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봄 하늘에 하늘하늘한 분홍 꽃잎이 봄 바람에 살랑거린다. 봄이 되면 개나리와 함께 기다려지는 손님, 바로 수줍은 듯 홍조띤 모습으로 후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이다. 벚꽃나무가 가로수처럼 빼곡히 들어선 도시는 4월이 되면 눈이라도 내리는 듯 흰 꽃잎 양탄자가 깔린다.
대규모의 경관보다는 아기자기함을 추구하는 프랑스 도시들의 조경 방식이 이야기 해 주 듯, 한국의 여의도처럼 벚꽃이 펼쳐진 넓은 길은 프랑스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파리의 매력은 뒤질수록 보물이 나온다는 점이 아니겠는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숨은 벚꽃의 명소들을 미리 알아두고 올해 만큼은 성큼 다가온 4월의 벚꽃 길을 걸어 보자. 한 가지만 알아두자! 벚꽃이 피고 지는 시간은 단 열흘이라는 사실을...
Jardin Saint-Simonian:
19구의 작은 공원, 그저 동네의 작은 공원이라 느껴질 수 있는 이 곳도 봄이 되면 솜사탕과 같은 색조를 띄고 봄을 알린다. 4월 중순만 되면 분홍 빛 뭉게구름이 몰려오기라도 하듯, 벚꽃이 풍성하여 피어나 행복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동네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마음 놓고 벤치에서 다가오는 봄 빛을 즐길 수 있는 숨은 보석과도 같은 장소이다.
분홍의 황홀함에 파묻힐 수 있는 곳, 파리 남쪽 Sceaux 공원
운하와 Hanovre 파빌리온 근처에 흰색과 분홍색 두 가지 색의 벚꽃이 어우러진 작은 숲이 나온다. 마치 일본 만화 영화의 주인공이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 같이 동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프랑스 사람들에게도 이국적이기만 한 광경이 펼쳐진다. 파란 하늘과 푸른 녹지 그리고 청아하고 고운 빛깔의 벚꽃 세 요소가 만들어 내는 조화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이다. 실재로 유럽지역의 벚꽃 유입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세기 말 일본을 방문 한 독일 의사를 통해 벨기에 각지와 독일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공원이 일본을 연상시키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파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이 곳에서 일본 전통 벚꽃 축제인 ‘하나미’를 이 공원에서 치룬다. 일본 음식과 음료가 판매되고 경품 추첨 등의 행사가 진행 되는 가운데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언덕 위의 분홍 꽃, Buttes-Chaumont
파리의 남단은 지대가 높은 지역인 만큼 공원 또한 언덕 위에 위치한다. 넓은 규모의 명성에 맞게 만날 수 있는 나무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Buttes Chaumont에 초대된 벚꽃들은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멋이 있다. 저마다 다른 색과 형태를 자랑하는 나무들 사이에서 동양의 미를 마음껏 발산한다.
Petit Palais 안 작은 봄 바람
풍채 있는 외관과 화려한 내부 장식과는 달리 쁘띠 빨레 미술관의 내부 정원은 Petit라는 말에 어울리는 아담함을 자랑하고 있다. 벚꽃 아래를 거닐기보다도 가만히 앉아 바라보고 싶다면, 내부 까페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자.
에펠탑 앞 녹지
파리 느낌이 물씬 나는 벚꽃 놀이를 하기에 제격인 곳이며 에펠탑과 벚꽃을 함께 사진에 담아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인기가 좋은 곳이다.
8구 샹젤리제 공원
시내 중심에 위치 한 만큼 소담하게 벚꽃 나무들이 도심 풍경과 어우러진다. 8구 샹젤리제 공원에서는 벤치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기는 자들 위로 그늘을 선사한다.
벚꽃의 수명은 길어야 고작 2주이다. 4월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동네 정원이 있다면, 올 해에는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의외로 만개한 분홍빛 꽃들이 가지 위에 흐드러져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