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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위원 만장일치 … 삶과 그리움의 애환 “유창한 언어조탁 능력” 

 

『삶과 그리움의 애환이 절절히 녹아 있다. 자칫 지나쳐 버리기 쉬운 주변 사물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정을 불어 넣는 그의 진술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특히 「비 오는 아침」에 ‘체한 밥알처럼 삭지 않는 그리움’ 등의 표현은 유창한 언어 조탁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세계시문학상 심사위원 정송전·원응순·김지원』

 

2015년 세계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달라스의 문인 박인애 작가가 선정됐다. 세계시문학회가 주관하는 세계시문학상은 올해로 29회의 시상을 해오고 있는 유서깊은 시상식으로 박인애 작가는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초 박인애 작가는 ‘금상’에 내정돼 있었으나 막판까지 심사에 고심하던 대회측에서 작품의 탁월성을 인정, 심사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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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화)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3집 세계시문학 출판기념회 및 제29회 세계시문학상 시상식에 참가한 박인애 작가는 “문학의 변방이라 불리우는 이민자의 땅에서 시를 쓰는 알려지지 않은 시인에게 큰 상을 주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는 한편 “달라스 한인이민사회와 시를 쓰는 모든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시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상 수상작품은 최근 발간된 박인애 작가의 첫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에 수록된 「비오는 아침」. 
「비오는 아침」은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애끓는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으로, 찢기듯 아픈 감성을 시어로 표현해낸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한편, 올해로 33집이 발간된 세계시문학 작품집에는 박인애 작가의 수상작을 비롯해 33인의 시인이 발표한 최신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 대상수상작 > 비오는 아침

 

몸은 생각할 줄 몰라 위선이 없다
마른 입술에 매달린 물집
타는 속내는 다스릴 수 있을까 
떨어지지 않는 쇳가루처럼
인력으론 뗄 수 없는 탯줄의 자력
같은 몸인데 얼굴은 웃고 심장이 운다


앙칼진 천둥, 각혈하는 하늘 
참을 게 없으니 행복하겠다
체한 밥알처럼 삭지 않는 그리움
울음의 끝에서 조차 토해낼 수 없으니
터진 입술 깨물며 또 삼킬 수밖에 

 

비 맞는 숲이 아프다


- 박인애, <비오는 아침>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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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문학상 ‘대상’ 박인애 작가, 첫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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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만 볼 땐 박인애 작가는 늦깍이 시인이다. 꿈많은 소녀시절부터 글쓰기를 해왔지만, 불혹의 나이가 돼서야 정식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나 그의 시 세계를 등단나이로 잴 수는 없다. 아픔으로 점철됐던 힘겨운 시기와, 고통을 견딤으로 짓눌렀던 그리움의 시간들이 시로 토해져 나왔다. 


박인애 작가는 자신의 시를 가리켜 ‘통곡의 벽’이라 표현한다. 
그래서일까. 박인애의 첫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는 삶이라는 칼에 찔린 후 각혈로 내뱉어진 ‘깊은 기침’들이 읽는 이의 가슴을 친다. 


통곡의 벽 앞에서 처절하게 삶의 밑바닥을 토해내듯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꺼내어 시에 담았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숨결’이 느껴진다. 작가의 호흡이 고스란히 녹아난 숨소리, 세월의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이들의 한숨소리, 아픔의 벽을 허무는 이들의 거친 호흡이 느껴진다.


내게 묻는다. 
왜 쓰냐고? 
글은 존재를 앞선다. 
허기진 언어를 부축하는 
자판기의 타전 소리.  
통곡의 벽이 되어주었던 시,
덕분에 얹힌 밥알이 삭고 
숨통이 트였다.  
- 작가의 말 중에서

 

2014년 8월 출간한 에세이집 『수다와 입바르다』에 이어 지난 10월 출간된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에는 영시 번역 22편을 포함해 총 108편의 시가 수록됐다.
130여편의 작품중 엄선된 80여편이 이번 시집에 수록됐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조각들이 모여 새생명을 얻은 게 이번 시집인 셈이다.


세계시문학상 대상 수상이 입증하듯 『바람을 물들이다』의 작품성은 거론할 여지가 없다.
대상 수상작인 「비오는 아침」 외에도 『바람을 물들이다』에 수록된 「몸살이다」 「낡은 수첩」 「그림자」 「그리운 엽서」가 수상작품에 올랐다.


그날에
두고 온 발자국이
어쩌면 기다리기에
보고 싶은 정류장으로 나간다
달빛이 여문
창문을 열고
일어서는 햇살의 언어들이
바람을 밀면
오늘도
빨간 우체통에는
까치가 날아와 알을 품는다
- 그리운 엽서 전문

 

특히 「그리운 엽서」는 2015년 6년 서울특별시 주최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게시용 시작품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운 엽서」는 올해 12월부터 서울 지하철역에 게시될 예정이다.


문단의 주목도 받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인 안익수 시인은  “박인애 시인이 구가하는 언어의 빛깔은 고단한 계단을 오르며 가슴의 불로 구워낸 심상이다. 결국 삶의 담금질이자 잘 익은 사과밭에 내리는 이슬이다. 그의 시적 토양에서 붉은 아침은 떠오른다”고 극찬한다.


박인애 작가에게 문학장르는 소재를 담아내는 표현의 도구다. 
『바람을 물들이다』의 북콘서트를 고민하고 있는 그가 요즘 푹 빠진 것은 동화다. 최근 공모전에 출품한 동화작품이 ‘가작’을 수상할 정도로 동화분야에서도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


‘통곡의 벽’이었던 그의 시는 ‘아름다운 물감’이 되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슬픈 시를 썼다. 슬픔이 비워져가니 사물이 보였고 이제는 밝은 시도 쓰고 있다”는 그는 자신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곱게 물들이길 바라며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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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애 시인 이력  

. 문예사조 시부문 신인상(2006.1)
. 제3의문학 시부문 3회 추천(2008.12)
. 에세이문예 수필 신인상 당선(2013.10)
. 서울문학인 소설 신인상 당선(2013.11)
. 한국문인협회 회원(2009.11- )
.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2014-)
. 미주한국아동문학가협회 회원(2014.9 -)
. 세계시문학회 회원(2007.10-) 
. 제3의문학 미주지역 편집위원(2010.8-)
. 한국본격수필가협회 미주지부 지부장(2014.8-)
. 달라스한인문학회 5대 회장(2010)
. 중앙일보 문화센터 문학교실 강사 (2014.9-)
.『한국시대사전』등재(2011.3)
. 제29회 세계시문학상 대상 수상 (2015.11. 24)
. 저서 에세이집 『수다와 입바르다』
.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
. 가곡동인 11집  ‘엉겅퀴’ ‘북쪽으로 흐르는 강’ 작시
. 이종록 가곡 28집 ‘달팽이의 비가’등 작시
. 서울 지하철 안전문 게시용 시 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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