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데카’(DACA) 폐지 발표 … ‘무더기 추방’ 우려 속, ‘공화·민주 의회 절충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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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법무부가 ‘데카’(DACA) 폐지를 발표한 후 ‘무더기 추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 변호사들의 대부분은 ‘공화·민주 의회 절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데카’(DACA)를 폐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정치적,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지난 5일(화) ‘데카’ 프로그램을 “행정부가 행한 위헌적 조치”라고 묘사하며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데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를 비롯한 10개 주정부들이 ‘데카’를 폐지하지 않으면 미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고 압박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명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로 ‘데카’가 폐지되면 강제로 추방당하는 청년들이 무더기로 나올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이민사회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북텍사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인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패닉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데카’ 수혜를 받는 미국 내 한인은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돼 히스패닉계 중남미 이민자들에 비해 적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데카’ 폐지 발표가 일부 한인 이민자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최근 ‘불체자 보호도시 금지법’(SB4)이 발효 이틀을 앞두고 미 연방법원에 의해 일시 중단되는 등, 신분이 확실치 않은 이민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뉴스코리아는 북텍사스 지역에서 이민법을 다루는 한인 변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 김기철 변호사 “민주·공화 타협안 나올 것” = 이민법 전문 변호사인 김기철 변호사는 미 의회가 불법체류 청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타협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미 연방의회에 ‘데카’ 해당자들에게 합법적 신분의 길을 열어줄 ‘브리지 법안’(Bridge Act)이 상정돼 있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브리지 법안’이 있는 그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예산을 포함하는 타협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클라이언트 중 130명이 ‘데카’ 혜택을 받고 있으며, 그 중 25명이 한인이라고 밝힌 김 변호사는 “데카 수혜자들이 무더기로 강제 추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현시점에서 너무 패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공화당 측이 정말로 노리는 것은 점수제 이민제도를 통해 이민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라며 “공화당이 이 내용을 ‘데카’ 합의안에 끼워 넣으려고 시도하겠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영주 변호사 “제대로 된 법안 만들 기회” = 한미연합회 북텍사스지부 회장이자 달라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영주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불법체류 청년들을 구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전 변호사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데카를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행한 것도 미 의회가 관련 법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발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대통령 행정명령은 언제든 정권이 바뀌면 폐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기 추방 사태’에 대한 이민사회의 불안감에 대해 전 변호사 역시 “많은 사람들이 추방을 걱정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6개월의 유예 기간 동안 어떤 형태로든 대안이 나올 것이고, 이민국이 데카 수혜자들을 무더기로 추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환균 변호사 “공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의회로” = 김환균 변호사는 ‘데카’ 폐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공약이었기 때문에 “올 것이 왔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공을 의회로 넘긴 것”이라며 “앞으로 의회가 어떻게 나올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데카’ 혜택을 받아 대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상당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의회를 대상으로 로비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변호사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불법체류 청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에서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문제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과격하지 않다는 것에 희망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혜진 변호사 “이럴 때일수록 이민사기 조심해야” = 정혜진 변호사는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긍정적인 생각으로 의회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며 “미 의회가 어떻게 해서든 신속한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신의 클라이언트 중 ‘데카’ 혜택을 받아 하버드대학에 재학 중인 청년이 있다고 말한 정 변호사는 “이럴 때일수록 이민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변호사는 “혼란을 틈타 영주권을 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조급한 마음에 이민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침착한 마음으로 의회 움직임을 지켜보자”고 조언했다.

 

◎ 황인호 변호사 “데카 수혜자, 당분간 해외여행 자제해야” = 달라스에서 가정법 및 이민법을 다루고 있는 황인호 변호사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예 기간 동안 타협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 변호사는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청년들에게 ‘불법체류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일반적인 개념의 불법체류자와 ‘드리머’들을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8일 ‘데카’ 폐지 유예 기간이 종료된다고 전한 황 변호사는 “9월 5일까지 아무런 하자 없이 접수된 데카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승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황 변호사는 다만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데카’ 수혜자가 직장이나 학업을 이유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당분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데카’(DACA)란 무엇인가?

 

‘데카’란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의 약자다.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들어와 불법으로 체류하는 청년들을 강제추방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다.

‘데카’ 적용 대상은 불법 체류자 가운데 2012년 6월 15일을 기준으로 만 31세 미만인 사람으로, 2007년 이후 계속 미국에 거주했으며, 16세 이전부터 미국에서 자란 청년이다.

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 졸업장을 받았거나, 미군에서 복무 중이거나, 중범죄로 기소된 전과가 없어야 ‘데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더라도, 추후 중범죄를 저질러 체포될 경우 추방된다.

이 행정명령의 수혜자를 ‘드리머’(Dreamer)라고도 부르는데, 수혜자들은 취업허가를 받거나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받는다. 이는 매 2년마다 갱신된다.

‘데카’ 수혜자는 78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출신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가 61만 8천 342명으로 78.5%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엘살바도르(3.6%), 과테말라(2.5%), 온두라스(2.3%), 페루(1.2%)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1위에서 5위까지는 중남미 국가들이고, 한국이 6위로 알려져 있다.

‘데카’ 대상자 중 28.3%인 22만 2천 795명이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텍사스(15.8%) 주와 뉴욕(5.3%) 주가 따르고 있다.

‘데카’가 폐지되면 ‘드리머’들은 원칙적으로 취업 등의 허가가 만료되는 즉시 추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함에 따라 2018년 3월 5일 전까지 만료되는 ‘드리머’들은 올해 10월 5일까지 갱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만료되는 ‘드리머’들은 더 이상 ‘데카’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강제추방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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