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을 통과한 후 관객들의 박수에 답하는 미셸 페인(Michelle Payne). 그녀는 155년 역사의 멜번컵에서 기수로서 우승을 맛본 최초의 여성이 됐다.
여성 기수 미셸 페인, 155년 멜번컵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 기수로 기록
호주 전역의 시선을 모았던 올해 멜번컵(Melbourne Cup) 경마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Prince Of Penzance’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멜번컵 우승마 기수인 미셸 페인(Michelle Payne)은 자신의 애마인 ‘Prince Of Penzance’를 칭찬하면서 “트레이너로부터 의심을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에 대해 ‘아주 특별한 재능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멜번컵의 경주마와 기수는 그 어느 해보다 화제가 되고 있다. 빅토리아 주 남서부 해안 지역인 와남불(Warrnambool) 인근 왕굼(Wangoom)에서 온 경주마 ‘Prince Of Penzance’는 $101.00의 배당으로 155년의 멜번컵 역사에서 가장 높은 배당을 기록한 경주마 중 하나가 되었으며, 또한 기수 미셸 페인은 멜번컵에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 기수가 됐다.
페인 기수는 멜번컵 우승 후 “경주마 ‘Prince Of Penzance’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왔다”면서 “전날 밤, 우승하는 꿈을 꾸었다”는 말로 기쁨을 표현했다.
사실 페인 기수는 올해 멜번컵을 앞두고 누구도 우승을 예측한 이가 없었으며, 그만큼 그의 경주마인 ‘Prince Of Penzance’의 우승 배당금 또한 높았다. 배당금 비율이 높다는 것은 우승 확률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그의 트레이너인 대런 웨이어(Darren Weir)씨도 기수로서의 페인의 재능을 크게 믿지 않았다.
미셸 페인 기수는 이날 저녁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인 ‘7.30’와의 인터뷰에서 “경주마 ‘Prince Of Penzance’의 능력을 믿었다”고 말했다.
“경주마인 ‘Prince Of Penzance’가 매우 강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멜번컵에서 우승하는 말은 ‘Prince Of Penzance’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는 그녀는 “기수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Prince Of Penzance’에 대해 신뢰를 가져도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멜번컵 2주쯤 전 트레이너인 웨이어씨에게도 ‘올해는 분명 Prince Of Penzance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페인 기수는 “이번 경주에서 초반에는 차분한 상태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후반에 맨 앞으로 치고나가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Prince Of Penzance’가 다소 불같은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초반에 질주하는 것보다 후반에 선두로 나서 그 페이스를 유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어 “레이스 도중 ‘Prince Of Penzance’가 애초 생각했던 전략대로 따라주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막판에 선두로 나서 질주할 때는 정말 믿을 수 없었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고 당시의 감격을 털어놓았다.
한편 올해 멜번컵에서 최초의 우승마 여성 기수가 된 미셸 페인은 여성 기수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했다는 평이다. 페인 기수는 “트레이너인 대런뿐 아니라 마주인 존 리차드(John Richards)씨 또한 내가 기수로 멜번컵 경주에 나가는 것을 그리 원하지 않았다”며 “여성으로서 강한 것은 아니지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인 기수는 이어 “그렇기에 앞으로 마주들도 큰 경주에서 여성 기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우승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 기수들에게 자극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