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며 비로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가족, 친구들과 어렵게 시간을 맞추느니 혼자 떠나는 편이 훨씬 낫더라구요”
혼자 여행을 즐기는 솔로 여행족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대화들이다.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즐기는 나라 중 하나인 프랑스는 오늘날 바뀌어 가는 여행 패턴과 세태에 맞춰 발 빠르게 새로운 여행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여행은 가까운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고 나누는 기회이지만, 이제는 모험이고 도전이며, 새로운 장소와 만남, 무엇보다 혼자만의 자유로움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비자 글로벌 여행조사(Visa Global Travel Intentions Survey)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나홀로 여행객들이 전체 여행객의 13%에서 24%로 껑충 뛰었다. 세계최대의 인터넷 호텔 예약사이트인 부킹닷컴도 예약의 35% 이상이 나홀로 여행객이라는 설명이다.
나홀로 여행이란, 혼자 떠난다는 뜻일 뿐 싱글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나홀로 여행객들은 결혼을 했거나 싱글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에서 더욱 그러하다.
홀로 떠난다는 것은 반드시 같이 떠날 친구가 없어서 혹은 여행길에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나홀로 여행 경험자들은 첫 번째 요인을 “떠나고 싶은 순간에 바로 떠날 수 있어서…”라고 꼽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바쁜 일정에 맞추어 여행 스케줄을 짜다 보면, 상대에 맞춰 일정이 바뀌거나 원하지도 않았던 행선지로 떠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칫 여행계획이 무산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상의하며 시간 버리고 마음 상하기보다는, 나홀로 부담없이 떠나겠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 보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마음껏 누리겠다는 것이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의 시간을 갖고 삶의 재충전과 새로운 다짐을 이루는 것이 제대로 된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포 미(for me)’족의 경우다.
나홀로 여행자들을 위한 환경도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
예전엔 여행 패키지 상품을 한 명이 예약할 경우, 높은 부가세가 따라 붙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 솔로 여행자들의 급증에 따라 대부분의 여행사와 항공, 숙박 예약 사이트들이 부가세를 낮추고 ‘솔로투어 패키지’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혼자 여행길에 오르는 여성들을 위한 유료 사이트인 ‘Art de voyager Seule’가 각광을 받을 정도로, 나홀로 여행은 여성들에게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선 혼자 떠나야 하는 이유, 절차, 여행자보험 정보는 물론 혼자 여행시 팁, 주요 관광지에 대한 안내, 여성 혼자 가지 말아야 할 곳,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럭셔리 마케팅 분야에서도 ‘솔로’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뉴욕의 웨스틴 그랜드 센트럴 호텔은 혼자 여행하는 여성고객을 위한 특별 상품을 만들었다. 가격이 높은 상품이지만 현대 여성들이 자신을 위한 투자를 위해 지출하는 돈이 커진 만큼, 잘 나가는 상품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간관계가 더 많아질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는 것은 인지상정인지 모른다. 때문에 독신으로 사는 솔로족들이 늘어나는 세태만큼이나,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찾아 훌훌 떠나는 나홀로 여행자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