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화요일 오전, 수업에 한창이어야 할 중학교 교실 안이 어수선하기만 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육 개혁안 반대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교육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을 받고 있는 반면 학생들의 국제 경쟁력은 낮은 수치에 머물고 있다는 모순적인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된 바 있다. 중학생 5명 중 1명의 수학능력이 기초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대안책일까? 수업 참가율을 높이고 학생 개개인의 특기와 강점을 살린다는 취지로 교육부 장관이 제안한 개혁법이, 1차적으로 중학생들에게 적용이 될 것이라고 최근 발표됐다. 이에 교사들은 근시안적인 개혁으로 인해 오히려 불평등이 야기될 것이며, 올바른 지식 습득보다는 참여율에만 중점을 둔 가벼운 교육이 될 것이라는 위험성을 지목했다.
개혁안을 보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주원인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신이 산만하여 수업에 대한 흥미를 얻지 못한다는 이유로 보고, 교과 과정의 20%를 소그룹, 개인 맞춤 보충 수업 혹은 여러 교과 과목이 교차하는 통합 수업(EPI)으로 이루도록 했다. 학생마다 자신에게 맞는 수준을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EPI(Enseignement Pratique Interdisciplinaire) 통합 수업은 기본 교과 과정을 보충하는 과정으로서 문화, 고대 언어, 사회과학, 보건 등의 8가지 주제를 두고 진행된다. 이 과정은 각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구상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교사 노동조합은 EPI 과정 도입 시, 학문을 깊이있게 배우지 못하며 학교는 배움의 장의 역할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언어교육의 재편성이다. 고대 언어의 멸종 위기를 감안하여,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비중을 낮추고, 분기별 보충 수업을 통해 희귀 언어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 개편했다. 10년 전부터 시행 되어 왔던 이중언어 반을 폐지하고, 5e(중학교 2학년)부터 모두가 높은 수준의 제 2외국어를 LV2 프로그램으로 배우게 될 것이다. 이중언어 교과과정은 학생 전원이 따라갈 수 없고 한정된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기에 공평성에 어긋난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독일어 교사들을 포함한 외국어 영역의 교사들이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LV2의 도입은 외국어 특기생의 배출을 막고 오히려 학생간의 수준차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것이다.
교사 노동조합 Snes에 따르면 1만여 명의 중학교 교사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대신 길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했다. 19일에 근무가 없던 교사들까지 포함하면 교사의 절반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교육개혁에 대한 강한 비난에 대해 “엘리트 양성에만 집중하지 않고 학생 전부가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전반적 학생 수준이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며 이번 교육개혁은 평등교육임을 강조했다. 이에 교사 노동조합은 학교마다의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좋은 학교들이 자연스레 부촌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교육개혁안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개혁안대로라면 4000에서 54000여개의 새로운 직장이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