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도심(inner-city) 지역 가운데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는 지난 10년 사이 주택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에 나온 로렌스 스트리트(Lawrence Street) 상의 이 주택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 시장가격은 140만 달러에 달한다.
센테니얼 파크 340%, 치펜데일 200% 상승
지난 10년 사이 시드니 지역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우 3배 이상 가격이 오르는 등 지역에 따라 가격상승폭 또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이 내놓은 자료는 지난 10년 사이 주택 구매자들이 거액의 돈을 들여 주택을 구입한 상위 10개 지역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치펜데일(Chippendale)과 달링턴(Darlington)의 경우 젊은 계층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리잡으면서 세련된 카페와 바(bar) 등이 들어선 고급 주택가로 변모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10년 사이 주택가격도 1.5배에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10년 전만 해도 약 44만 달러 선에서 치펜데일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으나 지금 이 지역 주택 소유자들은 소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약 130만 달러를 책정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폭이 크게 나타난 곳으로는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를 빼놓을 수 없다. 창고 등 산업지역이 줄어들면서 고급 주택지역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알렉산드리아는, 10년 전인 지난 2005년 중간가격이 56만 달러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141%가 상승한 135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최근 알렉산드리아로 이주를 결심한 팀 존슨(Tim Johnson)씨와 아내 뉴웰(Newell) 부부는 향후 주택가격 상승 여부와는 관계 없이 알렉산드리아 이주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우리는 이 지역에 고밀도 주거단지가 없이 일반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좋았다”고 말한다.
정신과 의사인 코긴스(Coggins)씨와 파트너 캐롤라인(Caroline)씨는 9년 전 3침실 주택을 62만5천 달러에 구입했다. 오는 21일(토) 주말 경매에 주택을 내놓은 그는 당시 구입 금액의 두 배 가격에서 경매사의 망치소리가 들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주택을 구입한 이래 지속적으로 내부 확장 및 개조 작업을 해 왔다는 코긴스씨는 주말 경매에서 좋은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코긴스씨는 “우리가 이곳으로 이주했을 때만 해도 카페나 레스토랑, 수퍼마켓도 없었다”면서 “당시는 단지 주택가격이 저렴하고 단독주택을 원하는 이들이 적당한 가격에 내집을 장만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회사인 ‘맥그라스’(McGrath) 사의 브래드 길레스피(Brad Gillespie) 에이전트는 10년 전 이 지역의 주택을 구입했던 이들은 두 배가량 주택가격 상승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길레스피씨는 “시드니 도심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에 가깝다는 것이 결정을 손쉽게 하는 요인으로 생각한다”면서 “주택 소유자들은 여전히 가격 상승폭에 대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치펜데일의 주택 소유자들은 지난 10년 사이 주택을 구입할 당시 지출했던 비용의 두 배정도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경험했다.
지난 2006년 자녀를 대학 가까이에 거주하도록 하고자 치펜데일 소재 쉐퍼드 스트리트(Shepherd Street) 상의 테라스 하우스를 64만5천 달러에 구입했던 한 가정은 9년 이 지난 올 10월, 같은 이유로 이 지역 주택을 구입하려는 한 매입자에게 144만 달러에 매각했다.
부동산 회사인 ‘레인 앤 혼스’(Raine & Horne)의 던컨 고든(Duncan Gordon) 대표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인 ‘센트럴 파크’(Central Park)가 건설되면서 치펜데일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 “이 아파트 구입자의 경우 대개는 투자자이거나 중국계 구입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직 학생이던 지난 1987년, 이 지역에 거주하던 손위 누이를 만나기 위해 여기를 와 본 적이 있다”면서 “당시만 해도 이 지역에서는 보디가드가 필요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 지역 치안 상태도 그리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하지만 2000년 이후 이 지역이 부상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너 시티(inner city)의 다른 어느 지역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메인 그룹’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주택가격 인상폭이 많았던 지역의 경우 고급 주택지역으로 변모한 것이 가격 상승을 불러온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들 지역은 크게 인기가 없던 중간가격 이하의 지역이었으나 도심과 가까운 지리적 요인으로 고급 주택가로 변모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도메인 그룹’ 조사에서 지난 2005년 이래 가장 두드러진 주택가격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센테니얼 파크(Centennial Park)로 10년 사이 가격 상승폭은 340.4%에 달했다. 현재 이 지역 주택 중간가격은 425만 달러로 집계됐다.
윌슨 박사에 따르면 센테니얼 파크의 경우 지난 2004-2005년도 주택거래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개월 사이 주택거래량이 크게 늘었으며 1천200만 달러에 매각된 주택이 나오는 등 가격 또한 상당한 상승을 보였다.
윌슨 박사는 “지난 10년 사이 센테니얼 파크의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시드니 도심 지역 가운데 주택지역으로 가장 크게 발전된 곳이 센테니얼 파크”라고 덧붙였다.
키리빌리(Kirribilli) 또한 시드니 지역에서 가장 크게 발전된 고급 주택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05년 주택 중간가격 130만 달러 선이었던 키리빌리의 중간가격은 330만 달러로 10년 사이 상승폭은 153.8%에 달했다.
지난 2005년 이래 주택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한 곳은 비단 시드니 도심(inner city)만이 아니다. 이너 웨스트(inner west)의 치스윅(Chiswick), 버우드(Burwood), 홈부시(Homebush) 또한 주택가격 상승이 가장 컸던 10개 지역에 꼽혔으며, 미드 웨스트(mid-west)의 페뮬웨이(Pemulwuy)도 대대적인 주택개발로 상승폭이 큰 10개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