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주도한 시위에 수천 명 시민 응답, 어린 학생들도 참여 … 트럼프 대통령, “수정헌법 2조 폐지 없다”
달라스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는 부모를 따라 집회에 참여한 많은 어린 아이들이 참석했다.
지난 24일(토) 강력한 총기 규제법의 입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린 가운데 달라스에서도 수천 명이 모였다.
이번 전국적 집회는 지난달 총기 참사로 17명이 숨진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턴맨 더글라스 고등학교의 생존자들을 비롯한 학생들이 주도했다.
달라스에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집회에 참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부모의 손을 잡고 집회의 참여한 어린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우리의 생명이 당신의 총보다 중요하다’(My life is more important than your guns), ‘두려움 없는 미래 유권자’(Fearless future voters), ‘다음은 내 차례 (총격 사건으로 인한 희생)인가요’(Am I next?)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총기 규제를 촉구하기 위해 벌어진 행진에 발걸음을 내디뎠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시청 앞 광장에 집결한 자리에서는 달라스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현행 총기 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두려움에 대해 설명하며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운트 딘 학생은 마틴 루터 킹목사의 연설을 인용해 “나에게는 나와 내 친구들이 총에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다”, “달라스를 지나는 사람들이 누군가 나를 겨누고 있다는 두려움 없이 길을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다”고 연설했다.
또 “총기 규제에 관해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학생들이 규제를 만들기 위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정치가들이 마침내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총기 규제 방안
플로리다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에서 고교생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교사들의 무장”이 학교에서 발생하는 총기 사건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 제시해 큰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1일(수) 백악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다면 총기 공격을 아주 신속하게 잘 끝낼 것이다”고 말하며 학교에 훈련 받은 무장 교사가 있다면 경찰이 출동하는데 걸리는 시간 이전에 총기 공격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총기 사건의 대책에 대해 큰 논란을 빚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군대나 특별 훈련을 거친 능숙한 교사들에게 은닉 총기를 줄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것”이라 해명했지만 시민들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수) 트위터에 “수정헌법 2조는 절대 폐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791년 제정된 미 수정헌법 2조는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는 것으로 총기 소지의 자유를 옹호하는 시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RA를 두려워하지 말고” 총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지만 강력한 총기 규제를 암시하는 정책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NRA의 편을 들어주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자금 감시기관인 비영리 단체 ‘책임정치센터(CRP)’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대선 때 NRA는 트럼프 후보 지지에 980만 달러,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반대에 197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총기 규제 발언이 사탕발림일 뿐이고, 오히려 대통령 위에 NRA가 군림한다고 볼 정도다.
전미 총기협회(NRA)의 반응
지난 24일(토) 열린 집회 직후 NRA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28일(수)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헌법 2조 폐지 불가’ 발언 이후 반격에 나섰다.
NRA TV의 그랜트 스티치필드 진행자는 “헌법을 들고 선서를 했던 사람(스티븐스 전 대법관)이 이제 그것을 버리려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전 대법관은 전날 “수정헌법 2조는 18세기의 유물이며, 이를 폐지함으로써 총기 폭력에 대응할 지속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스틴치필드는 “당신의 말과 소망 리스트는 미국의 수치며,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가치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지호 기자 press4@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