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6월 11일과 18일에 치러지는 프랑스 총선에서 최대 72%의 의석을 가져가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가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집권당은 하원 전체 577석 중 385∼415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의석 비중으로 최대 72%에 달하는 수치다.
앙마르슈의 1차 투표 정당 지지율도 29.5%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 여론조사대로 집권당이 의석을 가져가면 1968년 6월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공화국민주연합(UDR)의 완승 이래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대의 승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는 앞서 치러진 총선 해외 선거 1차 투표 선거구 11곳 중 10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북서아프리카 지역인 9번 선거구만 제외하고 모든 해외 선거구를 휩쓴 압승이었다.
해외선거구 제도는 재외 프랑스 국민의 뜻을 의석에 반영하자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됐다. 하원 577석 가운데 11석이 해외 선거구에 배당돼 있으며 등록 유권자 수는 약 178만 명이다.
대선 당시 단 한 석의 의석도 없었고, 단 한 차례의 선거도 치른 적 없는 40세 신예 대통령 마크롱의 파죽지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크롱은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펴낸 책 ‘혁명’에서 “좌파든 우파든 사실상 같은 사람들이 수십 년을 통치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의 모델은 실패했다”고 진단하고 혁명과도 같은 정치개혁을 외쳤다.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롱은 내각과 공천자 절반을 여성과 정치 신인으로 채우는, 그야말로 정치 판을 새로이 짰다.
국정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시켰다. 총리와 경제장관, 예산장관 등 핵심 내각에 공화당 출신 3인방을 포진시켜 이들이 사실상 진두지휘하게 했다.
덕분에 무서운 기세로 공화당의 표를 잠식해가고 있다.
마크롱은 외교무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트롱맨들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회동을 당당하게 주도해 국제사회에서 ‘늙은 수탉’으로 전락했던 프랑스 국민의 자존감도 세워주었다. 이를 계기로 서구 자유주의 질서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달 말 주요 노동단체, 재계 관계자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마라톤 면담’을 하며 노동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어떤 선거에도 나가본 적이 없는 신예 정치인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산업부 장관을 지낸 게 전부다. 그런 그가 대선 출마 선언 1년 만에 양대 정당을 제치고 대통령이 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데 이어 총선에서도 이변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국민들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까지 기성 정치권에 철퇴를 내릴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