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밀로스(Milos) 섬 대의원들은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트(Aphrodite)를 표현한 ‘밀로(Milo) (섬 이름)의 비너스 상’의 2020년 이전 귀환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조각상은 현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상시 전시되고 있다.
200여 년 전에 그리스에서 발견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트 조각상인 ‘밀로의 비너스’는 기원전 130년~100년에 제작되었는데, 1820년 그리스의 밀로스 섬에서 어느 농부에 의해 발견된 이후 프랑스로 넘어와 루브르 박물관의 스타 중의 스타로 사랑받고 있다.
여인 조각상으로는 드물게, 키는 보통 사람보다 큰 2 미터이다. 상반신은 나체이고, 아래 부분은 허리 부분에 소매 없는 외투로 감겨 있다. 머리는 틀어 올려서 띠로 고정되어 있고, 그 사이로 머리 카락 세 가닥이 나와 어깨 위에 내려져 있다. 이 조각상은 두 팔이 잘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 조각상은 발견 당시인 1820년 9월에 주 그리스 프랑스 대사 리비에르 남작 (marquis de Rivière)이 구입하여 프랑스로 보냈다. 리비에르 남작은 1821년 3월 1일 이 비너스 상을 루이 18세에게 선물했고 루이 18세는 이를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했다.
밀로스 섬의 제라시모스 다물라키스 (Gerasimos Damoulakis) 시장은 조각상을 회수하여 고향에 가져오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리 선조들의 유산은 또한 우리 후손들의 재산이다. 이를 돌려받기 위한 투쟁의 시작이다.’라고 프랑스의 시장들에게 호소했다. 잠페타 투를루 (Zampeta Tourlou) 그리스 국회의원도 이에 동참한다. 그는 ‘아프로디트를 나타내는 조각상은 프랑스에 이민간 사람이다. 그리스로 돌아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프로코피오스 파울로풀로스 (Prokopios Paulopoulos) 그리스 대통령도 밀로스 섬을 방문하여, ‘밀로의 비너스가 출생지인 섬에 돌아오도록 모든 그리스 인들이 지지 메시지를 보낼 것’을 촉구했다. ‘아름다움의 극치인 이 조각상을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 인류가 보고 감탄하는데, 이 조각상은 밀로스의 고고학 박물관에 반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스 대통령은 이 조각상을 발견한 지 200년이 되는 2020년 전에 환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로 보면 이런 반환 요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베냉(Benin)의 정치인 여러 명이 프랑소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냈다. 그들은 현재 캐 브랑리(Quai Branly) 박물관에 있는 수 천 점에 달하는 베냉의 예술품들을 회수하기를 원한다. 이들 ‘식민지 보물들’은 프랑스가 다호메(Danomey) 왕국을 정복했을 때 군대가 가져 온 것들이다. 왕좌, 왕권의 상징인 왕홀, 다호메 왕국의 신성한 문(門)들, 신의 조각상, 등의 리스트가 청원서에 첨부되어 있는데, 이 물품들은 현재 프랑스 재산으로, 캐 브랑리 박물관 등 여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지난 3월 8일 베냉의 각의에서 베냉 정부는 ‘문화재의 원산국 환원 또는 불법 소유물의 영구 반환을 규정한 UNESCO의 시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데 프랑스와 베냉도 이 UNESCO 협정 서명국이지만, 이 협정은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1970년 이후의 물품 이동에만 적용된다.
프랑스 외무부는 AFP에 보낸 메일에서 ‘공공 컬렉션의 양도 불가 및 시효에 걸리지 않는 원칙’을 들어 대답했다. ‘예술품이 100년 이상 박물관의 컬렉션에 속해 있으면 양도가 불가능하다.’고 예술품 거래 법 전문 변호사들이 설명한다.
이것이 밀로의 비너스에도 해당되므로, 이 조각상이 루브르 박물관을 떠날 날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