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월) 유권자 등록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국면 돌입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오는 14일(월)부터 유권자 등록신청이 시작됨에 따라 달라스 한인사회는 본격적인 선거정국에 들어선다.



지난 9일(수)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오용운)는 오는 11월 21일(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월 14일(월)부터 유권자 등록을 시작, 10월 25일(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마친 한인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권은 본 회칙 제6조 정회원으로 달라스 지역내에 거주자로서 선거실시년도 10월 25일까지 본인이 서명한 등록서를 제출한 자로 한다”는 달라스 한인회칙 선거관리규정 제4항 선거권 조항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등록서 및 회원신청서를 달라스 한인회에 비치함과 동시에 한달동안 유권자 등록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입후보자 등록은 10월 15일(목)부터 시작해 11월 10일(화) 오후 5시까지 마감한다. 
입후보자는 달라스 한인회칙 선거관리규정 제6항에 의거, “회장은 만 40세 이상, 부회장은 만 30세 이상의 달라스 지역 내에 거주자로서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소지”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같은 조항은 회장 입후보자의 요건에 대해 각종 한인사회 봉사단체에 2년 이상 봉사한 경력이 있는 자로 하되 3년 이내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금치산자이거나 도덕·윤리적인 문제로 고소 및 기소를 받은 사람은 후보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공탁금은 회장 1만달러, 부회장 5,000달러이며 납부된 공탁금은 반환되지 않는다.


 


◎ 한인회장 선거, 축제? or 싸움판


 


직전 선거였던 2013년, 선관위 구성 직후부터 여러명의 후보 이름이 거론되면서 달라스 한인사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무르익었다.
하지만 결국 안영호 현 한인회장만이 단독 출마하면서 제 33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는 싱겁게 막을 내렸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일꾼을 뽑는 일이니만큼 한인사회가 새로운 회장을 기대하는 분위기로 들떠있을 법도 하지만 사실, 해외 한인사회에서 ‘한인회장 선거’는 축제가 아닌 전쟁에 다름없다. 
한인회의 역사만큼 한인회장 선거가 남긴 상처의 흔적이 미주 한인사회 곳곳에 가득하다.
달라스도 예외는 아니다. 한인회장 선거가 달라스 한인사회 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던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갈등과 대립구도는 여전하다. 여름 가뭄 뒤 쩍쩍 갈라진 논밭처럼 양 갈래로 나뉜 한인사회의 이면이 한인회장 선거 때마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렇다면 올해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는 어떤 그림으로 펼쳐질까.
일각에서는 지난해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건립 당시 팽배했던 기싸움이 이번 선거를 통해 또다시 표출될 것이라는 우려를 조심스레 내비친다.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수면 위로 올라왔던 ‘갈등의 싹’이 또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이다.
아직까지 출마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없으나 회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인물만도 5명은 족히 된다.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할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니 환영할만하다.
문제는 ‘후보검증’에 있다. 편싸움에 가까운 경선구도가 과열되면 ‘검증’은 ‘비방’으로 옷을 갈아입게 마련이고, 이러한 악습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에서 수도 없이 겪어온 ‘흔한 일’이다.
이 악습이 다시 출몰하게 된다면 한인회장 선거는 또다시 진흙탕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오용운 선거관리위원장은 “누가 나오든 합법적인 경합을 통해 한인사회에 정정당당한 봉사자로 설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 선거 트라우마 ‘유권자 등록’


 


지난 9일(수)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일정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권자 등록기간’이다. 
현 선관위는 유권자 등록기간을 9월 14일(월)부터 10월 25일(일)까지로 공고했다. 장장 ‘40일’의 유권자 등록기간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사실 달라스 한인사회는 ‘유권자 등록’과 관련,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2009년 제31대 한인회장 선거에서 달라스 한인들은 유권자 등록에서 철저히 배척됐었다.
본인이 직접 한인회관을 찾아오지 않으면 정회원 등록을 받아 주지 않았고, 회칙이 정한 유권자 등록기간 또한 단 한차례의 공고나 신문기사화도 없이 3일만에 광속으로 마감돼, 달라스 한인 동포들의 선거참여의 길을 원천봉쇄했었다.
당시 날치기 선거공고와 유권자 등록 마감은 이후 벌어진 화려한 부정선거의 신호탄이었다.



이를 기억하는 한인들에게 ‘유권자 등록’은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회칙에 위배된 점 없이 차분하게 치러진 2013년 선거에서도 유권자 등록기간이 ‘14일’밖에 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더 많은 한인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권자 유치운동을 펼쳤어야 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달라스 한인들에게 한 치의 오점도 없는 유권자 등록은 공정선거의 출발점이나 진배없다.
그런 면에서 올해 선거는 대대적인 유권자 등록운동 전개와 한인들의 선거참여 독려를 견인해내기에 넉넉한 시간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된 바는 없다.
코마트와 H마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한인마켓을 중심으로 유권자 등록 접수함을 설치하고, 대대적인 유권자 등록운동을 펼쳤던 제33대 한인회장 선거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 등록이다.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한인 동포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직까지도 회칙과 상식을 무시한 선거운영과 법정싸움으로 얼룩진 추태 등의 기억이 생생하니 한인회 선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한 결과일런지 모른다.



어떤 조직이 발휘해내는 바람직한 힘의 원천은 그 조직이 존재하고 있는 ‘뿌리’가 얼마나 튼튼한가에 달려있다. 뿌리가 약한 한인회는 임기 내내 시끄럽고, 뿌리가 단단한 한인회는 임기내내 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을 얻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제34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가 한인들의 무관심과 냉소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거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하겠지만, 한인들의 적극적인 선거동참이 선행돼야만 한인회 선거가 감투싸움, 권력다툼으로 전락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

 


이번 선거가 한인 동포들의 무관심이 관심으로 승화되는 새로운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인사회의 세력다툼이나 감투싸움 속에서 한인회장이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단단한 뿌리를 지닌 달라스 한인들의 대표기구로 자리매김하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를 ‘우리들의 잔치’로 만드는 길은 바로 유권자 등록과 적극적인 선거참여에 있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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