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은 카자흐스탄 유엔 대표가 2일, 북한이 카자흐스탄의 예를 따라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조언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 카이라트 우마로프는 1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으로서의 활동 계획을 설명하는 기지회견에서 핵비확산을 핵심 과제 하나로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마로프 대사는 "카자흐스탄은 자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실험장도 폐쇄했으며 스스로 비핵국가를 선포했지만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다"면서 "그 덕에 우리는 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고 군사 목적의 지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은 북한에 좋은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도 우리 예를 따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북한이 리비아 등의 예를 드는 것을 알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카자흐스탄은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나라명 알파벳 순서대로 한달씩 안보리 의장직을 맡는 유엔 관례에 따라 1월 의장국이 됐다.
옛 소련 붕괴 과정에서 1991년 12월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은 독립 당시 미국, 러시아, 영국에 이은 세계 4대 핵무기 보유국이었다. 천400여 개의 전략핵무기와 100여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0대의 전략 핵폭격기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생 독립국 카자흐스탄은 '가난한 핵 보유국'과 '핵을 포기한 경제 신흥국'의 갈림길에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선진국의 원조를 발판으로 경제개발에 나서는 길을 택했다.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불가침을 보장받고 1995년까지 자국 내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겼고 핵시설을 폐쇄했다.
이후 카자흐스탄은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9% 이상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저유가와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 국가 가운데선 가장 앞서 발전하는 국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