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광산경기가 활황이던 당시 연간 2.1%에 달하던 호주 인구성장률이 지난 1년 사이 평균 1.4%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산율 저하와 해외 이민자 유입 감소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ABS 인구변화 통계... 국내 이주자 수도 이탈 인구보다 많아
호주 전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인구 증가를 보인 지역은 빅토리아(Victoria) 주로 집계됐다. 올 3월까지의 빅토리아 주 인구(시민권을 가진 이들)는 9만7,500명이 늘어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빅토리아 주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인구 성장을 보인 곳은 NSW 주와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WA) 주로, 성장률은 1.4%를 보였다. 이는 호주 전체 평균 성장률이면서 또한 지난 10년간 가장 더딘 인구확산 속도이다.
지난 주 목요일(24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rics. ABS)이 발표한 ‘세대 간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인구 성장 비율은 오랜 기간의 광산 붐 시기에 기록했던 2.1%보다 크게 밑도는 수치로, 지난 10년간의 평균치인 1.5%에도 다소 못 미치고 있다.
인구 성장률 침체는 출생률 하락, 그리고 호주로 유입되는 해외 이민자에 비해 해외로 유출된 이들이 더 많은 데서 기인한다.
빅토리아 주의 인구 증가는 해외 이민자 유입이 다른 주에 비해 많았고 또 시드니에 비해서는 더 낮은 주택가격과 많은 일자리로 인해 호주 내부에서도 빅토리아 주로의 인구 이동을 유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6개월 동안 호주 전역에서 빅토리아 주로 이주한 인구는 3만7,800명에 달했으며, 반면 빅토리아 주를 떠난 이들은 3만1,900명이었다.
이에 반해 호주 각지에서 NSW 주로 이주한 이들은 4만5,400명이었지만 NSW 주를 벗어나 다른 주로 이주한 이들은 유입자보다 많은 4만8,800명에 달했다.
호주 전역에서 국내 인구 이주가 늘어난 주는 빅토리아와 퀸즐랜드(Queensland) 주 두 곳으로 집계됐다.
호주 인구연구소(Australian Population Research Institute)의 인구통계 학자 밥 비렐(Bob Birrell) 박사는 시드니 거주민의 경우 멜번 이주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시드니에서 60만 달러 이하의 자기 주택을 소유하고자 한다면 도심에서 55킬로미터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멜번에서는 도심 외곽에서 30만 달러로도 자기 주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렐 박사는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더 많은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들이 멜번으로 이주하지 않은 것이 약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외 이민자들의 빅토리아 주 정착도 이곳의 인구 증가에 큰 몫을 했다. 비록 NSW 주 의 경우 빅토리아 주에 비해 해외 이민자 유입이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내 이주 등 전체적으로는 빅토리아 주로의 인구 집중이 가장 컸다.
ABS의 인구예측은 세 가지 시나리오 중 두 가지 측면에서 멜번 인구가 시드니 인구성장을 앞지르고 있다.
‘높은 출산, 그리고 해외 이민자 유입 및 기대수명’ 측면의 예상 시나리오를 보면 멜번 인구는 금세기 중반경 919만3천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드니 인구 예측 843만1천명을 크게 앞선 수치이다.
‘평균 출산율, 그리고 해외 이민자 유입 및 기대수명’의 시나리오에서도 금세기 중반경 멜번 인구는 816만2천 명으로 시드니의 812만4천명을 약간 상회하고 있다.
반면 ‘저출산, 그리고 해외 이민자 유입 및 기대수명’ 측면에서는 금세기 중반경 멜번 인구 735만3천명, 시드니는 771만6천명이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렐 박사는 멜번에 대해 최근의 인구 성장률이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이를 방해하는 요소도 있다고 분석했다. 멜번 CBD의 경우 빠른 인구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이는 주거 공간의 부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통계청은 호주 광산업 경기로 인한 이민자 유입 증가가 향후 40여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