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내무장관, “전례 없는 선사시대 유물”
▲ 7천년 이상 된 인간 유골이 발견된 마나소타 키(Manasota Key) 지역. <구글 지도> |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4월 000일 아마추어 잠수부가 플로리다 남서부 해안 물 밑을 탐사하다 발견한 7천년 이상 된 인간 유골이 플로리다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켄 데츠너 플로리다 내무장관은 베니스 인근 마나소타 키(Manasota Key) 해안 대륙붕에서 발견된 인디언 수중 무덤은 역사가 7천년 이상 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테츠너 장관은 이 무덤을 "전례가 없는 것"이라 언급하고, 플로리다주 고대 문명을 이해하는 데 주요 사적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문화자원부 디렉터인 티모시 파슨스는 “유적지에 묻힌 이들은 미국 원주민들의 조상”이라며 문화적 종교적 중요성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내무부는 이번 탐사지를 매우 신중하게 보존하고 고대인에 대한 존경을 담아 다룰 예정이고 밝혔다.
선사시대 무덤 사이트로 해안에서 발견된 사례는 아직까지 이스라엘과 덴마크에만 존재할 정도로 희귀하다. 이에 <내셔널지오그래픽>도 탐사 과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다.
이번 유골을 발견한 아마추어 잠수부는 화석을 채취하러 물 속에 들어갔다가 마나소타 키의 좁다란 해수 지역에서 따개비가 붙어있는 턱 뼈를 발견했다. 그는 뼈를 집에 가지고 와 2-3주 동안 종이 접시에 올려두고 있다가 인간 유골일 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정부 소속 고고학 연구기관에 사진을 찍어 보냈다.
기관 소속 연구원인 라이언 더긴스는 턱뼈를 관찰한 결과, 뼈에 어금니 하나가 붙어 있고 치아 윗부분이 주로 단단한 음식을 섭취한 것처럼 완만한게 닳아있는 것을 보고 선사 시대 사람의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고고학자들을 따라 해안에서 300야드 정도 떨어진 바다의 대륙붕에서 21피트 깊이의 물로 잠수해 들어간 더긴스는 탐사 장소에 도착하자 마자 자신이 이제까지 보았던 것과는 매우 상이한 탐사지에 와 있다는 생각이 뚜렸해졌다. 그의 눈앞에는 부러진 팔 뼈가 바닥에 있었고 조각된 나무들과 세개의 두개골이 놓여진 것이 보였다. 더긴스는 이곳이 토착민의 늪지 장례지로 해수면 상승과 함께 침수됐고, 기적적으로 보존 됐을 것이라는 추정에 들어갔다.
2017년 탐사팀은 재차 지역을 방문해 일정 지점을 테스트 장소로 정하고 젓가락과 브러시를 이용해 퇴적토를 파고 들어 갔다. 탐사팀은 그곳에서 인간 유골과 장례풍습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되는 뾰족한 나무 토막, 옷 조각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고, 나무 2개를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7200년 이상으로 나왔다. 이는 사냥으로 삶터를 옮겨다니던 인간이 영구 정착지를 찾을 무렵인 고대기(Archaic Period)에 해당한다.
탐사팀은 현재까지 6명의 인간 유골을 찾아냈으나 앞으로 1에이커 규모의 장지에서 더욱 많은 유골 및 유품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해안 인근 대륙붕에서 이뤄짐으로써 앞으로 고고학자들이 이같은 지형에 관심을 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륙붕에 위치한 장지가 보존된 것은 무엇보다 못 바닥의 퇴적토(peat)가 유기물 분해를 늦춰 이뤄진 것으로 추축되고 있다. 또 대륙붕의 위치로 인해 깨끗한 물이 항시 유지된 것도 보존 요인이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멕시코만 수위는 현재 보다 30피트 아래였다. 또 장례지는 수위 9피트 높이의 육지 연못에 있었으나 점차 멕시코만 수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육지 못을 21피트 수심에 잠기게 했다.
발굴팀은 유적지 보존 계획이 마련되는 동안 플로리다 세미놀 인디언 부족과 긴밀한 공조를 이뤄 사이트 보존에 나서고 있다.
현재 탐사지는 도난 방지를 위해 경찰의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플로리다법에 따르면 고고 탐사지에서 유물을 가져갈 경우 1급 경범죄로 처리한다. 또 연고지 없는 무덤을 고의로 어지럽히거나 파괴하고 손상을 가하면 3급 중범죄로 다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