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 파행, 선거로 일단락 … 불씨는 “여전”
 

고성과 고함 속 선거 진행 … 김건사 씨 당선

오흥무 후보측 "선거인 명부 조작", 선거불복 시사

 

[i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inewsnet.net

 

 

달라스 한인사회에 불치병처럼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는 노인회 파행은 이로써 막을 내린 것일까.

달라스 한국 노인회는 지난 7년간의 불화를 치유하고 한인사회 원로다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여전히 미궁 속이다.

선거에 패한 오흥무 후보진영은 유권자 허위 명부 등의 이유를 내세워 선거 불복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라스 한국 노인회가 지난 20일(토) 달라스 법원의 명령에 따라 회장선거를 실시, 하재선 전 회장의 자격시비로 파행으로 치닫던 노인회 사태가 한 고비를 넘은 형국이다.

20일(토) 시행된 달라스 한국 노인회 회장 선거에서는 김건사 후보가 오흥무 후보를 48대 19표로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양측 변호사의 주재 하에 선거를 진행하되, 중재자 역할은 채동배 변호사가 한다’는 법원 명령에 따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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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토) 시행된 달라스 한국 노인회 회장 선거에서는 김건사 후보가 오흥무 후보를 48대 19표로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고함과 고성 속에 치러진 선거

 

20일(토) 오전 11시에 개회된 달라스 한국 노인회 선거는 시작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오흥무 후보 진영의 회원들은 ‘노인회 선거에 왜 변호사가 나서냐’며 윌리엄 추 변호사 주도로 선거가 이뤄지는 데 불만을 표출, 월례회 개최를 먼저 해야 한다며 선거 개회를 막았고, 김건사 후보 진영의 회원들 또한 오흥무 후보의 입후보 과정을 문제 삼으며 공탁금 제출 확인 등 후보등록 서류의 검증을 요구해 회장 선출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이 날의 선거가 변호사 주도로 이뤄진 것은 법원의 지시사항. 지난 3월 김건사 씨 등 일부 노인회원들이 하재선 씨의 임기를 문제삼아 법적 소송을 제기한 후 하재선 씨가 맞고소 하자, 법원은 채동배 변호사의 중재 하에 하재선 씨 측 변호인 마이클 리빈 변호사와 김건사 씨 측 변호인 윌리엄 추 변호사가 주관하여 회장 선거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20일(토) 선거현장에 하재선 씨와 마이클 리빈 변호사는 불참했고, 윌리엄 추 변호사의 주도 하에 선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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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실시전 오흥무 후보 측에서는 월례회 개최를 주장했고, 김건사 후보측에서는 오흥무 후보의 입후보 자격을 문제삼았다.

 

 

팽팽한 신경전은 시작부터 고함으로 표출됐다. 양측 간의 불화와 마찰로 선거진행이 여의치 않자 결국 채동배 변호사의 중재와 사회로 선거가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마이클 리빈 변호사는 선거가 끝날 무렵 노인회관을 찾았으나 잠시 뒤편에 머물다 선거에 개입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오흥무 후보측 "선거인명부 조작" 주장

 

오흥무 후보측에서 가장 민감하게 제기한 것은 유권자 명단. 이세용 수석부회장은 자신의 이름이 유권자 명단에서 지워진 점을 들어 “조작명단에 의해 치러진 선거는 무효”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선거의 유권자 명단은 양측 변호사 합의에 따라 지난 4월 월례회에 출석, 회비를 납부한 회원에 한했다. 분열과 분란이 점철돼 온 상황 속에서 더 이상의 선거파행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이었던 셈. 4월 월례회 회비납부 명단을 선거인명부로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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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용 수석부회장은 중재자인 채동배 변호사에게 자신의 이름이 선거인 명부에서 지워진 점을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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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용 전 수석부회장이 가지고 있던 선거인 명단. 얼핏봐도 이세용·오병하의 이름은 원본필체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세용 수석부회장은 이세용과 오병하 2인의 이름이 선거인 명부에서 지워졌다며 ‘조작된 명단’임을 주장했다.

