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과 천안문 사태 겪은 이민자들, "캐나다 정치인이 공산주의 상징 붉은 스카프 착용?"
중국이 BC주, 특히 밴쿠버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의 친중 행보가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30일(금), 밴쿠버 시가 중국 공산당 집권 67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 자리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홍위병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 스카프를 착용한 것이다. 케리 장(Kerry Jang) 시의원은 중국 국기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밴쿠버에 정착한 중국계 이민자들이 비판에 나섰다. 학살로 이어진 천안문 시위 참여자인 로즈 탱(Rose Tang) 씨는 "나에게 오성홍기는 그 때 죽은 내 친구들을 떠올린다"며 "기가 막히다"는 입장을 표했다. 또 그는 "빨간 스카프는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것인데 어떻게 캐나다 정치인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기초선거에서 밴쿠버 시장에 도전했던 홍콩 출신의 정치인 미나 웡(Meena Wong)도 입을 열었다. 그는 "나와 내 가족은 직접 홍위병의 핍박을 겪었다. 붉은 스카프도 중국 국기도 우리에게는 억압을 상징한다.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국의 공산정권과 독재에 반대하는 중국계 캐나다인들은 케리 장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역 언론과 접촉한 장 의원은 "문제를 더 시끄럽게 만들지 않겠다"며 이 일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