환 증세를 완화시키는 항정신질환 치료제로 잘 작용했으며 또한 부작용도 눈에 띄게 적었다고 밝혔다.
맥고리 교수는 “독일 연구진의 연구는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대마초의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이 있음을 알려준다”며 “카나비디올 임상실험이 준비되면 이는 치료제로서의 약물 성분만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마약을 사용하도록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NSW 대학 국립 마약예방 및 정보센터(National Cannabis Prevention and Information Centre)의 얀 코플랜드(Jan Copeland) 대표는 “카나비디올은 사람들을 취하게 하지 않는, 대마초의 화학적 합성요소 중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하지만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의 영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플랜드 교수는 카나비디올이 정신질환과 불안증, 불면증을 완화한다는 연구는 적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대마초 사용을 끊은 1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초기 단계의 정신질환자를 위한 카나비디올 연구 지원이 늘어나고, 이런 연구가 정신질환자를 더 많이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