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투서로 몸살-2]
핵심쟁점 벗어난 투서사건, 애꿎은 여성회에 불똥
깐깐하게 따지자면 6통의 편지 중 ‘투서’ 형식을 갖춘 것은 H마트와 주휴스턴 총영사관에 보내진 두 개의 편지 뿐이다. 첫번째 편지는 A씨에게 울화와 분노를 토해낸 경고문에 가깝고, 네번째부터 여섯번째 편지는 신문보도 내용에 대한 반발문 형식이다.
투서, A씨의 불법 이민업무 고발과
시민권 책자 판매의 부당성 제기
투서 작성자가 A씨를 궁지에 몰아넣거나 망신을 주기 위해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첫번째 투서 외 모든 편지에서 드러난다.
특히 6번째 편지에서 “이제는 IRS와 USCIS 외에 어느 누구의 소관도 아닙니다. 신문사도 어느 개인도 침 튀길 일이 아닙니다”라고 명시한 것은 이 사안이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관계에 속한 것이 아니라 A씨 업무와 관련한 ‘고발’임을 명백히 한다.
정말로 IRS(국세청)나 USCIS(이민국)에 A씨를 고발조치 했는지를 파악할 순 없다. 단, 유추할 수 있는 모든 정황을 모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분명한 팩트는 하나다. 익명의 편지는 ‘A씨의 불법 이민업무와 시민권 책자 판매의 부당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서 작성자가 전체 한인 언론에 자신의 투서를 보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투서자가 자신이 보내는 모든 투서를 언론사에 동봉한 이유는 전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유발하기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언론사에게 보낸 세 통의 편지에서 지속적으로 ‘불의와 정의’를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안중근 의사의 말씀을 빌리자면 ‘불의를 보거든 정의를 주라’ 했습니다. 언제 그 분이 점잖게 ‘대한민국 침략의 원흉이 되시는 이토오 히로부미님이시여, 죽어주소서’ 했나요. 단숨에 ‘쏴’ 죽였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불의를 범하는 사람 역시 걸맞는 대우를 받는 거지요. 예우는 갖출 때가 따로 있습니다.”(뉴스넷에 보낸 것으로 유추되는 네번째 편지 중 일부)
“본인과 관련없는 일이라고 불의를 보고도 맞장구를 치면 안됩니다.”(뉴스넷에 보낸 것으로 유추되는 네번째 편지 중 일부)
“정치적 이야기이지만 마키아 밸리즘 원칙은 해석에 따라 수용가능이 사실상 불가능하나 ‘대중을 향한 불의’의 경우 별개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 경우 수단과 방식이 어느 것이든 결과에 따라 충분히 정당화 될 수 있습니다.”(모 신문에 보낸 다섯번째 편지 중 일부)
종합해보면 투서자는 ‘A씨의 불법 이민업무와 시민권 책자 판매의 부당성’이라는 자기 주장을 ‘정의’에 빗댄다. 그리고 이에 반하는 신문보도나 의견은 ‘불의’에 비유한다.
적어도 투서자는 지금, A씨 개인에 대한 모략과 인신공격이 아니라 불법이민업무이라는 ‘사회 부조리’와 싸우고 있다는 의미다.
A씨, 투서자로 강석란 회장 지목
증거도 정황도 맞지 않는 ‘어깃장’
그러나 ‘투서사건’은 작성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투서사건은 ‘불법이민업무 고발’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시기와 질투에 기인한 ‘유치한 감정싸움’으로 왜곡되고 있다.
‘유치한 감정싸움’으로 몰아가는 사람은 바로 A씨다.
A 씨는 첫번째 투서가 배달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투서자 배후에 안영호 한인회장이 있고, 투서를 작성한 사람이 달라스 한국여성회 강석란 회장이라고 주장한다.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간사 선임 이후 불거진 감정싸움이 투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현재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간사는 강석란 회장이다. 내심 평통 간사직을 희망했던 A씨는 강회장의 간사 선임 이후 불만을 토로했고, 결국 평통 부회장까지 내려놓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투서의 사전적 정의는 “드러나지 않은 사실의 내막이나 남의 잘못을 적어서 어떤 기관이나 대상에게 몰래 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적 의미 그대로 풀이해보자.
1. A씨가 (평통 간사로 선임된 강석란 회장의) 드러나지 않은 사실의 내막이나 잘못을 적어서 달라스 한인 언론사에 투서를 보냈다.
2. 강석란 회장이 (평통 간사에 선임되지 못한 A씨의) 드러나지 않은 사실의 내막이나 잘못을 적어서 달라스 한인 언론사에 투서를 보냈다.
2번 문장은 앞뒤 문맥의 개연성이 없다. 전혀 맞지 않는다.
투서는 권력에서 소외된 사람이 권력 안에 있는 사람을 향해 던지는 것이다. 평통 간사 선임문제의 경우 권력 안의 사람은 강석란 회장이고 권력에서 소외된 사람은 A씨다. 투서라는 낱말 뜻만 알아도, 평통 간사 선임문제가 이번 ‘투서사건’의 요인이 될 수 없다는 건 쉽게 간파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회장을 지목하는 A씨의 주장은 멈추지 않는다. 지난 2일(월) A씨는 달라스 한인회 사무실로 찾아와 “투서를 멈춰달라”는 어깃장을 놓으며 소동을 부렸다.
“투서 쓴 걸 본 증인이 있다”며 투서 작성자가 강석란 회장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강 회장이 김신호 씨를 조종한 일이다. 둘이 전화통화한 거 다 알고 있다”며 강석란 회장의 조정 하에 김신호라는 사람이 투서를 쓴 것처럼 말하기도 했고, 심지어 “회장님, 그만 쓰세요”라며 안영호 회장에게 투서자라는 올가미를 채우기도 했다.
그러나 김신호 씨는 뉴스넷과의 통화에서 “아들이 있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시간이 많다”라고 밝히며 “강석란 회장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니 통화한 적이 없는 건 당연하고, 투서 사건 또한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강석란 회장은 “봉사하러 한인사회에 나왔다가 왜 이런 봉변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인사회를 위해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당해야 한다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고 진저리 친다.
“여성회 회장, 평통 간사, 코리안 페스티벌 운영위원 등 현재 눈 앞에 산적한 일만 해도 눈 코 뜰새없이 바쁘다. 여기에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는 강회장은 “나쁜 마음이든, 좋은 마음이든, 투서도 정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산적해있는 이 많은 일들을 놔두고 무슨 정성으로 투서를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강회장은 “A씨 입으로 ‘증인이 있다’고 말하는 걸 직접 들었다”며 “A씨는 자신의 말에 책임지고 내가 투서를 썼다고 말하는 그 ‘증인’을 달라스 한인사회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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