 

실제로 이세용 수석 부회장이 내민 명부에는 이세용, 오병하 2인의 이름이 X표시로 지워져 있었다. 그러나 명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세용 수석 부회장이 지니고 있었던 명부가 실제 사용된 선거인 명부와 다르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세용 수석 부회장이 내민 명부는 1번에서 25번, 26번에서 50번으로 분류돼 각 번호에 회비납부자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다. 허나 이세용, 오병하 2인의 이름은 25번 밑 공란에 적혀 있다.

필체도 다르다. 명부에 적혀있는 90명의 이름이 한 사람의 필체이건만, 유독 이세용, 오병하 2인의 이름만 전혀 다른 사람의 필체로 적혀 있는 것.

2인의 이름이 삽입됐을 때 종이에 적힌 회비 합산 금액 또한 맞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누군가 선거인 명부로 쓰이는 4월 회비 납부현황에 이세용, 오병하라는 이름을 추후에 적어 놓았고, 그것이 적발돼 X표로 지운 흔적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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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사 후보 측 회원들은 오흥무 후보의 후보등록시한 및 공탁금 납입을 문제삼으며 후보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건사 후보측, 한때 오흥무 입후보 과정 문제 제기

 

김건사 후보 측 회원들은 오흥무 후보의 후보등록시한 및 공탁금 납입을 문제삼았다. 오흥무 후보가 4월 12일까지 마감시한을 하루 넘긴 13일에 입후보 원서를 접수했고, 선거인 당일까지 공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니,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주장인 것.

 

이에 대해 윌리엄 추 변호사가 하재선 씨 측 변호사로부터 오흥무 후보의 공탁금 수표를 사진으로 받았음을 알리자, 회원들은 오흥무 후보의 자격시비에 문제가 있지만 더이상의 파행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거 속개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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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명부를 확인하고 있는 오흥무 후보 측 참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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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원이 투표용지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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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무 후보측 참관인이 선거개회에 항의하며 찢어버린 투표용지. 

 

 

48 대 19, 김건사 후보 당선

 

선거에 임하는 양측간의 힘겨루기는 팽팽했다. 양 후보 진영에서 선출된 각 2인의 선관위원들은 투표지 배부에서부터 투표까지 선거인 명부에 있는 이름을 하나 하나 대조하며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월례회에 참석치 않아 선거인 명부에 없으나 투표권리를 행사하길 원하는 회원의 경우 양 후보 진영의 합의가 있을 때에만 투표지를 배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세용, 백운기 등 명백히 노인회 회원이면서도 선거인 명부에 이름이 없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회원들도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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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이름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자 명단확인을 위해 회원들이 단상 앞으로 몰려 나왔다.
선거인 명부는 양측 변호사 합의에 의해 지난 4월 월례회에 참석, 회비를 납부한 회원명단으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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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증을 보이며 투표권을 요구하는 회원. 채동배 변호사는 양측 참관인이 인정하는 회원에 한해 투표권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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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대 19로 김건사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노인회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힘겨운 줄다리기 끝에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67명. 이 중 김건사 후보가 48표를 얻어 19표를 얻은 오흥무 후보를 제치고 회장에 당선됐다.

선거 후 채동배 변호사는 “이번 선거는 법원이 정한 중재안에 따라 진행된 합법적인 과정으로 김건사 씨의 회장 당선이 확정됐다”고 선포, 하재선 씨의 임기 및 회장자격 시비로 불거진 이번 법정 투쟁이 김건사 씨의 회장 당선으로 일단락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김건사 후보는 반대파도 끌어안는 포용력으로 화합에 만전에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건사 회장은 당선 직후 “회원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회장에 당선되게 됐다”며 분열과 반목으로 점철된 달라스 한국 노인회의 정상화를 위해 “반대파도 끌어안는 포용력으로 화합에 만전을 기할 것”임을 밝혔다.


 

오흥무 후보, "선거불복 포함, 추후 행보 고민하겠다"

 

선거 직후 오흥무 후보는 공평하지 않은 선거 진행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오흥무 후보는 “일방적으로 치러진 불합리한 선거이고 선거 과정상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선거불복까지 감안해 추후 행보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다시 한번 좋지 못한 모습을 달라스 한인사회에 보여 부끄럽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내놓았다.

 

달라스 한국 노인회의 분열 역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년간 끊임없이 분열과 반목, 불법과 독선을 일삼아온 달라스 한국 노인회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달라스 한인사회 원로단체로서 최소한의 체면과 면모를 갖추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i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inews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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