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원각사 추모법회 봉행
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미동부 최고(最古)의 한국사찰 뉴욕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 25일 태허당 법안 대종사11주기 추모 법회를 봉행(奉行)했다.
이날 원각사 큰법당에는 지광스님, 선명스님과 120여명의 신도들이 함께 한 가운데 원각사의 기초(基礎)를 일군 법안 큰스님의 뜻을 기렸다.
지광스님은 설법 시간에 사진 등 각종 자료를 곁들여 법안큰스님의 행장(行狀)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광스님은 “법안 큰스님은 어려선 유학공부를, 출가후 역경위원을 역임할 정도로 한문에 밝았고, 미국서 서양철학까지 공부하신 큰 스승이시다”라며 도올 김용옥선생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40대에 원각사에 와서 법안 스님을 뵙고 아주 높이 평가하는 내용을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라는 책에 실었다. 나중에 큰스님께 한번 여쭸더니 도올 선생이 막힌 글이 있었는데 법안스님이 한문에 토를 달아서 해석해 주었더니 그 자리에서 일어나 삼배를 하더라고 하셨다. 법안 스님이 동국대 부총장을 40대초반에 역임한 것만 봐도 보통 분은 아니었다. 노자에, 논어에, 동서양철학을 두루 꿴다는 도올선생도 법안 스님 앞에서 경탄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생전의 법안스님(왼쪽)이 은사인 관응스님(가운데)과 함께 예불을 드리는 모습
지광스님은 “스승이 살아 계실 때 우리는 스승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것은 스승의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법안스님은 인간의 깊은 내면을 깨닫고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다. 오늘 법안큰스님의 11주기 추모제를 맞아 스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차를 한잔씩 올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법 후엔 원각사 감로연(甘露緣) 합창단(지휘 박소림보살)이 ‘천상의꽃’, ‘그냥 그렇게 오신 당신’ 등 두곡을 음성공양으로 들려주었다. 이어 불자들은 정성껏 차려진 영단을 향해 차를 올리며 큰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원각사 대작불사의 원만성취(圓滿成就)를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법안 큰스님은 열일곱살이던 1956년 직지사에서 관응스님을 은사로 출가, 조계종 역경위원, 교육위원, 교무부장, 중앙종회의원, 학교법인 동국학원 상무이사, 한국종교협의회 이사, 동국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다.
일찍이 국제포교의 중요성에 눈은 뜬 스님은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을 함께 하며 그해 숭산스님이 미동부 최초의 한국사찰로 창건한 뉴욕 원각사에서 법회와 설법을 주도했다. 이듬해인 1975년 원각사 부주지로 부임한 후, 1976년에는 주지로 정식 취임, 원각사의 기틀을 다지는데 온 힘을 다해 매진(邁進)했다.
법안 스님은 1986년 뉴욕업스테이트 샐리스배리밀즈에 230에이커(32만평)에 달하는 현재의 부지를 매입, 맨해튼 도량을 옮겨오면서 미주 전법의 중심이자 교구본사급 규모의 도량(道場)으로 일군다는 일생일대의 원력을 세웠다.
법안 큰스님은 학문에도 쉼없이 매진하여 1988년엔 '원효의 화쟁(和諍)사상의 연구'로 뉴욕대학교(NYU)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의 100대 명필로 명성이 높았던 스님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뉴욕과 서울 등지에서 서예전을 열어 불사 기금을 모금하고 1981년엔 필라델피아 원각사를 창건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님은 지나친 과로로 몸을 혹사한 나머지 1988년 쓰러지고 말았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원각사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던 스님은 2004년 해외 불사의 큰 뜻을 세운 서울 구룡사 창건주 정우스님과 인연을 맺고 제2의 중흥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정우스님은 영축총림 통도사의 직계사찰로 거듭난 원각사의 주지로 취임한 이후 2009년부터 미주 최대 규모의 대작불사에 들어갔다. 미주최대의 청동불상과 부처님사리탑에 이어 고려시대 건축양식인 전통 대웅전과 무량수전이 90% 공정을 마치는 등 건립하는 등 미주 한국불교의 요람(搖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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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뉴욕원각사 백중기도 원주민영혼 천도화제 (20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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