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용의자 '정당방위' 판결 충격
Newsroh=임지환기자 nychrisnj@yahoo.com
“사람을 죽였는데 무죄라구?…”
2012년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한기석씨(당시 58세)을 고의로 밀어 전동차에 치여 숨지게 한 나임 데이비스(34)가 무죄판결이 난 것에 대해 뉴욕 한인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뉴욕주대배심이 지난 17일 나임 데이비스에게 무죄평결을 내리고 석방한 것과 관련, 뉴욕의 기독교계와 한인단체 지도자들이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성토(聲討)했다.
이날 회견엔 고인이 출석하던 뉴욕우리교회의 조원태 목사와 교인들, 김광석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회장,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옹호회장, 정승진 전 민권센터 회장 등 한인사회 인사들은 물론, 존 리우 전 뉴욕시감사원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사람을 고의로 밀어서 죽였는데 무죄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뉴욕주 대배심 결과에 대해 강한 유감과 분노를 표했다.
나임 데이비스는 재판에서 술취한 한기석씨가 자신을 죽이겠다고 위협해서 그를 피하기 위해 밀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한인들은 이미 피해자가 사망한 상태에서 데이비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씨의 혈액에서 높은 알콜 수치가 발견된 것을 알려졌다. 그러나 CCTV를 보면 한씨에게 데이비스가 거칠게 손을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녹화돼 있어 한씨가 위협을 했다는 정황증거(情況證據)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장의 일부 증인들도 두사람의 대화를 증언한 내용은 없다.
데이비스는 한씨를 밀어서 승강장에 추락시킨 후 전동차가 오는 상황에서 한씨가 다시 오르려고 했지만 구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조원태 목사는 뉴욕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족들은 대배심 결과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상태이며, 아무 입장도 표명하고 싶지 않다고 밝혀왔다”면서 “하지만 유족들의 목소리가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되고, 한인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리우 전 시감사원장은 “슬픔에 빠져 큰 충격을 받은 유족들에게 기도와 용기를 주길 당부드린다”며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계속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승진 전 민권센터 회장도 “무죄 평결에 굉장히 실망했다. 유족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간 재판 과정에서 한인사회가 너무 관심이 떨어진 것이 이같은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 원인이기도 하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광석 KCS회장은 “그동안 한인사회에서도 고 한기석씨 사건을 너무 등한시한 건 아닌지 아쉬움이 있다. 당연히 유죄라고 생각해 미리 대처를 하지 못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 목사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번 뉴욕주 대배심 결과와 상관없이 현재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를 상대로 진행 중인 민사 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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