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총궐기 사상 최대 집회
광화문=노창현 민지영 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처음 봅니다.”
‘박근혜 국정파괴’를 심판(審判)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서울 광화문을 비롯, 전국과 해외 주요 지역에서 메아리쳤다.
12일 ‘박근혜 하야 촉구’ 광화문 민중총궐기에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렸다. 오후 4시경부터 광화문과 세종로, 태평로, 시청 앞 광장, 남대문, 종로 등 주요 도로는 문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2008년 광우병 집회의 70만명은 물론, 1987년 민주화 항쟁의 10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숫자로 추산(推算)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전세버스를 동원해 참여한 숫자만 전국에서 10만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 주요 도시와 해외 56개 도시에서도 촛불집회와 행진을 하는 연대 시위가 펼쳐지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분노의 함성(喊聲)이 울려 퍼졌다.
광화문 앞 8차로인 율곡로에서 시민들이 행진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사상 처음 법원이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허용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덕분이다.
당초 경찰이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까지만 행진을 허가했으나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이 ‘성숙한 시민국가에서 자유로운 평화 행진을 막을 수 없다’며 허용 결정을 내렸다.
시민들은 오후 3시경부터 삼삼오오 광화문 주변에 몰리기 시작, 오후 4시경에는 시청과 광화문의 지하철 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올 수 없을만큼 급속히 불어났다.
“박근혜는 물러가라”는 성난 시민들의 함성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지고 수많은 시민들이 연호했다. 임시로 만들어진 연단에서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노래와 음악이 울려퍼졌다.
오후 6시경부터 시민들은 크고 작은 배너와 플래카드, 만장 형식의 깃발, 촛불들을 든 채 행진을 시작했다. 어둠이 몰려오면서 세종로사거리와 의주사거리, 정동길, 을지로입구, 한국은행사거리 등 총 5개 코스에서 시작해 청와대 코앞인 내자사거리로 이동하는 모습은 노도(怒濤)와 같은 촛불의 바다였다.
청와대에서 약 800m 떨어진 내자동 삼거리에서는 경찰이 높은 차벽을 친 가운데 1만명의 시민들이 대치했고 이중 1천여명이 한때 청와대에서 200여m 떨어진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까지 진출, 연좌농성을 하다가 물러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두 차례의 시위와 마찬가지로 폭력 시위의 행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노조 등 단체 소속은 물론, 아기와 유치원생, 초등생 등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특히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면서도 자제력을 잃지 않았고 평화롭고 흥겨운 ‘한국형 시위’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찰과 대치한 일부 구간에서 시민들이 손으로 차벽을 두드리긴 했지만 일체의 폭력적인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고 경찰도 과거 물대포를 쏘는 등 과격한 진압의 구태(舊態)를 버리고 시종일관 부드러운 대응을 했다.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하야’를 외쳤지만 유쾌한 축제의 현장에 온 것 같았다. 재기발랄한 각종 구호들이 시선을 끌었고 박근혜와 최순실을 풍자(諷刺)한 코스프레들도 유쾌하게 이끌었다. 대중가요를 개사한 ‘하야 송’을 부르고 율동을 곁들이며 흥을 돋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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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전국에서 대규모 연대 집회 행진
이날 부산과 제주, 전주, 광주, 울산,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집회와 행진을 하며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에서는 약 2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게이트를 규탄하고 서면 일대를 행진했다.
광주민족예술제가 열린 5·18민주광장에서는 촛불을 든 시민 5천여명이 모였다. 제주에서도 시청 앞에 시민 5천여명이 운집해 경찰을 긴장케 했고 전주 풍남문 광장에도 3천여명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는 2500여명이 촛불을 들었고 대전, 경주 등 주요 도시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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