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필리핀 바기오(Baguio)市 인근 발릭(Barlig) 지역에서 등반 중 길을 잃어 조난된 최성규씨에 대해 주필리핀대사관ㆍ한인사회가 현지 경찰·군인·민간인들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조난 12일만인 6월 20일 오전 10시 40분 극적으로 구조됐다.
최씨는 지난 6월 9일 발릭 지역 풀락(Pulag)산을 등반하다가 길을 잃어 헤매던 중, 6월 13일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는 지점에 도달하여 앙헬레스한인회에 연락하였고, 이후 주필리핀대사관에 조난 신고가 접수됐다.
대사관에서는 신고접수 즉시 필리핀 당국에 최씨의 구조를 위한 수색을 요청하여 필리핀 측이 경찰, 군부대, 산악수색대, 소방대, 항공대, 헬기 및 수색 견 등을 투입하여 풀락(Pulag), 아무야오(Amuyao), 아귀날도(Aguinaldo) 일대 등 산악지역에 대해 연일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사건사고 영사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앙헬레스한인회와 인근 바기오한인회, 코리안데스크와 협조, 공동으로 구조대를 조직하여 6월 14일 현지에 도착 수색을 진행했다.
사건을 접수한 사건사고 영사는 최씨의 핸드폰이 완전히 방전되기 전까지 조난자의 핸드폰으로 합동수색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변에 소리를 낼 수 있는 물건이나 연기 등을 이용해 수색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알리고, 최씨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는 문자를 계속 보냈다.
(최씨의 핸드폰은 조난신고 당시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으며, 6월 14일경 방전된 것으로 추정)
수색대는 최씨의 핸드폰으로 알아낸 Aguinaldo 지역과 최초 최씨의 위치로 추정되었던 Barlig 지역을 수색구역에 따라 세분화하여 인근 Cordillera 지방경찰청, Barlig 경찰서, Aguinaldo 경찰서와 협조하여 수색을 실시했다.
6월 15일부터는 기존 수색에 동원된 지방경찰서의 인력들과 함께 대사관, 한인회, 코리안데스크, 인근 군부대, 지역 가이드를 포함해 각 4명씩 10여 개 팀으로 수색대를 편성하여 새벽부터 야간까지 수색하였으며, 6월 18일에는 헬기를, 6월 19일부터는 수색 견 3마리를 협조 받아 수색에 투입했다.
사건사고 담당영사는 Barlig 경찰서에 설치한 조난상황실에서 수색상황을 유지함과 동시에 현지에 도착한 최씨 가족들과 현재 수색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 Barlig 인근의 산세는 매우 험악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현지인들도 혼자 다니기를 꺼려하는 곳이며, 수색팀들이 머물던 숙소는 매우 춥고, 제대로 된 샤워시설이나 화장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열악한 환경이었다.
6월 20일 오전 10시 40분경 수색인원에 의해 발견된 최씨는 제대로 먹지 못해 초췌하였으나 말을 할 수 있는 등 건강에는 크게 문제없어 보이는 상태였고, 현지 병원에서 수액 투여 등 응급처치를 받았다.
최씨가 생존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가족들은 반신반의하며 믿기지 않는다고 하다가 최씨가 들것에 실려 산에서 내려와 최씨임을 확인하자 서로 부둥켜 안으며, “이것은 기적입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수색에 동참했던 모든 한국인들과 함께 얼싸안고 울었다.
최씨는 Barlig 병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21일 가족들과 함께 바기오시로 이동하여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수색기간 동안 내린 폭우로 바기오로 가는 길이 산사태로 일부 폐쇄된 상황임을 고려하여 가족들은 안전에 유의하여 이동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신 대사는 앙헬레스 김기영 한인회장, 바기오 박형준 한인회장, 코리안데스크에 그 동안 최씨의 수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였으며, 수색에 동원된 현지 군, 경, 민 모든 필리핀들에게도 감사장을 전달하면서 그 노고를 격려할 예정이다.
금번 건은 조난신고 접수 즉시 대사관과 한인사회가 필리핀 군ㆍ경 당국과 협력하여 적극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조난자를 구조한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됐다.
[마닐라서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