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틴 보좌관 등 평창올림픽 러시아 대표단
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등 평창올림픽 러시아 대표단이 문재인대통령을 예방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20일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레베틴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겸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포즈드냐코프 러시아 평창올림픽 선수단장,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 등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예방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준 러시아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평창 올림픽에서 IOC의 '도핑관련 제재 조치’로 인해 국호와 국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라는 개인 신분으로 참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가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평창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보내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면서. "직전 동계올림픽의 주최국이고 동계스포츠의 강국인 러시아의 참가는 평창올림픽을 더욱 빛내줬을 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을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개최국 대통령으로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으며 푸틴 대통령에게도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러시아가 6월에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그때는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선전과 러시아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레비틴 보좌관은 문 대통령의 초청과 러시아 소속 올림픽 선수들에 대한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푸틴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께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 또한 한국 국민들이 러시아에게 보내주는 성원에 특히 개인적으로 많이 감사하다는 인사도 했다"고 화답했다.
그는 "6월 러시아 월드컵 계기에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러시아를 한 번 방문해주실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월드컵 기간 중에 러시아를 방문해 주신다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고 한국 대표팀의 경기도 관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날 면담이 끝난 후 러시아 기자들과 만난 레베틴 보좌관은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 시설물의 이용방안이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소개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대회 시설 활용현황과 관련한 경험을 한국 측과 함께 공유하고 정보도 교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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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한국 대통령과의 악수 (리아노보스티 통신)
“신사 숙녀 여러분! 5분 후에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님께서 방문하십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프레스 센터를 방문하여 러시아 기자들과 악수를 했다.
우리는 도대체 왜 교통 통제원이 우리 버스가 보통 다니던 길로 가지 못하게 해서 그렇지 않아도 겁이 많은, 우리가 박씨 아저씨라고 부르는 운전사를 혼란에 빠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 동료인 바실리예프는 이미 여러 번 이곳의 운전사들이 지그재그로 운전을 하면서 딴 곳으로 손님을 데리고 가는 버릇이 있는지를 여러 번 설명해 준 바 있기는 하지만, 이번엔 운전기사가 완전히 어쩔 줄을 모르고 다른 기사들에게 우회로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탄 버스 옆에 멈춘 다른 차의 기사들도 이 박씨 아저씨와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결국 참다못한 바실리예프가 “알펜시아를 통해서 갑시다!” 소리를 질렀다. 다른 말은 못 알아들었어도 알펜시아라는 말은 알아들은 박씨 아저씨가 맞다고 기뻐하더니 알펜시아를 통해서 길을 뚫었다.
덕분에 어제 우리가 정해 놓은 시간에 거의 맞추어 도착했다. 그리고 막 번개처럼 일을 하려고 하는데, 바로 이 때 안내 방송이 울렸다. “알려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오셨습니다!” 바실리예프는 빨리 기사를 작성해서 보내야 하는지라 다른 데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을 보러 갔다.
그렇지않아도 사람이 넘쳐나는 홀에 순식간에 엄청난 인파로 가득 찼다. 보좌관들과, 건장한 경호원들과 올림픽 기자단들에 빽빽이 둘러싸여서,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띤 문재인 대통령이 프레스 센터에 들어왔다. 회색 양복에 삼색 체크무늬가 있는 셔츠를 입고 넥타이는 매지 않은 소박하고 일반적이고 그 나름대로 격식을 갖춘 민주적인 분위기의 복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줄씩 지나가면서 기자들 옆에 잠깐씩 멈추어 한국이 마음에 드는가 물었다. 기자들은 미소로 대답했고, 모든 것이 다 좋다고 말했다. 그렇게 기자들 사이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갔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일행이 기자가 서있는 줄로 다가왔다. 건장한 남자들이 전문적인 눈길로 모든 사람을 하나씩 속까지 다 들여다보듯이 쳐다보고서는 예의바르지만 분명하게 대통령이 지나갈 길을 미리 열어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미소를 띄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한국의 한 여기자와 악수를 나누더니, 다음은 남자 기자와 악수를 하고, 그리고는 내게도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나는 악수를 했다.
그리고 나서 문재인 대통령은 잠깐 멈추어서 기자들 앞에서 몇 가지 발언을 했다. 대통령은 언론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큰 관심을 기울여 주어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한국이 가진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이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국과 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것을 보고 전 세계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것이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고, 올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모두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내가 억세게 운이 좋은 놈이라는 생각이 속으로 들었다. 그의 미소와 부드러운 태도와는 대조적으로 악수하는 손의 힘은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