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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매시장에 나온 키리빌리(Kirribilli) 소재 2침실 아파트.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빼어난 전망으로, 70여 그룹이 인스펙션에 참여했지만 경매 당일 응찰한 이들은 하나도 없었다.


3년 만에 낙찰률 최저 기록... 이너 웨스트, 가격 강세 ‘여전’

 


지난 2013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시드니 주택경매의 거래 성사 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주택거래가 활발한 봄 시즌에도 불구, 지난 주말(7일) 시드니 경매시장 낙찰률은 60%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는 지난 3년간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매에서는 1천11개의 주택이 등록되어 경매가 진행됐으며 거래가 성사된 주택은 652채로, 낙찰률은 59.2%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주(31일)의 64.4%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치이다.

 

‘도메인 그룹’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이 같은 낙찰률을 언급한 뒤 “시드니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시장은 분명 ‘구매자 시장’이 되었다”면서 “이미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매각하고 새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 토요일(7일) 경매 시장에 주택을 등록했던 일부 판매자들은 경매 현장에 사람들이 크게 몰리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키리빌리(Kirribilli) 소재 와루다 스트리트(Waruda Street) 상의 발코니가 있는 2침실 아파트로 오페라 하우스 전망을 갖고 있는 한 주택은 경매 시장에 등록되면서 판매 캠페인 기간 동안 무려 70개 가정이 인스펙션에 참가했지만 막상 경매 당일 입찰에 응한 잠재 구매자는 하나도 없었다.

 

판매를 담당한 ‘Laing+Simmons North Sydney’ 사의 에이전트 캐서린(Catherine)씨는 80만 달러로 가격을 조정,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 시드니(North Sydney)에 있는 1885년 빅토리아풍의 5침실 대형 주택인 ‘Playfair House’는 285만 달러에 이르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300만 달러를 넘지는 못했다.

판매를 맡은 제니퍼 햄튼(Jennifer Hampton) 에이전트는 “경매 시장에 나오면서 170명 이상으로부터 이 주택에 대한 문의를 받았지만 응찰자는 기대치에 못미쳤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첫 경매는 로젤(Rozelle) 소재 콜린스 스트리트(Collins Street) 상의 비막이 판으로 지어진 3침실 주택이었다. 내부를 깨끗하게 새로 단장했음에도 불구, 이 주택은 경매 잠정가격보다 7만5천 달러 낮은 175만 달러에 낙찰됐다.

 

판매를 맡았던 ‘콥든 & 헤이슨’(Cobden & Hayson) 사의 매튜 헤이슨(Matthew Hayson) 에이전트는 “부동산 시장 신뢰도가 하락한 것 같다”면서 “구매자들이 선뜻 주택을 구입하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2개월 전만 해도 구매자들은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가격에도 불구, 뭐 어때, 다시 팔면 되지 하면서 매입을 빠르게 결정하는 추세였다”면서 “이제 경매 시장에서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지난 두 달 사이 오픈 홈 시간을 통해 매물로 나온 주택을 둘러보는 이들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덧붙였다.

 

랜드윅(Randwick) 소재 오스왈드 스트리트(Oswald Street) 상의 한 주택 소유주는 이날 경매에서 잠정가보다 더 내려간 가격에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이 주택의 주인은 4침실의 대형 주택을 경매 시장에 등록하면서 잠정가를 286만5천 달러로 정했다.

 

시드니 경전철 라인이 지나는 개발지역에 자리해 있으며, 수영장이 있는 넓은 정원과 그래니플랫 건축이 가능한 4침실 대가족 주택은 경매 당일 80여 군중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막상 입찰에 응한 이들은 많지 않았으며, 페넬로프 로버츠(Penelope Roberts)씨와 그녀의 남편 니콜라스(Nicholas)씨가 제시한 281만 달러에서 거래가 합의됐다.

 

일부 지역에서 경매시장이 둔화된 징조가 확연한 반면 또 다른 지역에서는 경매시장이 여전히 강세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릭빌(Marrickville) 소재 60년 된 2침실의 세미 하우스는 이날 경매에서 100만 달러의 잠정가가 책정되었지만 11만5천 달러 높은 111만5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 주택 판매를 맡은 부동산 회사 ‘McGrath Inner West–Leichhardt’ 사의 케이트 웹스터(Kate Webster) 에이전트는 “도심에서 반경 10~15킬로미터 이내 지역의 경우 경매 낙찰률은 아주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경매 낙찰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시드니 동부와 이너 웨스트(inner west)에서는 아직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너 웨스트 지역 덜위치 힐(Dulwich Hill) 소재 겔딩 스트리트(Gelding Street) 상에 있는 468스퀘어미터 부지의 작은 주택 또한 이날 경매에서 강세를 보여 180만1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 가격은 잠정가보다 22만 달러가 높은 금액이었다.

 

‘McGrath Estate’ 사의 샤드 핫센(Shad Hassen) 판매 에이전트는 “이 주택은 덜위치 힐의 요지에 위치하며 잠재가치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경매의 낮은 낙찰률에도 불구, ‘마이 옥셔니어’(My Auctioneer) 사의 경매사 윌 햄슨(Will Hampson)씨는 자신이 진행한 9건의 경매에서 7건의 주택이 낙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구매자 층이 점점 얇아지고 있으며 가격 성장도 주춤하고 있다”면서 “지난 4년간 부동산 시장이 크게 성장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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